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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 숨결에 마음속 안개까지도 말끔히 걷히는 담양 대숲

등록 2014.06.19 11:19수정 2014.06.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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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으로 시원함을 선사하는 대숲.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의 대숲 풍경이다. ⓒ 이돈삼


햇볕 짱짱하다. 선선한 그대(竹)가 그립다. 그대(竹)에게로 가고 싶다. 한낮의 뙤약볕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연초록의 그대, 눈이 후련하고 마음까지도 정갈하게 해주는 마음 속의 그대를 찾아서.

댓잎에 스치는 바람소리 청량하고 상상만으로도 마음속까지 시원해지는 담양 대숲으로 간다. 담양에는 대숲이 여러 군데 있다. 죽녹원과 대나무골테마공원, 담양대나무숲이 있다. 태목리대숲과 대나무박물관의 대숲도 있다.


어디라도 대의 기세 하늘을 찌를 듯하며 특유의 냄새로 온몸을 감싸준다. 그윽한 묵향 같은 맑고 청신한 기운이다. 여기서 죽림욕을 하면 세상 시름도 다 잊게 된다. 연초록의 숨결을 느끼며 가슴으로 호흡하면 마음속 안개까지 말끔히 걷힌다.

피를 맑게 하는 대숲

대숲은 사철 아름답다. 그 중에서도 여름철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에 맞춤이다. 담양의 대표적인 대숲공원인 죽녹원 풍경이다. ⓒ 이돈삼


대숲은 비가 내려도 운치가 있다. 비 내리는 날 담양 죽녹원 풍경이다. ⓒ 이돈삼


죽녹원은 관방천변에 자리하고 있다. 10여 년 전 담양군에서 민간의 대밭을 사들여 부러 조성한 죽림욕장이다. 면적이 31만3000㎡ 정도 된다. 드넓은 동산에 대가 빼곡하다. 대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마저도 따사롭게 느껴진다.

대밭에서 즐기는 죽림욕도 별나다. 삼림욕보다 효과가 훨씬 더 크다. 피를 맑게 하고 공기정화력도 탁월한 음이온 덕분이다. 대숲의 산소 발생량도 높다. 대숲의 기온이 바깥보다 4∼7℃ 낮다. 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더 시원한 이유다.

대밭에서 이슬을 먹고 자라는 죽로차도 있다. 운수대통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죽마고우길 등 별난 이름의 대숲 산책길도 재미를 더한다. 어린아이들 손잡고 걷기에도 무난하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한나절 보내기에 그만이다.


대숲이 드라마 '전설의고향' 세트장으로 쓰였던 초가와 어우러져 있다.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 풍경이다. ⓒ 이돈삼


대나무골테마공원은 대숲과 소나무숲이 어우러져 있다. 죽림욕과 송림욕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 이돈삼


대나무골테마공원은 개인이 가꿔온 대숲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고 신복진씨가 40여 년 전부터 가꿔왔다. 죽녹원보다도 먼저 일반에 개방됐다. 면적은 9만9000㎡ 정도 된다. 죽녹원이 개장하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그렇게 묻히기에는 무척 아까운 대밭이다.

대나무골테마공원에는 관급자재가 들어가 있지 않다. 그만큼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죽녹원과 달리 호젓한 분위기에서 대숲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소나무 숲도 있어서 죽림욕과 송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영화나 광고 촬영 무대로도 많이 쓰였다. 한여름밤을 서늘하게 해줬던 텔레비전 드라마 <전설의 고향>의 '죽귀'편도 여기서 찍었다. 지금도 대밭 사이에 당시 세트로 쓰였던 흉가가 그대로 남아 있다. 드라마 <여름향기>, 영화 <청풍명월> <흑수선> 등의 무대로도 활용됐다. 잔디운동장과 배구장과 족구장, 야외취사장, 샤워장 등도 갖추고 있다.

인위적 개발 없는 대숲... 운치 있네

담양대나무숲의 대숲 사잇길 풍경. 떨어진 댓잎까지도 치우지 않고 그대로여서 더 정겹다. ⓒ 이돈삼


대숲에서 자라는 죽순. 굵게 나온 죽순은 그대로 커서 굵은 대나무가 된다. ⓒ 이돈삼


담양대나무숲도 개인(최희창씨)이 50여 년 동안 가꿔온 대숲이다. 인위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뒀다. 댓잎이 떨어져도 쓸어버리지 않아 서걱 서걱 발끝으로 댓잎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운치 만점의 대숲이다.

동산 형태의 죽녹원이나 대나무골테마공원과 달리 평지에 조성돼 있다. 면적은 4만㎡ 가량 된다. 드라마 <다모>, 영화 <로스트메모리> 등 30여 편의 배경무대로 나왔다. '대숲에선 휴대폰을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의 배경도 이곳이었다. 대숲에 서면 그 광고의 모델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담양대나무숲은 관광지라기보다는 찻집이다. 대밭 주인이 대숲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댓잎차, 댓잎수제비 등을 취급한다. 대숲은 이 카페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개방하고 있다. 차 한 잔 마시면서 돌아보는 대숲의 운치가 색다르다.

영산강으로 향하는 대숲 데크길. 태목리대숲은 영산강과 어우러져 색다른 풍치를 선사한다. ⓒ 이돈삼


영산강 제방을 따라 조성된 태목리대숲. 제방을 따라 자동차를 타고도 지날 수 있다. ⓒ 이돈삼


태목리대숲은 영산강을 사이에 두고 광주광역시와 경계를 이루는 강변에 있다. 대숲과 함께 강변 제방을 따라 습지와 여울을 함께 볼 수 있다. 면적은 그리 넓지 않다. 본디 대만 빽빽한 대숲이었는데, 대숲 사이로 나무데크를 설치해놨다. 이 데크를 따라 대숲을 돌아볼 수 있다.

다른 대숲과 달리 강바람에 일렁이는 대숲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숲 사이 데크길을 따라가면 영산강과 만난다. 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대숲 전망대도 있다. 강변 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색다른 대숲이다.

한국대나무박물관의 대숲.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을 선사하면서도 품종별 대가 다 심어져 있어 자연학습 장소로도 제격이다. ⓒ 이돈삼


한국대나무박물관의 대숲. 나무데크를 따라 수련이 피어나 있다. ⓒ 이돈삼


한국대나무박물관에도 대숲이 있다. 박물관은 대의 생태를 알아보고 다양한 죽세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품이 2600여 점에 이른다. 방문객이 죽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대숲은 전시관 뒤편에 있다. 여기에 수많은 대 품종이 다 심어져 있다. 죽제품의 원료인 분죽(솜대)과 지름이 큰 맹종죽, 왕대 등 모든 대를 볼 수 있다. 품종마다 이름표도 달고 있다. 품종별 대의 습성과 모양을 알 수 있다.

색다른 볼거리, 죽순

제 철을 맞은 죽순. 우후죽순이라고. 비가 내린 다음엔 죽순이 쑥쑥 자란다. ⓒ 이돈삼


대숲에서 만나는 죽순도 색다른 볼거리다. 이 죽순은 성장 속도가 빠르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하루에 50∼60㎝씩 자란다. 죽순이 어엿한 대로 자라는 기간은 30∼40일. 이후부터는 단단해지기만 한다. 굵게 나온 죽순은 굵은 대로, 가늘게 올라온 죽순은 가느다랗게 커가는 게 생리다.

대숲 여행에서 죽순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죽순회무침에서 죽순된장국까지 다양하다.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가 귀까지 즐겁게 해준다. 관방천변 국수의거리에서 맛보는 댓잎국수도 별미다. 대숲의 청량감만큼이나 먹을거리까지 명품인 남도땅 담양이다.

대숲과 장독대가 어우러져 더 정겹다.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 풍경이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찾아가는 길
•죽녹원(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19)은 담양읍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담양호 방면으로 전남도립대학교 앞에 있다. ☎061-380-2680
•대나무골테마공원(담양군 금성면 비내동길 148)은 담양읍에서 순창 방면으로 금성면 소재지의 석현교를 지나 오른편에 있다. ☎061-383-9291
•담양대나무숲(담양군 대전면 덕진옥산길 60)은 담양읍에서 장성 방면으로 수북면 소재지를 지나 오른편에 있다. ☎061-382-5347
•태목리대숲(담양군 대전면 태목리 656-2)은 호남고속국도 북광주 나들목에서 담양 대치 방면으로 용산교 지나 오른편에 있다. ☎061-381-5238
•한국대나무박물관(담양군 담양읍 죽향문화로 35)은 담양읍 사거리에서 장성 백양사 방면에 자리하고 있다. ☎061-380-2999
#대나무골테마공원 #담양대나무숲 #태목리대숲 #죽녹원 #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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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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