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의 시의원 도전... "완전공영제 맡겨주세요"

[인터뷰] "버스도 지하철처럼 노인 무료화" 이종원 서울시의원 후보

등록 2014.05.21 16:59수정 2014.05.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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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통합진보당 서울시의원 후보 이종원 후보. ⓒ 김민화


14년 동안 버스 노동자로 일해온 현장 출신 이종원 서울시의원 후보(만 49세·통합진보당·성북구제2선거구). 이 후보는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시행으로 서민의 발이 되는 대중교통의 질 향상과 버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공약하며 6·4지방선거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004년부터 시행된 준공영제로 운영비 대부분이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버스기사들의 노동조건, 버스의 안전 및 정비의 문제, 업체의 비리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지적하며 완전공영제 실시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서울경기지부에서 열심히 투쟁해왔지만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직접 시의회에 들어가 완전공영제 시행을 추진해보기로 결심했다. 지난 15일 서울 정릉동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이종원 후보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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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통합진보당 서울시의원 후보 이종원 후보. ⓒ 김민화


"1995년에 마을버스 운전 시작... 완전공영제 위해 출마 결심"

- 14년 동안 버스 노동자로 일을 해오셨다.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공약은 현장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인가.
"1995년 마을버스 운전 일을 시작했다. 2004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후의 일이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몸이 아파서 출근을 못한 일로 회사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부당한 징계에 항의하며 사측과 싸움을 시작했다. 노동법 책을 보고 투쟁도 했지만 사측의 벽은 너무도 높았다. 그렇게 조금씩 배우고 알아가니 사측의 억압과 탄압이 보이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민주노조를 만들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되면서 서울시가 버스 회사 측에 재정을 지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금으로 시내버스가 운영되는데도 버스 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노동조건도 개선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준공영제를 완전공영제로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서울시와 투쟁해왔다. 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그래서 직접 완전공영제 시행을 위해 서울시의회로 가고자 결심하게 되었다."

-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공약의 취지와 목표는?
"서울 시내버스 운영 재정의 대부분은 시민들이 낸 세금이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그 혜택을 시민들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준공영제는 오히려 민간업체의 이윤을 보장하는 형태로 전락했다. 버스 안전문제, 채용 비리 등 끊임없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완전공영제 시행으로 버스 사유제를 혁파하고 준공영제의 한계를 극복해 시민안전과 통합적인 네트워크 구축, 노동조건 개선 등의 버스 공공성을 강화해 가고자 한다."


- '시내버스 준공영제' 대한 평가는?
"준공영제도 도입 이후 교통사고가 줄고, 시민 만족도가 오르는 등 일정 정도 성과가 있다. 하지만 현재 버스 운영체제는 노선이 사유화되어 있다. 이는 버스사업 면허가 기간이 없는 일반면허로 발급되면서 재산권화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선의 사유화 때문에 민간버스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와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재정(연 2천억~3천억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투자된 재정에 비해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서울시가 노선권을 갖지 못함으로 인해 효율적인 노선 조정, 통합적인 노선체계 구축도 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안전문제도 대두되고 있는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저임금으로 인해 버스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최근 송파에서 일어난 버스 사고도 그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 버스 완전공영제 시행의 재정 마련 계획은?
"현재 버스 회사 측에 지원되는 돈을 공영제 운영비로 사용한다면 추가되는 비용 없이도 시행이 가능하다. 시민들의 혈세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을 공영제 비용으로 사용하면  많은 일들을 할 수가 있다. 서울에는 66개의 버스회사가 있다. 이 중에는 부실하게 운영되는 회사들도 있다. 직원급여를 시에서 지원함에도 2~3개월 체납한 곳도 있다. 이런 부실 업체는 법적 검토 후 정리하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운영비용은 오히려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본다."

- 시행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시가 버스업체로부터 현행 노선을 인수하는 완전공영제를 하려면 국회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 조건에서는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면허권을 반납하지 않는 한 현행 운행노선까지 공영제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공영버스를 투입해 신규 노선을 운영하면서 공영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갈 계획이다. 앞에서 말한 부실 운영 버스 회사를 인수해서 공영버스를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당선되면 '버스공사' 만들겠다... 중장기 목표는 무료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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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후보의 유세차량 ⓒ 전택기


-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건 '무상버스' 공약이 이슈가 되었다. 이 후보의 공약이 그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진보진영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시내버스 공영제를 주장해왔다. 무상버스 공약은 그분들이 우리의 공약을 차용했다고 봐야 한다."

- 10년 동안 주장해왔는데 실현되지 못했다. 어떤 활동을 해왔나?
"오세훈 시장 당시에도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시행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자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과 실제 면담이 가능해지면서 우리의 요구도 많이 넣었다. 그 과정에서 준공영제에 대한 여러 개선점들이 나왔다.

하지만 사측에 많은 권한이 있는 상황에서 이는 오히려 버스기사들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계속 투쟁과 요구를 하고 있지만 완전공영제 시행에 관한 논의는 되고 있지 않다. 여전히 준공영제의 '개선점'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 당선이 되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것은?
"가장 먼저 버스공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부실회사를 인수하여 신규노선을 시범운영 할 것이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시내버스 완전공영제를 시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무료버스를 시행해가고자 한다."

- '시내버스 완전공영제' 시행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지금 65세 이상 노인들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한다. 하지만 버스를 탈 때는 버스 요금을 내야 한다. 만약 완전공영제가 실현된다면,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버스까지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65세 이상의 대중교통 이용은 완전무료화가 가능하다."

- 완전공영제 공약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과 선거운동 계획은.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은 홍보가 잘 안 됐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내버스를 누구나 무료로 타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홍보해갈 것이다. 유세 차량을 요즘 인기가 있는 캐릭터 모양으로 꾸며 시민들을 만나려 한다."
#6.4 지방선거 #통합진보당 #이종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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