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캠프 여론조사, 달라도 너무 달라

선거 캠프마다 조사 결과 차이... "언론 보도, 객관성 담보 노력 필요"

등록 2014.03.26 15:14수정 2014.03.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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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과 안철수 국회의원 쪽의 새정치연합이 통합한 신당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후보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공약임에도 집권여당은 정당공천제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 후보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이어 공천 비리나 경선 부정이 적발된 공직 후보자의 당적과 자격을 박탈하고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한 형사고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지만, 기초 후보 공천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새누리당 후보들의 경우 '기호 1번'을 들고 뛰지만,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때문에 선거구마다 기호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당 공천이 없어짐에 따라 선거구 후보 조정이 어려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후보가 난립할 수도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갑> 지역을 예로 들면, 기초의원 선거구 4개에서 야권 후보 12~15명이 난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공천만 받으면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분석이 따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누리당에선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이로 인해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각종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여론조사이다.

선거 캠프마다 여론조사 결과 너무 달라

그런데, 같은 선거구에서 예비후보 캠프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르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가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일부 인터넷 매체와 언론은 이를 일방적으로 보도해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새누리당 박윤배 부평구청장 예비후보는 H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3월 15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자동여론조사시스템에 의한 전화조사(ARS) 방법을 택했다. 유효 표본은 1017명이며, 표본 추출은 무작위 임의걸기(RDD)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다.

이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부평구청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박 후보의 적합도는 32.2%에 달했다. 경쟁 상대인 오태석 예비후보는 16.3%, 조용균 예비후보는 15.9%에 그쳤다.


같은 당 소속 조용균 예비후보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W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했다. 유효 표본은 1033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오차 ±3.05%다. 자동전화응답 조사법으로 RDD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기간은 3월 22~23일이었다.

박 예비후보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조사방법으로 진행한 이 여론조사 결과는 박 예비후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는 정반대였다. 새누리당 부평구청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조 예비후보가 29.00%로 가장 높았다. 오태석은 8.35%, 박윤배는 15.98%에 그쳤다.

또한 박 예비후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 예비후보와 민주당 소속의 홍미영 현 부평구청장이 가상 대결했을 때 지지도가 '34.0% 대 47.3%'로 나왔다. 반면, 조 예비후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선 조 예비후보가 44.80%로 27.14%를 얻은 홍미영 구청장을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
   
여론조사 낮은 응답률, 표본 대표성 부족

두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매우 낮았다. 박 예비후보 쪽이 실시한 여론조사 응답률은 2.1%였고, 조 예비후보 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응답률은 3.91%였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가 정확한 데이터를 얻으려면 표본이 대표성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응답률이 낮은 여론조사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유권자에게 혼란만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두 예비후보 쪽은 본인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사에 배부했고, 그 내용이 일부 인터넷 매체 등에 보도되자, 그것을 복사해 지인들에게 배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같은 당 소속 경쟁상대인 오태석 예비후보는 애를 태우고 있다. 오 예비후보는 "과열된 여론조사 등으로 인해 당원들이나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며 "불가피하게 우리 쪽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가상대결 방식보다 인지도 중심으로 여론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신뢰성이 확보됐다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여론조사 결과를 무차별적으로 배포하는 후보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한 여론조사 결과를 무분별하게 공표하는 언론사로 인해 유권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 여론조사 결과가 다른 두 곳의 결과를 비교해 유권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려는 언론사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예비후보자 #부평구청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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