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보원 A씨 "중국이 '문서위조' 경고했었다"

<뉴스타파> 인터뷰... "위조 몰랐다는 건 말도 안돼"

등록 2014.03.13 19:39수정 2014.03.1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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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위조되지 않은 유우성씨 출입경기록 내용을 확인해놓고도 문서위조를 진행했으며, 중국 정보당국은 이를 파악하고 있던 걸로 나타났다. '문서가 위조된 줄 몰랐다'는 해명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뉴스타파>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동북3성 일대에서 국정원의 정보원으로 활동해온 A씨는 지난해 10월 23일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중국에서 위조된 서류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때는 항소심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으로, 유우성씨의 출입경기록이 공방의 핵심으로 떠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실제 열흘 뒤인 11월 1일 검찰은 유우성씨의 출입경기록(출-입-출-입)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A씨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기 전 자신이 위조되지 않은 실제 출입경기록(출-입-입-입) 내용을 직접 확인해 국정원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문서위조가 진행되고 있던 즈음 A씨는 자신의 협력자인 중국 공무원으로부터 "한국이 이런 식으로 서류위조를 하고 다니는데 이러면 큰일 난다, (한국 정보당국에) 말이라도 해 놓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출입경기록을 위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정보당국이 이미 알고 경고를 보낸 셈이다. 그러나 이 내용을 전달받은 국정원 직원은 "다들 조용히 하고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린 그냥 지켜만 보자"고 답했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현재 국정원이 '위조서류인지 몰랐다'고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자신과 같은 정보원들을 통해서 뿐 아니라 내사 단계에서부터 중국 당국이 보유한 출입국기록 등 각종 호구자료를 열람했을 터이기 때문에 뭐가 진실인지는 당연히 알았을 거란 얘기다.

중국측 협조자를 통해 '보통 공무원'의 권한으로 출입경기록을 열람한 A씨는 북한·중국 정보교류협정을 이용해 북한 당국의 출입경기록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측 자료엔 '출-입-입-입' 중 뒤의 '입-입' 부분이 아예 없었다고 했다. 

출입경기록 중 뒤의 '입-입'은 중국 출입경관리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 오류로 잘못 출력된 것으로 밝혀진 부분이다. 이게 위조문서엔 '출-입'으로 바뀌어 유씨가 2006년 5월 27일에서 6월 10일 북한에 머물면서 간첩으로 포섭됐다는 검찰 공소내용의 증거로 제출됐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뒤의 '입-입'은 전산오류라는 게 북한 출입경기록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셈이다.


A씨는 이같은 내용을 검찰 수사팀에 진술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정식 조사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공무원간첩사건 #증거위조 #국정원 #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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