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캄보디아 여성 "위안부는 전 세계 인권의 문제"

등록 2014.07.16 16:20수정 2014.07.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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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에 참석하신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밝은 표정으로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화답해 주셨다. ⓒ 조한빛


지난 9일,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흘러내리던 더운 날씨에도 일본 대사관 앞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여한 사람들로 붐볐다. 5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는 평화비 소녀상 옆에 앉아 일본 정부를 향해 사죄를 요구했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검증, 집단적 자위권 허용과 관련해 평화를 깨트리는 일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일본은 다시 집단자위권 내각 결의를 통해 전쟁국가로 나서고 있다. 이는 침략 전쟁과 군사력 포기를 약속했던 평화헌법 제9조를 폐기하고 과거 침략국가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담화를 부정하려고 했던 일본 정부의 행태에 미국 하원의원들이 강력히 항의하고 있고 세계 각국이 분노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거꾸로 가려 할수록 전쟁범죄가 낱낱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수요집회는 20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지만 일본 대사관의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는 실정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풍문여고의 한 여학생은 닫혀 있는 블라인드가 소통의 단절을 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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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에 참석한 외국인들 나비모양의 피켓을 들고 수요집회에 참석해 진지하게 듣고 있는 외국인들. ⓒ 조한빛


집회 현장에는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 프로그램(EGEP)에 참가 중인 아시아·아프리카 국적의 여성 활동가들도 동참했다. 

캄보디아 여성 로트바티 소반(26)은 자유발언에서 "위안부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인권의 문제다. 국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여성 대표자들의 자유발언이 끝날 때 마다 손을 들어 화답했다.

지금도 콩고,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는 계속되는 전쟁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강간, 폭력, 강제 매춘, 강제 임신과 불임 등을 겪고 있다. 특히 콩고 동부에서는 매일 천 명 이상의 여성들이 강간을 당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슬람 지역 여성들은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리면 사회적 오명과 살해 위협까지 있어 침묵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윤미향 대표는 "우리가 한국정부를 움직여야 하고 전쟁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시민들이 평화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연대를 할수록 잘못된 역사 인식은 바로 잡고 전쟁 피해 여성들이 더 이상 없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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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석한 풍문여고 학생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집회를 함께한 학생들 ⓒ 조한빛


이날 '평화로'에는 풍문여고 200여 명의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집회가 끝나고 학생들은 저마다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우지 못한 역사적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다며,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1992년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진상규명, 공식사죄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일본정부는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전쟁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할머니들의 간절한 외침에도 그들은 아예 귀를 막고 이제는 '집단 자위권'을 허용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앞으로 할머니들은 언제까지 이 외침을 계속해야 하는 것일까.
#수요집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진상규명 #일본 집단적 자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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