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세월호 보도는 참사" 비판 PD에 '징계'

기자와 PD 등 양심세력에 대한 탄압 노골화

등록 2014.06.10 17:37수정 2014.06.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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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파행에 대한 자기반성의 목소리와 저항에 대해, 경영진이 부당한 징계와 부적절한 인사 폭력으로 MBC 양심세력에 대한 탄압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2일 신지영 기자에 이어 9일 권성민 PD 징계까지 MBC는 세월호 보도참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에 강경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일, MBC 사측은 보도본부 신지영 기자에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으며, 9일에는 예능본부 권성민 PD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오늘 정직 6개월을 확정했다. 이들의 징계사유를 살펴보면 언어도단과 견강부회의 억지 퍼레이드를 보는 듯하다. 신지영 기자는 '출고되지 않은 기사를 회사 내 다른 부서원들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업무상 비밀 준수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 됐다.

그러나 신 기자가 한 행동은 "유가족의 조급증이 민간 잠수사의 사망을 불렀다"는 5월 7일 박상후 전국부장의 <분노와 슬픔 넘어서>라는 리포트 기사가 방송되기 전에 동료들과 함께 '이런 리포트가 나가도 되는 것인가' 걱정한 것이 전부다. 실제로 <분노와 슬픔 넘어서> 리포트 기사는 세월호 유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주었음은 물론, 국민 전체를 모독한 '최악의 왜곡보도'라는 비난을 산 바 있다.

MBC가 정상적인 게이트 키핑이 작동되는 조직이라면, 신지영 기자의 우려 섞인 주장은 MBC 내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받아들여졌어야 하며 몰상식하고 악의적인 보도로 MBC 명예를 실추한 박상후 전국부장은 당연히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었어야 마땅하다.

권성민 PD는 5월 17일 인터넷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 '엠XX PD입니다'란 제목으로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지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보도가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떠들었다"며 비판의 글을 올렸다. 이는 MBC의 '세월호 보도참사'를 사과하고 시청자들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는 자기반성의 글이었다. 그러나 경영진은 권 PD가 '회사의 명예를 실추하고 MBC 소셜미디어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MBC경영진은 지난 5월 14일 14·15년 차 데스크 급 기자 2명을 경인 지사로 발령했다. MBC 기자회의 발표에 따르면 이진숙 보도본부장이 취임한 이후 6년 차 기자 2명을 포함해 5명이 타 부문으로 전출됐다. MBC 내부에서는 이러한 인사를 두고 "비상식적 인사 횡포"라며 "보도본부 때문에 회사가 망할 판"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성명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규를 상식에 어긋난 폭력적 부당인사로 입 막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지금 MBC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보도라인의 실언과 어이없는 왜곡, 오보 등으로 국민의 손가락질 대상이 된 지 오래다. MBC 경영진이 이런 국민적 비난에 대해 반성은커녕 부당한 징계와 어불성설의 인사 조치로 양심적인 구성원들을 핍박하는 것은 MBC에서 싹트고 있는 양심의 움직임을 초기에 자르겠다는 뜻이며 이는 오만하고도 불손한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경고한다. 지금 MBC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은 오로지 청와대 감싸기에 급급해 편파와 왜곡과 날조로 도배된 MBC보도이며, 징계를 받아야 할 대상은 온갖 인사파행으로 MBC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안광한 사장이다.

이제 MBC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인내의 한계에 와 있다. 안광한 사장과 MBC 경영진은 부당한 징계와 부적절한 인사의 칼춤을 즉각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안광한 사장은 KBS 길환영 사장과 같이 치욕적인 불명예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민언련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MBC #안광한 #민언련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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