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개헌 98% 지지 통과... 군사정권 회귀?

군부 권력 대폭 강화... 엘시시 국방장관 대선 출마 유력

등록 2014.01.19 18:14수정 2014.01.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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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개헌 통과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이집트 개헌이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되면서 군부 정권 등장이 유력해졌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한국시각) 이집트 최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4~15일 치러진 국민 투표에서 98.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개헌이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선관위원장 나빌 살리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개헌 투표율은 38.6%로 공식 집계됐다"며 "다른 국민 투표와 비교할 때 큰 성공이자 전혀 예상치 못한 (높은) 투표율"이라고 밝혔다.

반면 군부에 밀려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 세력은 자체 집계 결과 투표율이 20%에도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개헌은 투표율과 상관없이 전체 투표자 가운데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군부 권한 강화... 엘시시 국방장관 대선 출마 유력

군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이슬람 세력을 약화시키는 새 헌법이 통과되면서 이집트 최고 실세로 불리는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의 대권 도전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집트의 새 헌법에 따르면 군사 시설이나 군인에 공격을 가한 경우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워 군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어 사실상 반군부 세력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민간은 군사 예산을 감시할 수 없고, 특정 종교에 기반을 둔 정당은 결성할 수 없으며 이집트 최고 이슬람 기관인 알아즈하르도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군부, 경찰, 사법부의 힘이 더욱 커진다.

새 헌법이 통과되면서 이집트 과도정부는 올해 중순 이전에 총선과 대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군부를 이끌고 있는 엘시시 장관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엘시시 장관은 이집트 첫 민선 정권인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며 쿠데타 주동자로 이슬람 세력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반이슬람 유권자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이다.

만약 엘시시 장관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집트 혁명'으로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지 불과 3년 만에 이집트는 군사 정권 시대로 회귀하게 된다.

그러나 이슬람 세력은 개헌 투표가 치러지는 사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다가 9명이 목숨을 잃는 등 지난해 7월 군부의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유혈충돌로 1천 명 이상 숨졌다. 한편 무르시 전 대통령은 군부에 구류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이집트 #개헌 #압델 파타 엘시시 #무하마드 무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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