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에너지시설 견학 간 이장들, 왜 눈총?

충남 예산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시설 놓고 또 논란... "여론 잠재우기용"

등록 2014.10.07 16:15수정 2014.10.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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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 고형연료(SRF)를 사용하는 계획을 세워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시설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내포신도시 충남 예산군(삽교읍 목리) 쪽에 집단에너지시설을 지으려는 사업자측이 지난달 말 삽교 지역의 이장들을 데리고 해외견학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을 향한 지역사회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

집단에너지시설 사업자측에 따르면, 삽교지역 이장 3명과 홍성군 홍북지역 주민 3명, 기자 등을 모집한 뒤 지난 9월 23~28일 6일간의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해 석탄·SRF를 원료로 사용하는 도심지역의 열병합시설과 SRF 생산시설을 견학했다. "지역주민들이 독일의 집단에너지시설을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견학을 마련했다"는 것이 사업자측의 설명이다. 비용은 모두 사업자측이 부담했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주민들이 집단에너지시설의 연료를 SRF에서 청정연료인 LNG로 바꾸라고 요구하는 와중에 이뤄진 이번 해외견학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 석탄과 SRF를 원료로 사용하는 집단에너지시설이 독일의 도심지역에서 수십년째 가동되고 있는 점을 삽교지역 이장들에게 부각시켜 연료변경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또 충남도가 이달 삽교·홍북지역 주민대표 등으로 '집단에너지시설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연료변경 등을 논의하기에 앞서 사업자측이 집단에너지시설의 연료를 LNG로 바꿀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해외견학 이장들도 지탄... "반대 입장엔 변화 없어"

해외견학을 다녀온 삽교지역 이장들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삽교지역의 한 인사는 "삽교읍이장협의회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집단에너지시설 반대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상황에서 마을을 대표하는 이장들이 사업자측에서 제공한 해외견학을 다녀온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목소리가 높다"며 "이장들의 행동이 자칫 사업자측이나 충남도에 집단에너지시설을 찬성하는 것으로 비춰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또 "삽교지역 이장들 가운데 일부는 해외견학을 다녀온 이장들에게 사과까지 요구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견학을 다녀온 한 이장은 이와 관련해 "해외견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지탄을 많이 받았다"면서 "나는 집단에너지시설 반대의사가 분명하다. 다만 선진국에선 어떤 식으로 집단에너지시설이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개인적으로 견학을 간 것이다. 견학을 다녀온 뒤에도 SRF를 원료로 사용하는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시설을 반대하는 입장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집단에너지사업 사업자측 관계자는 "해외견학을 가기 전 삽교지역 이장님들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동참의사가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인 자격으로 견학을 가보겠다고 한 분들만 모시고 가게 됐다"며 "내가 가지 않는다고 남까지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억지가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충남도는 집단에너지시설을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 안에 삽교·홍북지역 주민대표와 전문가, 환경단체, 충남발전연구원, 도 및 예산·홍성군, 사업자, 내포신도시 시행사 관계자로 20여 명 정도의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민관협의회는 앞으로 집단에너지시설 연료변경과 환경문제, 대안마련 등 집단에너지시설 전반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시설 #폐플라스틱 고형연료 #SRF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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