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얼마나 얇고 가벼워졌나?
고정미
미안하지만 우린 너만 놔두고 '화려한 외출'을 시작했지. 올해 초 KTX 타고 여행을 떠날 때도 며칠 전 뮤지컬 공연 보러갈 때도 아이패드 에어는 늘 우리 가족들 곁에 있었어. 일단 가벼우니까 한 손으로 들고 보기 편했어. 덕분에 아이들은 차 안에서 '뽀로로', '마법천자문' 같은 애니메이션들을 모아놓은 '키즈월드' 앱에 푹 빠졌고, 나도 카카오톡 게임인 '행복한 피아니스트'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지.
이게 다가 아냐. 난 고작해야 새 아이패드로 게임나 영화 볼 궁리만 하고 있는데 우리 사진부 선배는 벌써 그 친구를 사진 취재에 투입했더라고.
선배 목표는 간단해. 취재 현장에 무거운 노트북 대신 가벼운 아이패드만 들고 다니는 거지. 처음엔 인터넷 환경이나 하드웨어 성능이 받쳐 주지 못했지만, 이젠 'USB 아답터'만으로 훌륭히 해결할 수 있대. DSLR 카메라로 찍은 고용량 사진도 아이패드로 옮겨서 사진 편집 앱으로 크기를 줄인 뒤 인터넷에 바로 올릴 수 있는 거지. 이게 사실 고성능 PC 뺨치는 64비트 A7 프로세서 덕이라고 해.
선배 말은 노트북에서 하던 기능 80% 정도는 아이패드에서도 할 수 있고, 노트북처럼 부팅할 필요도 없어 급박한 취재 현장에서 더 요긴하대. 앞으로 좀 더 익숙해지면 90% 이상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이제 노트북 두고 다닐 날도 머지않은 거지. 어때? 그 흔한 '듀얼 코어'도 아닌 넌 어림없지.
사실 너를 샀을 때 내가 꿈꾸던 모습이기도 해. 이미 '펜 기자' 사이에서도 취재 현장에 아이패드만 들고 다니는 친구들이 적지 않아. 전용 키보드만 있으면 간단한 기사 작성은 문제 없지. 또 키노트나 프레지를 활용해 간단한 발표 자료도 만들 수 있어.
하지만 아직 노트북 없이 아이패드만 들고 다니는 건 여전히 불안해. 일단 아이패드용 프로그램들은 PC용처럼 다양한 기능은 제공하지 않아. 아무래도 터치화면보다는 마우스를 쓰는 게 더 익숙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플래시나 액티브엑스 천국인 우리나라에선 아이패드에서 들어갈 수 없는 웹사이트 투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