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 8개월째 동결

엔저로 자동차, 철강, 기계류 어려워... "간접지원 고려"

등록 2014.01.09 10:17수정 2014.01.09 14:55
0
원고료로 응원
[기사 재보강 : 9일 오후 2시 56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째 금리동결 조치다. 한은은 이와 더불어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종전의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3.8%를 그대로 유지했다.

김중수 총재는 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2월에는 1.1%였으나 근원인플레이션은 1.9%로 무상급식 등 복지정책 효과를 제외하면 2.2% 정도, 기대인플레도 몇 달째 2.9% 수준"이라면서 "GDP 갭도 연말 즈음에는 마이너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총재는 이날 최근 엔저 기조에 대한 대응으로 간접적인 금융지원 가능성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동차, 철강, 기계류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그런 산업에 대한 미시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저기조, 중앙은행도 미시적인 대응 할 수 있어"

한은이 밝힌 기준금리 동결의 이유는 이전 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내수가 여전히 미진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도 애매하다는 판단이다.

김 총리는 "기대인플레이션이 2.9%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물가에 대한 기대심리를 적절히 안착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낮아진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 4분기 농산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꼽았다. 기술적인 기저효과 때문이지 경기 상황과는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근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출구전략)의 영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봤다. 그는 "기본적으로 테이퍼링은 미국 경기 회복을 전제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불리한 것이 아니다"라며 "국제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어서 예의주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국내 가계부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 부채상환비율(DSR)이 13.5% 정도인데 만약 금리가 50bp(Basis Point, 금리나 수익률을 나타내는 데 사용하는 기본단위로 100분의 1%를 의미함) 오르면 DSR은 0.6%p 높아진다"면서 "이것이 소득 하위계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엔저 기조에 대해서는 "최근 철강, 자동차 수출단가가 5~8% 약세로 어려움이 있다"면서 대응방안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기계류가 특히 15% 정도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앙은행도 간접적 금융지원 등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 등 부정적 요인 있지만... GDP 성장률은 3.8%"

한은은 이날 '2014년 경제전망' 자료도 함께 내놨다. GDP 성장률은 지난해 10월 예상과 동일한 3.8%였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50억 달러, 실업률과 고용률은 각각 3.0%, 59.9%로 전망했다. 올해 취업자수는 43만 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소비·투자 등 내수가 개선되고 수출 동력이 유지되면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실적치와 국제원자재가격 하향 조정 등 긍정적 요인과 엔화 약세와 같은 부정적 요인이 서로 상쇄됐다"고 GDP 성장률 전망의 이유를 밝혔다.

마이너스 상태인 GDP 갭률 역시 올해에는 명목임금 인상 등으로 그 격차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진단했다. GDP 갭률이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마이너스이면 현재 경제가 잠재치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업자 수는 올해 약 43만 명, 내년에는 45만 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고용 성장이 실제 경제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신운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최근 고용을 주동하고 있는 것은 50대 이상 장년층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 후 다시 재진입하면서 취업자수 증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이런 서비스업 부문의 고령자 취업 증가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김중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2. 2 '김건희·윤석열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 스님들의 경고
  3. 3 제대로 수사하면 대통령직 위험... 채 상병 사건 10가지 의문
  4. 4 미국 보고서에 담긴 한국... 이 중요한 내용 왜 외면했나
  5. 5 5년 만에 '문제 국가'로 강등된 한국... 성명서가 부끄럽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