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공직생활 완결판을 인천에서 한다니 설렌다"

인천시장 선거 유력 후보자 인터뷰-새누리당 유정복 국회의원

등록 2014.03.25 18:28수정 2014.03.2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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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재정위기 문제, 추진 중인 각종 개발 사업, 미래 성장 동력 창조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더미다. 때문에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인천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선거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인천시장 선거가 향후 국정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 여겼는지, 거물급 인물을 사실상 전략 공천했다. 바로 유정복(56·사진)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다. 유 국회의원은 인천의 송림초등학교와 선인중학교,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하지만 이후 정치활동에선 인천과 멀어졌다. 관선 서구청장(1995년)을 지낸 게 고작이다. 오히려 김포에서 군수와 시장을 지냈고 17~19대 국회의원에 내리 당선됐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타향에서 왔지만, 인천에 살며 아이 키우고 인천을 사랑하는 사람"을 인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 잣대로 하면 유 의원은 '김포 사람'인 셈이다. 그럼에도, 유 의원은 출마 선언 후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시장과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인천>은 인천시장 선거 유력 후보자 중 세 번째로 새누리당 유정복 의원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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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56ㆍ사진) 전 안전행정부 장관. 유 국회의원은 인천의 송림초등학교와 선인중학교,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하지만 이후 정치활동에선 인천과 멀어졌다. 관선 서구청장(1995년)을 지낸 게 고작이다. 오히려 김포에서 군수와 시장을 지냈고 17~19대 국회의원에 내리 당선됐다. ⓒ 한만송

- 고향 인천서 시장으로 출마하는 심정은?
"우선 설레고 기대되지만,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낀다. 시민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3선 국회의원에 정부의 핵심 장관이 인천시장 선거에 나오는 것을 놀라워한다. 두 번째는 인천시장 선거의 흥과 격을 높였다고 본다. 장관이 사표 내고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는 처음이다. 선거 관심도도 높이고 주목도 받아 시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 같다. 개인적 호불호는 나중 문제다.

그런 걸 느끼면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무연고지(=김포)에서 20년 정치한 사람이지만, 인천에서 태어나 자랐다. 본가도 인천에 있다. 30년 공직생활의 완결판을 인천에서 한다니 설레고 남다르다."


- 3선 국회의원으로 김포에서 정치활동을 하다가 장관직도 버리고 나온 것은 이번 선거를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로, 스스로 만든 성격이 강하다.
"'중간평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1년밖에 안 됐다. 성공적인 정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대통령, 어느 정부를 떠나 정부가 성공해야 국민이 성공한다. 박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한 사람으로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 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가 역할을 한다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천이라 특별하다. 인천은 중요함에도, 제대로 된 평가나 대우를 받지 못했다. 서울의 위성 도시나 관문을 뛰어 넘는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로, 국가 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전초 기지가 될 수 있다. 이런 지역인데, 제대로 살려나가지 못하는 것은 평상시 가진 안타까움이다. 힘을 모아 역량을 발휘하는 인천이 대한민국의 핵심, 중심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도시로 비약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출마했다."

- 인천시의 재정 위기가 심각하다.
"송 시장은 '(재정)부채' 가지고 당선될 정도였다. 체계적으로 채무관리계획을 수립해 계획적으로 해야 했다.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오죽하면 내가 안전행정부 장관 시절 지자체 재정문제와 관련해 종합계획을 수립했겠나. 송 시장은 안 전 시장을 재정문제로 비판만 했다. 수치 가지고 논쟁도 있지만, 부채가 7조 원에서 13조 원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채 관리 측면에서 시민 기대치에 전혀 부흥하지 못했다."

- 집권여당 장관 출신이라는 장점도 있을 것 같다. 재정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있나?
"우선은 체계적 관리가 중요하다. 장관 시절 부단체장을 책임관리관으로 지정해 놨다. 관리계획에 따라 재정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다 중앙에서 예산을 충분히 가져와야한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건설) 안 한다고 했다가 다시 (국비) 달라고 했다. 정부와 협력관계가 구축되지 않아 허덕거렸다.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도 마련해야한다. (시장은)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인천은 여건이 좋다. 영종도 (카지노) 리조트가 대표적 예다. 정부에 있을 때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청와대, 국무회의, 관계 장관회의 때도 그 입장을 가져왔다. 인천 경제 활성화 계기를 만들어야한다. 지금부터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시장이 되면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지원 받을 자신이 있다."

- 송 시장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경쟁상대로 어떤 생각이 드나? 아울러 송 시장 시정 4년을 평가하면?
"송 시장이 대학 후배 동문이고, 17·18대 국회 때 함께 일을 했다. 사실 좋은 관계다. 지난 4년, 역량이 있어 여러 일을 했다고 평가한다. 열심히 했지만, 시민들의 기대를 모두 충족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여러 사업이 어떤 경우에는 지지부진했다.

송 시장이 정치를 하다가 바로 시장을 해서 그런지, 시정을 정치의 연장처럼 운영한 느낌을 받았다. 정치 연장선상에서 시정을 하다 보니 300만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삶을 보듬기보다 정치적 세력에 의해 뒷받침됐다. 대표적인 것이 시 산하 공사에 측근들이 대거 포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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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새누리당 국회의원 ⓒ 한만송


- 송 시장도 소속 정당의 요구로 급하게 인천시장에 출마했다.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측근 인사와 비리로 곤혹을 치르는 것 같다. 상황이 비슷한데, 인사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나?
"송 시장은 정치적 입지와 더 큰 정치를 꿈꿔왔던 것 같다. 그렇다보니 특정 세력에 의한 시장으로 자신을 가뒀다. 시장을 위해 시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난 농림·안행부 장관 등을 역임하면서 조직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데 주력해왔다. 단 한 번도 사심을 가지고 인사를 단행해 본 적이 없다. 공무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 시장 측근) 비리 흠을 잡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마인드로 시정을 운영하느냐는 철학의 문제다. 스스로 3년 동안 무얼 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자꾸 환경적 요인에서 책임을 찾는 것 같다. 맡으면 올인(all in)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 1995년 무소속으로 김포군수에 당선된 뒤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1997년 신한국당 후신인 한나라당의 대선 패배 후 탈당해,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그리고 2002년 대선 직전인 11월에는 다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철새정치인이라는 공격이 있다.
"(관선) 인천 서구청장을 할 때다. 전임 김포군수였던 나에게 민선 김포군수 선거에 출마하라고 사실상 김포시민이 강권했다.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군수로 나를 필요로 하는 김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진다는 생각이었다. 국회의원을 꿈꾸지 않고 지역을 위해 일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해 달라는 (주민) 요구에 입당했다. DJ(김대중) 정부가 들어와서는 여당 사무처장 등이 몇 차례 내려와 입당을 권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지역 발전을 고려해 집권여당에 입당했다. 내가 경쟁력이 있다 보니 내 입당이 기폭제가 돼 당시 10여 개 단체장이 입당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여당을 갔다. 국회의원을 하고 나서는 여야 간에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데, 그때는 정체성이 중요해 새누리당에서 정치를 했다. 그 부분은 부끄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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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새누리당 국회의원. 유 의원이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인천시장 선거판이 빅판으로 커졌다. ⓒ 한만송

- 인천국제공항법 일부 개정안(2010년, 민영화법) 발의에 참여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인천의 성장 동력 중 하나이며 인천시민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지금도 인천공항의 지역사회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민영화할 경우 더 그러지 않겠나?
"박상은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동의했다. 나는 국회 국토위에서 5년 동안 활동했다. 절대적인 법은 없다. 모두 장단점이 있다. 당시 정부에서 민영화로 표현하면서 오해가 됐지만, 정부가 지분 51%를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다. 경영을 효율화하고, 세계적 공항으로 키워가는 전략적 측면이다.

거두절미하고 민영화라며 알토란 기업을 민간에 왜 파느냐고 감정적으로 대한 부분이 크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정답은 없지만, 경영 세계화를 이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표에서 추진됐다. 어떤 것이 경쟁력이 있느냐는 고민해야하지만 국가가 중심이 돼 인프라를 유지해야한다."
    
- 송영길 시장은 올해 초 경기도 김포시와 부천시, 시흥시를 인천시와 통합해 인구 500만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해 인천 정가를 술렁이게 했다. 반면 유 의원은 강화와 검단을 김포에 편입하겠다고 19대 총선에서 공약했다.

"역사를 정확히 알아야하는 문제다. 1994년에 지방행정구역 개편이 논의됐다. 여러 논의 과정을 겪어 강화와 김포 검단 일부가 인천시에 포함됐다. 김포에선 환원추진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17대 국회에서 지방행정특별위원회가 구성됐는데, 내가 간사였다. 핵심은, 17개 시·도에 기초단체 270여 개가 있다.

심각한 계층 구조라, 행정의 효율성을 검토해 광역단체 50~60개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것을 검토했다. 하지만 논의가 복잡해 18대 국회로 넘어갔고, 거기서도 좌절됐다. 내 주장은 인천시나 경기도 등 광역시도 개념을 없애고 행정구역을 개편하자고 할 때의 안이다."

-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20여년이 지났다. 지방분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방자치 분야에서만 오랫동안 근무했다. 내무부 근무 당시 지방자치 시행령과 규칙을 만든 장본인이다. 또한 관선과 민선 군수와 시장을 역임했다. 난 친(親)지방자치론자다. 안행부 장관하면서도 과거의 중앙집권적 사고를 버리라고 업무를 조정했다. 지난해 지방자치박람회 때도 장관이 중심이 아니라, 지자체가 중심이라고 단언하고 공무원 사고와 업무를 조정했다.

심지어 지방사무관 개념도 없앴다. 이젠 행정사무관이 된다. 행정관서에 '지방'이라는 명칭도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없애기로 했다. 지방노동청·지방경찰청 등에서 '지방'이라는 단어가 없어진다. 이젠 '인천경찰청'이 된다. 또한 시장·도지사를 장관급으로 했다. 국무총리나 장관을 역임한 사람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데, 이를 격상하게 했다. 지방이 잘 돼야 정부가 잘 된다. 그래야 국민이 행복하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정부나 지자체 모두 책임이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장 선거 #유정복 #송영길 #안전행정부 장관 #6.4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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