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박근혜-김정은 풍자 그림 등장

광화문역·시청역 등 10여 곳... 팝아티스트 이하 작품

등록 2013.12.17 11:28수정 2013.12.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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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광화문역 6번출구 앞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풍자하는 그림이 놓였다. ⓒ 이주영


17일 오전 광화문역 6번 출구 앞.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시선이 계단 앞에 나란히 쌓인 그림 두 장에 고정됐다. 왼쪽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오른쪽에는 박근혜 대통령 그림이 놓여있었다.

A2 크기 종이에 인쇄된 그림 속 김 위원장은 분홍색 셔츠 차림에 머리에 꽃을 달고 무표정으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 마크가 새겨진 모자와 군청색 야상점퍼를 입고 환하게 미소 짓는 모습이다. 거수경례를 하는 손 역시 일자로 말끔히 뻗어있다. 김 위원장 뒤로는 붓글씨로 '종북'이라고, 박 대통령 뒤로는 '댓글'이라고 적혔다.

두 그림의 작가는 팝아티스트 이하(45·본명 이병하)씨다. 풍자화를 주로 그리는 그는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문재인 후보와 관련해 풍자 그림을 붙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풍자화를 붙여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됐다가 지난 10월 선고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

팝아티스트 이하 작품... "웃기는 현실, 그림으로 풍자했다"

이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현재 우리 시대의 화두가 '댓글'과 종북'이라는 두 글자다, 아주 웃기는 현실을 조롱하기 위해서 이런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우리나라는 각종 논란들로 일주일에 한 번씩 여론 어젠다가 바뀌는데,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며 "결국 지도자의 문제다, 이를 비판하기 위해 그림으로 풍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오전 광화문역을 비롯해 시청역·종각역·신촌역·합정역·사당역 등 지하철역 10여 곳에 풍자화 수십 장을 배치했다. 최근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시작된 고려대 인근 지하철역에도 그림을 뒀다. "벽에 그림을 붙이면 하도 (검찰에서) 기소하니까 그냥 역에 놓기만 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지하철역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풍자 그림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는 "합정역 쪽에 풍자화를 놓고 있는데 중년 여성들이 '박근혜 예쁘게 생겼네, 아는 언니들한테 나눠 줘야지'라며 몇 장 씩 가져가기도 했다"며 "제 의도와 상관없이 다양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비판적 풍자화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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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티스트 이하씨가 17일 배포한 풍자화 ⓒ 팝아티스트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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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티스트 이하씨가 17일 배포한 풍자화 ⓒ 팝아티스트 이하


#박근혜 #김정은 #고려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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