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창원시청 브리핑룸에 가지 못한 까닭

브리핑룸 1-2층 사이 중간층에 위치, 계단 못 올라가 ... 창원시 "시설 개선하겠다"

등록 2014.06.17 13:57수정 2014.06.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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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경남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계단을 올라가지 못해 기자회견이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17일 오전 10시30분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활동보조 이용자 간담회에서 활동보조 이용자들을 인권유린한 창원시를 규탄한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브리핑룸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10여명이 계단을 올라가지 못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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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들이 17일 오전 창원시청 건물 1~2층 사이 중간층에 있는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계단이 되어 있어 올라가지 못하자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1층에 도착했지만 계단을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창원시청 브리핑룸은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데,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 아래 1층에는 '장애인 도움 인터넷'이라는 안내문구가 있었지만, 이날 장애인들한테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창원시청 공보실과 열린시장실 공무원이 나와 설명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장애인들이 계단 아래에 모여 있는 동안 공무원들이 나와 서 있기도 했다.

창원시청 측은 "오래 전 지은 건물이라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거나 "브리핑룸에 비좁아 다 들어갈 수 없다", "기자들을 1층으로 오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창원시청 측의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애인들은 "2010년에도 장애인들이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왜 이번에는 안되느냐", "청원경비와 공무원들이 휠체어를 들어서 올려주면 되는데 왜 안되느냐"고 따졌다.


또 장애인들은 "하루 전날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신청했는데, 왜 준비를 하지 않았느냐", "장애인도움전화기를 설치해 놓으면 무엇하느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장애인은 "장애인 관련 법규에 보면 시장은 장애인들이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는데, 브리핑룸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도록 해놓은 것은 법 위반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창원시청 열린시장실 관계자는 "오는 7월 1일 새 시장이 취임하면 시설개선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장애인들은 예정되었던 기자회견을 취소한 뒤 추후 일정을 잡아 다시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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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들이 17일 오전 창원시청 건물 1~2층 사이 중간층에 있는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계단이 되어 있어 올라가지 못하자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1층에 도착했지만 계단을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속에 공무원이 나와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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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들이 17일 오전 창원시청 건물 1~2층 사이 중간층에 있는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계단이 되어 있어 올라가지 못하자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1층에 도착했지만 '장애인도움인터폴'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 윤성효


#창원시청 #장애인단체 #휠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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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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