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간부, 노사 정상화 요구에 '배 덜 고파 하는 소리'?

케이블방송 부사장 막말 논란... 해당 경영진 "사적 내용일 뿐"

등록 2014.09.26 20:24수정 2014.09.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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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탄압 비판에 휩싸인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한 간부가 SNS에 "배가 덜 고파 하는 소리들이 많다", "앞뒤 안 가리고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이 많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두고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간부의 글은 노사관계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면담요청이 거절된 이후 올라왔다. 씨앤앰 가입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들은 이를 근거로 "가입자들을 무시하는 막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해당 경영진은 "노사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글"이라고 부인했다.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한 간부가 지난 23일과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의 ㄱ부사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나자면 약속을 하고 찾아와야지 약속도 안 하고 찾아와 무작정 만나달라면 만나줘야 할까? 요즘 앞뒤 안 가리고 제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다음날인 24일 수요일에도 "아직 배가 덜 고파서 하는 소리들이 많다"라고 남겼다.

ㄱ부사장의 이같은 글은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서울지역대책위원회'가 22일 경영진 면담 요청을 위해 씨앤앰 본사에 방문했다가 거절당한 다음 날 올라왔다. 대책위 소속인 박재범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노사문제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찾아온 대책위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가입 주민들 무시" - 경영진 "사적 발언"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씨앤앰 본사를 비롯해 먹튀자본 맥쿼리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노동과세계


대책위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씨앤앰 임원들은 가입 주민들이 수차례 공문을 보내며 면담요청을 했는데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외면해 왔다"라며 "이런 가운데 경영진의 페이스북 글 내용까지 알려지면서 지역주민들을 다시 한 번 분노케 했다"라고 전했다. 

대책위는 "씨앤앰 경영진이 가입자들을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 '배가 덜 고픈 사람들'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라며 "망언을 서슴지 않은 ㄱ부사장은 즉각 가입 주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사퇴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ㄱ부사장은 노사문제 해결 요구를 위해 찾아온 시민단체와는 전혀 관련 없는 글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페이스북 글은 연락도 없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올린 것"이라면서 "'배가 덜 고프다'는 글 역시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최근 업계 정책세미나에서 나온 말을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케이블방송 설치와 AS를 담당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희망연대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임금·단체교섭이 결렬된 지난 6월 파업을 벌였다. 씨앤앰·티브로드 협력업체는 이들의 파업 직후 직장폐쇄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노조 조합원인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 109명이 사실상 해고했다.

현재 희망연대노조는 해고자 전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월 8일부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케이블방송 가입 주민들과 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대책위 역시 해고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면서 지난 8월부터 총 세 차례 씨앤앰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 면담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씨앤앰 #케이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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