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15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를 방문해 사열하고 있다.
주간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시대에 전작권 전환 노력은 한미연합사의 무엇을 변화시켰는가? 기존의 작전계획, 예컨대 5027-98의 경우에는 한반도 전쟁은 미군이 주도하고 한국군이 지원하는 역할이었다.
한국군의 역할은 미군이 평양의 핵심부로 진입하도록 길을 닦는 일종의 전초병 역할에 국한되었다. 미군은 자신의 대북 진격로에 거대한 화망을 형성하는데, 이는 진격로 주변을 완전히 초토화하는 거대한 화력 터널을 만드는 것과 같다. 특히 평양 등 주요 도시에 대해서는 가로, 세로 1미터 단위까지 분할하여 한 뜸씩 수를 놓듯이 빈틈없이 폭격한다.
그러면 한국군이 진출하여 주변을 정리하는데 평양에 진입하는 것은 미군 몫이고, 우리는 평양 인근 신천읍 부근에서 진출이 제한된다. 한반도 통일은 한미연합군이 아니라 유엔군사령관을 맡는 미군이 주도하게 된다. 한편 전 전선에서 북한 지역에 대한 수백여개의 표적이 이런 식으로 초토화되는데 미국의 랜드연구소가 5027을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사망자 150만 명, 재산피해 6000조 원으로 평가되었다. 이를 다시 연세대 문정인 교수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을 해보니까 사망자 500만 명, 재산피해 7000조 원으로 평가되었다. 이러고도 한반도 통일에 대한 대한민국의 주권은 없다.
'작전계획 수립' 놀라운 능력 발휘한 군, 2009년부터 급격히 붕괴그런데 노무현 시대에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는 개념으로 전환되자 한미의 역할이 바뀌었다. 이제는 한국군이 평양까지 진출하고 미군은 지원 역할만 하는 것으로 개념이 전환되었다. 연합작전계획도 한국군 합동참모본부에서 수립하는 것으로 바뀌어서 2007~2008년 당시 합참 작전본부 합동작전과장 장경석 대령(육사 39기)은 월터 샤프 연합사령관으로부터 "매우 뛰어난 장교"로 극찬을 받기도 했다. 우리가 전쟁과 통일을 주도하겠다는 데 대해 미국도 적극 협력했다.
이 세상에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국가에 어떤 동맹국이 방해하고 나서겠는가? 의외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군사전략과 작전계획 수립에 한국군 장교들은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 예전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던 일을 한국 합참이 수행하게 된 것은 합참 장교들에게 참으로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2009년에 이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다시 연합훈련과 계획 수립을 미군이 맡는 것으로 군사정책의 퇴행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주적 군사정책을 주도했던 당시 합참 작전처장 신원식 준장(육사 36기), 장경석 대령은 진급에서 탈락하여 야전이나 비작전보직으로 좌천되었다. 그 대신 이 무렵에 합동작전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고 전문성도 갖추지 못하였으며, 아예 합참에 근무해 본 경험조차 없는 인사들로 대폭 물갈이가 진행되었다.
이상의 합참의장(육사 30기)을 필두로 작전부장(육사 34기), 작전처장(육사 38기)가 합참 무경험자이고 합동작전과장(육사 41기)은 합참 방위기획과 1년 근무경력이 전부였다. 오직 작전본부장(육사 32기)만 합동작전 근무 경력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을 정도로 합참의 전문성이 급격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검은머리 한국인들이 한국군 발전의 싹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