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호텔 인수 이랜드, 임차인 보증금은 '나몰라라'

임차인들 보증금 반환 요구... 이랜드 "전 소유주에게서 받아야"

등록 2013.11.07 21:40수정 2013.11.0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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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프린스호텔 ⓒ 조정훈


대구의 한 호텔이 경영난으로 대기업에 인수된 후 호텔 일부를 임대해 영업해왔던 임대사업자들과 식재료 등을 납품해오던 소매업자들이 임대료와 물건대금 등을 받지 못하고 떼일 위기에 처했지만 인수업체와 호텔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분노를 사고 있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프린스호텔은 지난 2월 공매를 통해 이랜드그룹의 (주)이랜드파크에 넘어갔다. 이랜드파크는 지난 6월 126억500만원을 모두 완납하고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호텔 내에서 오락실과 중국문화원을 운영해온 사업자들은 임대보증금은 물론 시설비까지 하나도 받지 못한 채 거리에 내앉을 위기에 처했다. 이 뿐 아니라 호텔에 쌀과 떡, 드라이아이스 등을 납품해온 소매업자들도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오락실을 운영해왔던 정아무개(52)씨는 "프린스호텔을 인수한 이랜드파크가 임대보증금과 시설비 등을 반환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오히려 명도만 요구하는 등 힘으로 밀어붙이려한다"고 반발했다.

또다른 임대업주는 "이랜드그룹이 프린스호텔을 인수하면서 임차보증금 등을 책임지기로 해놓고 영세한 업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단 한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임차인들이 받아야 할 돈은 임대보증금과 시설비 등을 합쳐 1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회장 뷔페식당에 떡을 납품한 업체의 경우 6000여 만 원을 받지 못했고 식재료 등을 납품한 소매업자들도 약 2억 원 정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랜드파크가 작성한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임차인이 존재하여 매매대금 외에 임차보증금을 별도로 인수하여야 하는 경우 책임은 이랜드파크가 부담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랜드파크가 당연히 임차인과 소매업자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랜드파크에 프린스호텔을 매각한 남아무개 대표도 "이랜드의 책임있는 경영진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전부를 책임지고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말을 믿고 영업권을 이양하고 프린스호텔 운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처리해준 후 물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겠다는 말에 대한 약속을 지켜 모범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한 기업문화라고 생각한다"며 이랜드그룹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은 임대업자들에 대한 보증금은 호텔의 전 경영진이 책임질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공매 당시 임차업자들이 압류를 하든지 해서 받았어야지 계약이 끝난 후 우리에게 무조건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법적인 대항력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호텔의 채권단과 계약을 한 것이지 호텔측과 직접 계약을 한 것이 아니다"며 "호텔의 전 경영진과 계약한 임대업자들은 그들에게 임대보증금 등을 받아야 하지 우리한테 달라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부동산매매계약서상의 임차인 문제를 책임지기로 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대상에 들어가는 업체에 한해 책임진다는 것이지 오락실 등 법적인 대항력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그룹은 최근들어 대구의 동아백화점과 동아쇼핑 등 유통 6곳과 이월드(옛 우방랜드), 프린스호텔 등을 인수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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