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번 '대박 게임' 직접 해보니 빠져드네

[오마이뷰 베스트②] 락스타 게임즈의 GTA5... 소비자 배려한 탄탄한 구성

등록 2014.01.07 15:13수정 2014.01.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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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신경을 쓴' 물건에는 사용자를 향한 배려와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제품과 마주할 때면 소비자는 제값을 주고 사면서도 그 이상의 만족감을 느낍니다. 반면 별 고민없이 만들어진 물건은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오마이뷰(OhmyView) 기사 편집자주에 항상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본다'는 다짐이 붙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시장 경제와 합리적인 소비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바로 소비자의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불특정한 각 분야 화제의 제품들을 다뤘지만 소비자의 눈으로 일주일쯤 사용해봤을 때 약점이 드러나지 않는 물건은 드물었습니다. 물론 몇몇 제품에서는 소비자와 눈을 맞춰오는 확연히 차별화된 시선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 오마이뷰가 직접 체험한 감동적인 상품 중 하나는 미국의 게임회사 락스타 게임즈에서 출시한 비디오게임 GTA(Grand Theft Auto, 차량절도)5 였습니다.

1위 GTA5...상상을 게임 세계에서 구현, '제대로 만들었네'

GTA5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 게임'입니다. 오픈월드란 가상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가상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게임 장르를 말합니다. 이 게임은 지난해 9월에 출시돼 3일만에 10억 달러(한화 1조 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적인 화제를 낳았습니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10월 한국 월간 자동차 수출액이 46억 5000만 달러라는 걸 감안해보면 단일 게임으로는 엄청난 기록인 셈입니다.

워낙 대작인데다 GTA 시리즈 최초로 공식 한글 자막화를 거쳤다는 이유로 출시 전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도 컸습니다. 출시 당일 용산 전자상가 등지의 판매처에는 이 게임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지요.

사실 기자는 리뷰하기 전까지는 이 게임은커녕 '오픈월드'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제품을 구입한 지인 집에서 몇 시간 조종기를 잡아보니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바로 '느낌'이 오더군요.


이 게임은 '오픈월드 게임'답게 얼른 상상했을 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활동 중 대부분을 게임 속에서 실감나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게임 이름대로 차량을 훔칠 수도, 사람을 총으로 쏠 수도 있습니다. 농도짙은 연애도 가능합니다. 선정적인 폭력 묘사 때문에 '성인용 비디오 게임'이라는 딱지를 달고 있지만 막상 이런 상품을 원하는 성인 사용자 입장에서는 당장 비교할 만한 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성이 탄탄합니다.

범죄와 동떨어진 생활도 가능합니다. 기업체를 운영할 수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마다 다른 승차감을 느껴가며 택시 운전사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모드에서는 다른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하며 더욱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2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9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어 사용자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범죄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부분의 욕설 번역 수준이었습니다. 국내 조폭 영화에나 나올법한 걸쭉한 한국욕설들이 적재적소에서 미국 특유의 정서와 묘하게 어우러져 게임의 몰입도를 배가시켜줍니다. '제대로 만들었다'는 인상입니다.

이 게임 특유의 욕설 번역은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는 부분입니다. GTA5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콘솔(플레이스테이션3나 XBOX 360 같은 가정용 게임기)용 게임입니다. 이 업계는 10만 장 가량 팔리면 '초대박' 소리를 듣는데 그래봐야 한국 돈으로 매출액 65억 원(1장당 판매가 6만 5000원) 정도입니다.

한국 같은 소규모 시장에 이같은 수준의 높은 현지화 작업을 거친 결과물을 출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확인되는 이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에는 이런 심정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위 고품질 소량생산 '리배다 13D', 공동 3위 '쿼트비트 2'. '뽐뿌' 

<오마이뉴스>는 한 해 동안의 <오마이뷰>를 돌아보며 세 가지 기준으로 리뷰 제품들의 별점을 매겼습니다. 우선 '소비자 연구도' 평가에서는 제조사가 얼마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연구했는가를 봤습니다. 소비자 욕구가 얼마나 제품에 반영되었는가도 함께 평가했습니다.

'가격대 성능비'에서는 가격대비 높은 성능에 점수를 줬습니다. 다소 높은 가격에도 충분히 소비자를 잡아끄는 매력은 '불가항력'으로 평가 항목에 넣었습니다. 리뷰용 제품은 일체의 협찬 없이 대여하거나 직접 구입해서 체험했습니다.

GTA5는 소비자 연구도와 가격대 성능비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합계 4.66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협소한 시장 크기와 대체 불가능한 장르적 성격을 감안해 불가항력은 4점을 매겼습니다.

낮은 마진과 고품질 소량생산으로 대기업들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휴대용 스마트폰 배터리 '리배다 13D'는 간발의 차이로 2위에 올랐습니다. 리배다 13D는 인터넷 검색에 약한 일반 사용자들이 제품 구매 페이지를 찾기가 다소 어렵다는 점이 소비자 연구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공동 3위는 LG전자의 번들 이어폰 '쿼트비트2'와 인터넷 쇼핑 커뮤니티 '뽐뿌'가 차지했습니다. 쿼트비트2는 가격 대비 질 좋은 소리를 내 준다는 점과 전작인 쿼트비트 1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모두 보완한 성실함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뽐뿌'는 쇼핑 정보를 공유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입니다. 상품권부터 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정보들이 공유되지만 특히 스마트폰 관련 정보가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스마트폰 보조금을 대량 살포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취재기자들이 가장 먼저 둘러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이용료가 무료라는 점에서 가격대 성능비 최고점을, 처음 오는 사람은 사용 방법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다소 어렵다는 점에서 소비자 연구도는 중간 점수를 줬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올해 더 다양하고 개성있는 제품들을 발굴해 시선있는 리뷰로 풀어낼 계획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오마이뷰'나 공감 혹은 비공감의 적극적인 댓글들을 기대하겠습니다.



#GTA #GTA5 #오마이뷰 #리배다 #뽐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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