협동조합 대학이 뜬다

'노나메기 대안대학' 내년 초 개교... 지식인-대중 간격 없애는 노력

등록 2013.10.09 13:47수정 2013.10.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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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간 통섭과 시민 참여를 핵심 가치로 꼽는 '지식순환 협동조합 노나메기 대안대학(가칭, 이하 대안대학)'이 오는 25일 창립총회를 한 뒤 내년 1월께 문을 연다.

대안대학 추진위원회는 8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열고 "11월 협동조합 설립허가를 받은 뒤 시범강좌를 열고, 내년 1월~3월 사이 개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지난달 27일 추진위원인 김세균 전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창립총회는 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중림동 중림종합사회복지관 3층에서 개최된다.

"'노나메기'란 나누다와 먹이다란 뜻으로, 다시 말해 '나눠먹는다'는 의미"라고 추진위는 설명했다. 이광일 추진위 대표는 "노나메기는 끊임없이 지식의 경계를 허물어가고 함께 나누는 작업으로, 의식주 못지않게 삶의 풍요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다같이 잘 살되 올바로 잘 사는 세상"이란 의미로 써온 단어이기도 하다.

이름에 걸맞게 대안대학은 특정 연령이 아닌 일반인 모두에게 열려 있으며, 1년 4학기제로 운영된다. 직장인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강의시간도 주로 저녁 때 배치할 예정이다. 조합비는 월 1만 원, 수강료도 강좌당 1만 원부터 시작한다.

교과는 전문 교수 및 강사들이 문화연구와 사회과학, 철학과 자연과학 등 분야를 맡되, 딱딱한 이론만이 아닌 실천 강좌와 워크숍 강좌도 함께 진행한다. 각 강좌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준에 맞춰 들을 수 있도록 통합강좌와 전문강좌로 나눠질 예정이다.

이명원 교과 위원장(경희대 교수)은 노나메기 대학에 대해 "현재 대안학교 등 대안교육을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결국 출구는 제도권 대학밖에 없다"면서 "협동조합의 틀을 빌려서 단기적으로는 통섭 교육을, 장기적으로는 미래 대학의 상을 만들어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지식의 선순환이 목표"

추진위원인 심광현 한예종 영상원 교수는 특히 '지식 순환'을 강조했다. 심 교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걸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걸 택한 것"이라며 "지식의 순환을 통해 학생이 가르치고 선생이 배우면서, 지식인과 대중의 간격을 없애는 게 큰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추진위가 대안대학을 만들며 참고한 것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한예종 감사 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진 '자유예술캠프'다. 한예종 교수들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강의했던 당시 행사에는 심 교수도 참여했는데, 그는 "진보적 통섭을 주제로 8회 정도 해봤는데 총 3000명이 왔다, 고등학생부터 50대 아주머니까지 참가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25일 창립대회 전까지 최대한 많은 조합원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김세균 전 서울대 교수는 "가장 실용적인 형태인 협동조합의 형식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대안대학은 제도권 대학이 원래 다뤘어야 하는 교육의 참된 가치를 보여주는 대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나메기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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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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