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모든 생명 존중받는 세상 위해"

국민라디오 팟캐스트 <노동과세계> 출연 6·26총궐기, 7·22동맹파업 호소

등록 2014.06.18 18:31수정 2014.06.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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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향한 6·28총궐기, 7월 동맹파업을 결의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국민TV가 함께 만드는 팟캐스트 <노동과세계>(6월14일)에 출연해 민주노총의 6·28총궐기-7·22 동맹파업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편집국이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주문하는 내용을 보완해 여기에 게재한다. 위원장은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장 강도 높은 정치투쟁을 벌이자고 호소한다. - 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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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6.28 총궐기와 7.22 동맹파업을 호소한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 민주노총 위원장 취임 후 전교조·공무원노조 설립취소 사태가 벌어졌고 연말 철도노조 파업 과정에서 민주노총 침탈까지 겪었다. 2·25 국민파업을 조직했고 이제 또다시 투쟁에 나섰는데...
"철도노조는 지난해 말 파업 이전에도 여러 차례 파업투쟁을 벌였다. 철도노노조의 2013년 말 파업투쟁의 핵심은 국민적 호응이었다. 국민의 안전과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선전하면서 내부를 조직했고 연대단위를 구성했다.

국민의 철도민영화 반대 서명이 100만을 넘었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 지지자들도 철도 민영화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국민적 호응이 쇄도한 투쟁에 철도노동자들 스스로도 놀랐고 민주노총 조합원도 놀랐다. 정권도 많이 놀랐을 것이다.

철도노조가 국민과 호흡하며 공공성이란 의제를 사회에 던지는 중요한 계기였다. 의료와 철도, 교육 민영화는 모두 연결된 문제이며 첨예하고 중요한 투쟁이다. 지난해 연말 23일 간의 파업은 철도노조 민주노조 10년 역사의 중요한 투쟁이다.

그 와중에 지난해 12월22일 경찰병력이 경향신문 내 민주노총 위원장실까지 쳐들어왔다. 정말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무리 박근혜 정부라도 민주노총을 침탈하겠는가 했다.

그날은 정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과정이었다. 우리 사회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던 이들, 진보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이 사건은 정말 많은 것을 남겼다. 민주노총 위원장인 저로서는 치욕과 분노를 느꼈고 사무실을 지키는 조합원들에게는 미안함을 느꼈다. 아마 그렇게 그냥 끝났다면 참담했을 것이다.


민주노총 사무실에는 철도노조 간부가 단 한 명도 없었고 사무실 밖에는 오전부터 군중들이 모여들어 그 추위를 견디며 기다렸다. 근래 보기 드문 가슴 벅참을 느꼈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하는 과제를 저에게 줬다.

그 후 제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여기저기 다니며 하는 말이 있다. 민주노총은 경향신문 14층에 없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가슴에 있고, 이 사회에서 핍박받는 민중의 가슴에 남아 있는 그런 조직이라는 것이다. 그런 것을 지난해 12월22일 느꼈다.

저는 민주노총이 대중 속에 그 뿌리를 두지 못하면 올바른 활동들을, 또 민주노총이 지향해야 할 진보적 의제들을 관철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런데 민주노총에는 늘 두 가지 내용들이 존재한다. 선도적 투쟁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국민과 호흡하며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들이 같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동안 그것이 충돌되는 의견이라고 봤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앞에서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저변을 넓혀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퇴진을 내걸자고 했을 때 저는 조직적 결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있는 건물, 민주노총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상징적 건물을 침탈한 것은 민주노총에 대한 치욕이며, 진보진영 전체, 노동조합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박근혜정부가 전쟁을 하자는 것으로 판단했다. 단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침탈 이후에 가능했다면 박근혜정부 퇴진을 내걸고 정치총파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연말이고 조직 내부 상황을 감안해 파업 결정을 뒤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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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 노동과세계 변백선


- 2·25 국민파업의 의미와 평가에 대해
"2·25 국민파업의 의미, 성과와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더 중요한 것은 12월22일 침탈 이후 12월28일 시청광장 현장이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우리 조합원들, 연대한 시민들, 과거에 민주화운동에 복무한 이들, 진보적 운동을 조금이나마 고민했던 이들, 심지어 한국노총까지 민주노총 침탈을 보면서 12월 28일 시청광장에 모여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

12월28일 우리는 이 사회에서 정말 중요한 행위를 한 것이다. 연말연시 국면이 아니었다면 2·25 국민파업 일정을 당겼을 것이다. 민주노총의 가맹조직과 수많은 노동조합들은 정치파업을 선언하기 어려웠다.

길게 보고 박근혜 정부 취임 1년 국민파업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농민, 빈민, 철거민, 학생, 시민사회, 자영업자까지 국민파업조직위원회에 참여했다. 진보진영의 새로운 주체들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대중조직들뿐만 아니라 편의점주들도 조직됐다. 재래상인들도 국민파업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중요한 사회 변화의 과정이었으나 민주노총 내부적으로는 아무런 합법적 절차 없이 위원장의 선언만으로 파업을 조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확인하고 한계를 보이는 상황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는 민주노총이 연대의 틀을 만들었지만 조직 내부는 정치총파업을 나서지 못했다. 현장을 조직하지 않으면 대단히 어렵다는 한계를 인식하는 파업투쟁이었다. 한계와 성과가 같이 존재하는 투쟁이었다."

- 안전과 생명에 큰 화두를 던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많은 이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집회를 하지 말아야 한다, 현장에 내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많은 말들을 들었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세월호 참사가 일상에서 있을 수 있는 대형사고의 차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가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그렇게 가르쳐 왔지만 한 번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았다. 자본은 끊임없이 더 큰 자본을 만들기 위해서 탐욕을 확장해 왔고 그 속에서 국민은 희생되는 대상일 뿐이라는 가치가 세월호를 만들었다.

이 나라 역사 이래 자본의 끊임없는 탐욕이 인간을, 국민을 어떻게 대상화시켰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본다. 그래서 그 사건을 계기로 모든 사람이 우려하고 정치권까지도 민주노총이 노동절 집회를 안 하는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민주노총은 노동절 집회를 했다. "잊지 않겠습니다, 분노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를 내걸고 집회를 했다.

매년 4월 26일은 산재 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생명이라는 문제가 걸려있고 우리나라에서 한 해 2400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는다. 이 사회 자본의 탐욕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런 측면에서 세월호 역시 국민의 안전과 죽음이라는 문제다.

민주노총이 이 사회에 집단적 가치를 제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중집과 상집 토론을 거쳐 집회를 하자고 결정했다. 민주노총이 내걸 수 있는 것을 내걸고 국민에게 알리고 그 속에서 세월호 문제를 대응해 왔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자가 희생자 가족에게 월차휴가를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만 하고 있다. 그 가족들 대부분이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며 힘들게 세상을 살아가는 분들이다. 상처를 치유하기도 전에, 분노를 삭이기도 전에, 슬픔을 감당하기도 전에 일터로 다시 내몰리는 문제를 국회나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돌아본다면, 여전히 세월호는 잊지 않아야 할 문제이고 내가 잊을까봐 두려워해야 하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이후에도 절대로 잊지 않고 세월호가 우리에게 준 교훈과 아픔,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을 집단적으로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해 투쟁하고 조직할 것이다."

- 염호석 열사와 진기승 열사 투쟁에 대해
"민주노총에서 싸우지 않는 조직이 없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700여 명이 강남 삼성본관 앞에서 비를 맞으며 노숙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열사 문제도 근본적으로는 노조를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지만 원청인 삼성이 노동자들을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가족으로 대우했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재벌기업의 간접고용노동자들이 전부 노조를 만들어 싸움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삼성전자서비스 동지들만이 아니고 재벌대기업인 현대차 비정규직, 현대제철 비정규직 동지들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그동아 받아온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가 이 사회를 향해 외치는 분명한 요구가 있다.

재벌은 이미지광고를 한다. SK는 행복을 이야기하고, 삼성은 제일을 이야기한다. 마치 재벌의 제품을 사용하면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처럼 과장광고, 허위광고를 하고 있다. 그 광고에 국민은 넘어가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현대판 노예, 돈에 의해 계급이 결정되는 우리 사회의 노예로서 일해온 분노와 억울함들을 노동조합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투쟁이 삼성전자서비스의 최종범 열사였고 염호석 열사였다.

전주버스의 진기승 열사는 노조 탄압에 대한 항의라고 본다. 노조활동을 하지 않으면 일하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그 전제조건으로 사측에 붙어서 같이 일해 온 노동자를 탄압하라고 했다.

그때 진기승 열사의 고민은 나의 개인의 영달과 행복을 쫓기 보다는 내가 가치를 뒀던 노동조합을 위해서 내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 죽음의 항거였다. 그것은 노동조합을 악으로 규정하고 노동조합을 사회를 분열시키는 그룹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낸 사회적 타살이라고 저는 본다.

노동자의 기본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노동조합은 어떤 이유로도 탄압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사회에서는 노동자가 노조를 조직하지 못하고 싸우지 못하고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투쟁들이 이 두 열사 투쟁이다.

그 외에도 고공농성하는 유성기업 동지나 여수에서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노동자들이 있다. 어용노조에 들어가면 700만원을 성과급으로 주겠다는 제의를 거부하면서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있는 노조파괴 사업장 경주의 발레오만도, 대구 상신브레이크 동지들... 수많은 동지들이 민주노조를 지키고 있다. 그들의 투쟁이 지금의 민주노총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저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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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민주노총에 찾아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 6·4지방선거에서 민주노총 실천한 것과 선거결과, 그리고 민주노총에 주어진 것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선거의 승패를 이야기하지만 저는 선거는 승패로 갈라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정치방침을, 선거 때도 노동자들의 선거방침을 결정할 수 없는 진보정당 분열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낮은 수준의 선거방침만을 결정했다. 우리 조합원들은 지방선거에서 조직적 움직임을 만들 수 없는 혼란 상황에 놓여 있었고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후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을 민주노총 중심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과 교훈을 남겼다. 교육감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진보진영의 단결을 만들기 위해 조직적 운동을 펼쳤다. 교육감선거에 조직적 참여를 만들었다고 자평한다.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 운동을 하는 이들과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졌다. 결과를 냉정히 평가하고 민주노총의 새로운 진보정당운동과 지방자치를 통한 지역운동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최근 ILO총회에 참석해 한국의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연설도 했는데
"ILO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와 사용자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무총장은 한국 상황의 부당함에 대해 동의하지만 ILO는 노사정 3자주의라는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 정부나 사용자가 완강히 반대하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동일한 요구를 해도 실력행사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더 중요한 것은 사무총장이나 노동기준국장이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특고노동자들,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노동기본권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고위급 조사단을 한국에 파견해서 노동기본권이 어떻게 적용돼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 항의 전화를 한 사무총장에게 제네바 대사가 오히려 항의를 하고, 한국에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진 간부에 대해 인사발령을 촉구하는 등 한국 정부는 여전히 국제기준의 기본적 정의들을 저버리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LO는 한국의 노동기본권 문제, 노동조합을 어떻게 탄압 하는지 모든 사업장들을 열거하며 세세하게 관심을 가졌다. 기회와 조건 만들어 줄 수 있다면 한국에 언제든지 고위급조사단이 와서 사회적 문제들, 사회적 대화인 노사정 운영의 원칙을 이야기하겠다고 제안했다. ILO 노사정 매커니즘을 언제든지 발동해서 한국에 대해 긴급개입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 민주노총이 6·28 총궐기와 7월 동맹파업을 결의했는데
"민주노총이 내건 중요한 투쟁 목표는 10대 요구와 20대 실천과제 등으로 대단히 많다. 민주노총의 6월 총궐기와 7월 동맹파업의 핵심 의제는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서 투쟁하는 것이다.

노동자의 아이도 노동자도, 돈이 없어서 자살을 선택하는 민중도, 불이 오는 것을 피하지 못하는 장애인도,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소외된 모든 약자들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집단의 가치를 내걸고 민주노총이 투쟁하는 것이다.

이는 어떤 사회적 가치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민주노총은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 법과 제도로부터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6월 말에는 연맹별로 자기 조직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투쟁들을 적절한 날짜에 잡아서 하고, 6월 28일 민중대회로 모아진다. 7월 중순에는 그 힘을 모아서 민주노총이 할 수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날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파업을 조직할 것이다."

- 박근혜 정부가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구속시켰는데
"일국의 노총 사무총장을 집회에서 현장 체포하고 구속시키는 사례는 후진국이나 군사독재, 폐쇄된 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일이 OECD 가맹국가인 한국에서 벌어졌다.

노동조합을 민주노총을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바로 드러난 사건이다. 총장의 죄목을 보면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이고, 구속사유로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경찰에게 보복할 우려가 있고 주거가 부정하다는 구속사유를 늘어놨다.

저는 검찰이나 판사나 권력이 노동자를 민주노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나타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 집회과정에서 민주노총은 지도부 전체 연좌를 결정했고, 총장은 잡혀가는 학생을 경찰로부터 떼어내기 위해 붙잡다가 연행됐다. 그런데 혐의는 앞에 말한 그런 것이다.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다. 민주노총이 세월호 투쟁 관련해 유족들과 함께 서명도 받아내고, 조직적으로 조합원들 서명을 조직하고 촛불집회를 조직하는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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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위원장은 ILO 총회에 참석해 한국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연대를 요청했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에 민주노총이 함께 하고 있는데
"민주노총은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구조된 아이들 부모들에게 정부가 1년 간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고 본다. 사고가 나고 재해가 나면 정부는 모금운동 등 많은 일들을 한다. 그러나 그것이 현장에까지 미치는 과정을 보면 정부가 은전을 베풀듯이 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마음으로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마음으로 그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풀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민주노총은 유족들의 요구를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다. 민주노총은 세월호가 이 땅에 남긴 아픈 교훈들을 되새기며 민주노총이 해야 할 일들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저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 오셨던 한 어머니의 말씀이 기억난다. 아이 이름을 부르며 "저는 누구의 엄마입니다, 그 아이의 엄마로서 부끄럽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이 이 사회에 유족들이 남긴 가장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떤 부모가 자기 아이의 엄마로서 아버지로서 부끄럽고 싶겠는가. 그러나 현실에 타협하고 의혹을 요구하는 것, 그것을 엄정하게 해달라는 요구들이 권력 앞에 또는 경제살리기라는 미명하에 잊혀진다면, 그분은 아이 앞에 영원히 부끄러운 부모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명을 받는 것이라고 저는 본다.

민주노총은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분들의 요구를 먼저 같이 하고 그 다음에 조직적으로 사회적으로 민주노총이 제기해야 될 의제들을 가지고 투쟁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은 유족들의 요구에 따라 천만 서명운동에 함께 하고 있으며,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에 민주노총이 참가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대책회의의 모든 것을 주도하는 듯한 문제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그냥 조직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해야 될 일과 대책회의가 사회적으로 해야 될 일을 구분하면서 싸우는 것이 투쟁을 만드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마치 대책회의가 정치적 행위를 하는양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정치적이란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미 세월호를 가장 정치적으로 활용한 사람들은 권력이고 정치권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하는 행위를 그 정치권에 반대하는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면서 선악의 대결로 구분하는 그들의 이분법적 시각이 있다. 그런 여론몰이에 민주노총이 휩쓸려서 혹시 가족들에게 누가 되면 안되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민주노총답게 투쟁할 것이고, 대책위 안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말 총궐기와 7월 민주노총의 투쟁은 별도로 제도화된 요구, 정치권에 대한 요구, 우리 조직 내부의 문제를 가지고 투쟁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다."

- 6·28 총궐기와 7월 동맹파업을 앞두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그간 우리가 노동자로 살아온 세월 속에서 이 사회가 돈보다 생명이 소중하다고 했고 그렇게 배웠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소중하지 않은 세상이었고 우리도 스스로 그렇게 젖어서 살았다.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이 사회가 그렇게 변화해야 한다는 의제를 갖고 채택하며 그것을 위해 투쟁하지 않았다. 올해 세월호를 계기로 우리를 돌아보고 민주노총이 지향해야 할 집단적 가치가 뭔지, 그 가치를 위해 정치적으로 총궐기하고 총파업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 있는 투쟁이다.

우리 스스로도 임금 인상이나 노동조건만을 중심으로 싸웠고 그것을 위한 법 제도 개선투쟁만을 진행했다.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면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이기도 하다. 우리가 왜 노동기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지 고민하며 세월호를 바라봐야 한다. 그것을 계기로 민주노총이 보다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이 있기 전부터 이 사회는 돈에 의해 계급이 결정되는 사회였다. 1%만을 위한 세상을 노동자와 민중이 투쟁하지 않으면 바꿔내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차례 경험했다. 분명한 것은 무엇보다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돈보다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우리 조합원들에게 말하고 싶다."

- 민주노총 6~7월 투쟁을 지켜보는 국민에게
"우리도 그렇고 모든 국민은 어쩌면 더 많은 돈과 권력과 더 많은 기득권을 얻기 위해 달려왔다. 우리는 아직도 자신이 1%에 편입되고 싶어하며 그것이 꿈과 희망이었다. 그것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거기에 진입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보장된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그 1%에 들어가기 위해서 수많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했고, 이기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세상이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온 정의나 올바른 가치와는 동떨어진 행동이었다. 말로는 돈과 생명을 소중히 생각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돈에 의해 부여되는 1% 계급에 편입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제 한국사회가 가져야 할 집단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민주노총이 국민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사회개혁투쟁을 진행했고 노동기본권을 중심으로 싸워왔다.

평등한 세상, 모든 생명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집단의 가치를 실현하지 않으면 노동자도 농민도 빈민도 살 수 없다. 지금 시대가 정말 간곡하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은 어느 한 부모의 자식만이 아니다. 모든 부모의 아이들을 상징한다. 권력과 잘못된 제도에 의해 그들은 죽임을 당했다. 이 사회가 가져야 할 희망을 잃고 절망과 슬픔을 느끼는 사건이다.

혹자는 탈출한 사람은 있어도 구조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스스로 탈출한 것이지 구조된 아이들은 없다. 한국사회 모든 사람을 절망하게 했다. 제도와 권력과 그 권력에 편승한 폭력이 모든 사람을 대상화하고 돈에 의해 사람을, 국민을 계급으로 나누는 사회다.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박근혜정부가 철도와 의료와 교육을 민영화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가는 병원이 삼성과 현대이고, 명문대학교 병원들이 수익을 유지한다. 병원이 돈벌이를 하는 것과 교육민영화는 똑같다.

자기들만 돈을 많이 벌고, 자기들만 좋은 교육을 받고, 자기들만 아플 때 치료받는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국민이 행복한 세상이 아니다. 이에 맞서 싸워야 하며 그런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정규직 노동자는 혜택을 받을지 몰라도 비정규직노동자와 중소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계급적 오만과 폭력을 깨부숴야 한다. 노동자도 농민도 빈민도 노점상도 이 사회 구성원으로 다함께 어우러지고 평등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해도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한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세상이 평등한 세상이던 노동해방 세상이던 민주노총은 국민 안에서 다시 그것을 제기하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돈보다 생명과 안전을 위한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자본과 노동자의 대립지점이 될 수밖에 없는 투쟁이다. 가장 일반적이지만 가장 강도 높은 투쟁, 가장 일반적인 의제지만 가장 정치적인 투쟁이 필요하다. 1%가 창출한 가치를 99% 민중이 바꿔내기 위해서는 정치적 행위를 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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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위원장은 사람이 행복한 세상, 돈보다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는 세상을 위해 강도 높은 정치투쟁을 벌이자고 말한다. ⓒ 노동과세계 변백선


신승철 위원장 스위스 제네바 ILO 총회 연설 전문
의장님, 그리고 각국 노사정 대표여러분,

해고와 노조탄압에 항거한 진기승 열사와 염호석 열사를 애도한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자본의 탐욕과 정권에 의해 희생당한 소중한 목숨들을 애도한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4월 세월호 참사로 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여전히 16명이 실종상태다.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나라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으며, 정부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 그러자 얼마 전 유가족들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함께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이 호소에 응해 함께 거리로 나섰다. 경제활성화라는 미명하에 추진된 규제완화, 안전업무의 외주화, 비정규직화가 노동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을 세월호를 통해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서자 정부 당국은 한 나라의 대표적인 노조 조직인 민주노총의 사무총장을 구속시켜버렸다. 이 때문에 한국 시민들은 터키 소마광산과 한국의 세월호가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이뿐 아니다. 세월호에 이어 안전사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생명을 앗아가고 있고 1년에 2400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어간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 조선소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에서는 최근 두달 사이 8명의 노동자가 연달아 사망했고 모두 하청노동자였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의 노동자들은 오는 6월 말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총궐기에 나선다.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주목해 달라. 그리고 연대해 달라.

대표자 여러분,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이 개막연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주문제는 중요한 정책과제다. 매우 적절한 시기에 이에 대해 토론할 수 있어 기쁘다. 올해 한국정부가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지 10년이 됐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55만 이주노동자 중 25만명 가량이 고용허가제에 따라 아시아 15개 국에서 한국에 와 노동하며 생활하고 있다. 정부는 이 고용허가제가 매우 훌륭한 제도라고 홍보하지만 지난 10년 간 고용허가제가 가진 문제점과 모순은 무수히 지적됐다.

핵심적으로 고용허가제는 사업주에게 고용할 권리를 주는 것이고 모든 권한이 사업주에게 있다. 둘째 3년 단기체류를 기본으로 사업장 변경을 원천적으로 금한다. 제한적 사유에 한해 3회 변경이 보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제도는 계속 개악돼 2012년에는 사업장을 옮길 경우 구직업체 명단을 제공받지 못하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했고, 2014년에는 퇴직금을 출국해야만 수령하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코리안드림은 강제노동의 현실로 돌아온다. 산업재해율과 산재사망률도 이주노동자가 훨씬 높다.

이주노동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인종차별과 인권침해를 겪고도 저항할 수 없다. 더구나 이 현실에 맞서고자 설립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은 ILO의 지속적인 권고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에서 7년 넘게 계류된 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저는 사무총장이 제시한 공정한 이주를 가능케 할 8가지 정책과제를 지지한다. 덧붙여 이주에 대한 정책결정에 고용허가제와 같은 단기순환에 의존한 정책의 모순을 인지하고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무엇보다 중심에 놓아야 한다.

연설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윤보다 안전과 생명이 우선되는 사회를 위해서 노동조합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결사의 자유가 ILO의 핵심원칙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ILO 회원국으로서 국제노동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노동기본권 침해를 확대하는 한국정부에 대해 주목해주기를 요청한다. 감사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주노총 <노동과세계> 온라인에도 게재됐습니다.
#민주노총 #신승철 #세월호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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