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5일의 마중>..."내처지와 비슷해 펑펑 울었다"

12월 11일, 인권토론회가 열립니다

등록 2014.12.01 14:11수정 2014.12.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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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된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조양원씨 부인 엄경희씨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여수문예회관에서 열린 '시국토론회' 패널로 나서 1년간 가족대책위로 활동해온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통합진보당 강제해산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주제로 토론회에 5명의 패널이 나섰다. 이 행사를 공동주최한 시민단체는 전남진보연대, 전남시국회의, 6·15공동위원회광주전남본부, 전남교육희망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 광주전남교구, 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공안탄압규탄대책위, 내란음모조작사건가족대책위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가진 전남 1만인 시국선언 제안 300인 기자회견에 이어 오는 10일 전남1만인 시국선언 기자회견도 준비중이다.

"국가보안법, 빨갱이 때려잡는 악법중의 악법"

첫번째 연사로 나선  전북대 송기춘 교수는 "정당해산제도는 소수의 지지정당이 문제가 아니라 정당의 자유가 잘 보장돼 그것이 남용될 때 해결이 주된 목적이다"라면서 "소수정당이 일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해산을 시도할게 아니라 오히려 거대정당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치는데 이용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 것이라면 '대통령선거 관련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나, '선거자금을 모집하는데 트럭을 이용해 돈을 주고받는 행위' 이런 것이 근본적으로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정치행위"라면서 "통합진보당의 해산은 헌법적 판단이 아닌 선거를 통한 국민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내란음모 사건 변호를 맡은 조지훈 변호사는 "2013년 8월 28일 아침 내란음모사건이 생생하다"라면서 "내란이란 압수수색 영장을 보고 현실감이 안 느껴졌지만 나중에 보니 8명 체포동의안과 영장까지 미리 짜여진 언론을 통한 조작이 있었던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박정희 시대는 고문에 의한 조작이었다면 (21세기)2013년은 미디어를 통한 조작이 있었던 거다"면서 "내란음모 터트리고 나니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이 싹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소심에서 지하혁명조직 RO는 없다, 내란음모 무죄 두 가지 실체를 밝히는데 딱 1년이 걸렸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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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여수문예회관에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주제로 시국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심명남


여수지역사회문제연구소 이영일 소장은 "과거 진실화해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국정원의 정치조작사건 6가지 유형은 사법탄압, 정치인탄압, 언론탄압, 노동탄압, 학원탄압, 마지막은 간첩조작사건이었다"면서 "간첩조작사건은 여수와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여순사건이 발생한 그 해 12월 1일 국방경비법은 지금의 국가보안법으로 자단되면서 이법이 이제 빨갱이 때려잡는 악법중의 악법으로 우리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고 탄압하는 악법의 선봉에 서 있는 법이다, 그 부분에 공안사건으로 이뤄진 정치조작 공안사건들이 있어 왔다"라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로 나선 엄경희씨는 구속된 남편과 함께 갇힌 이들의 억울함을 강하게 호소했다.

연사로 나선 그는 "얼마 전 '5일의 마중'이란 영화를 보고 남편이 국정원에 의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남편의 사진을 수첩에 붙이고 다닌다"면서 남편을 비롯해 7명에 씌워진 내란음모는 무죄를 받았지만 내란 선동과 국가보안법으로 아직도 영어의 몸이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해 펑펑 울었다"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이어 "남편의 공소장을 검토해 보니 5.12강연회 때 분반토론회 발언한 것과 또 거기서 부른 노래가 고무찬양으로 되어 있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난 5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이후 '구속자 가족대책위원회'는 가톨릭의 본산지 로마를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러 갔다. 교황 앞에 선 그는 "도와주세요, 한국에서 저희 남편들이 부당하게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저희 남편은 평화운동을 하다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라며 간절히 호소했다(관련기사 " 도와주세요, 제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응답했어요"). 이후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가족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했다.

교황의 말중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박근혜 정권이 노리는 것은 공포"라며 "종북프레임으로 선긋기하고 왕따시켜 서로가 고립되다가 자멸하게 하려는 게 이 정권의 수법이라고 생각된다"면서 "12월 11일 열리는 인권콘서트에 많이 찾아와 달라"라는 당부로 인터뷰를 마쳤다.

"12월 11일 인권콘서트 많이 참여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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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된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조양원씨 부인 엄경희씨가 시국토론회 패널로 나서 1년간 가족대책위로 활동해온 심경을 밝히고 있다. ⓒ 심명남


다음은 지난달 30일 가족대책위 엄경희씨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요즘 가대위는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요.
"엠네스티 양심수 받는 일과 전국 순회하는 내란선동과 당 해산 등과 관련된 토크콘서트에 참여하는 일 등을 하고 있습니다."

- 가대위 활동중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인지요.
"사람들을 만나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던게 힘들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한테는 씩씩하게 보이려고 웃다가도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생각하면 시선이 가장 두려웠어요."

- 가장 억울한 부분은?
"정상적인 나라라면 이 재판은 2심에서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불구속 재판을 해도 되는데도 구속수사를 하는게 가장 속상합니다. 어떤 증거도 없이 프락치의 상상으로 사람들을 가두는게 너무 억울합니다."

- 지난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간 후 변화된 상황이 있다면?
"<오마이뉴스>보도된 후 여러 언론에서도 함께 다뤄지고 많은 사람들이 내란음모가 무죄 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 교황의 메시지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말씀이 제일 생각납니다."

-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근혜 정권이 노리는 것은 공포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들 스스로가 자체검열하고 종북프레임과는 선긋기하고 왕따시켜 서로가 고립되다가 자멸하게 하려는게 이정권의 수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땅의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을 떨쳐내고 어깨동무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그 첫 번째 함께하는 일이 12월 11일 열리는 인권콘서트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많이 알려 주시고 와 주세요."

'내란음모 무죄, 내란선동 유죄'로 강연한 가족대책위 엄경희씨의 글


작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조양원씨의 부인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마련해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5일의 마중>이란 영화를 보았다. 중국문화혁명시기 남편이 홍위병에게 끌려가 수년 동안 못 돌아가 도망치듯 집에 왔으나 딸의 신고로 공안에 의해 잡혀갑니다. 잡혀가는 광경을 목격한 아내는 그 충격으로 뇌 손상을 입습니다. 문화혁명이 끝나고 남편은 다시 돌아오지만 아내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고 남편이 부친 편지 5일 날 돌아간다는 내용만을 믿고 매달 5일 기차역으로 남편을 마중 나갑니다. 그런 아내와 함께 자신을 마중하러 온 남편의 이야기가 <5일의 마중>이란 영화의 줄거립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저는 순간 아직도 국정원에 의해 무슨 일이 또 어떻게 일어날지 몰라 그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그래서 바로 남편의 사진을 찾아 제 수첩에 붙였습니다. 남편의 모습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섭니다.

현재 7분의 구속자들은 고법에서 '내란음모 무죄'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내란 선동과 국가보안법으로 아직도 영어의 몸이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인권위원회에 호소문을 보내기 위해 공소장을 검토해 보니 제 남편은 5.12강연회 때 분반토론회 발언한 것과 또 거기서 부른 노래가 고무찬양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또 민혁당으로 구속되거나 수배·기소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국정원 프락치 이성윤이 제 남편을 국정원에 고발한 내용은 오랫동안 재야운동을 해서 의심스럽다는 이유만으로 가중 처벌되어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심지어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은 6분 발언으로 내란선동으로 5년의 형량을 받았습니다. 내란선동은 국가보안법 7조 1항의 경우 돌연변이입니다. 제 남편은 2009년 민주노동당 성남시당 위원장을 하였습니다. 이시기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가 과열되어 전국의 집값이 하루아침에 몇 천만 원씩 뛰어올랐습니다. 신도시 분당을 끼고 있던 성남은 투기과열의 핵심도시였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이대엽 시장은 성남 구시가지를 재개발지역으로 지정해 세입자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세입자들이 이주과정에서 이주비를 받은 사람은 임대주택을, 임대주택을 받은 사람은 이주비를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고 자신의 권리를 빼앗겨야 했습니다. 이런 분들의 권리를 되찾아 주기 위해 변호사 자문단을 구성해 세입자들의 권리를 찾아주어 아주비와 임대아파트를 모두 받게 해주었습니다. 또 올해는 재판에서 이겨 재개발지역에 사는 세입자는 가구당 1000만원씩의 이주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대한민국의 법 테두리에서 합법적으로 한 활동입니다.

또한 지자체 선거에서 야권대통합으로 3선 이대엽시장을 떨어트리고 야권단일후보 이재명시장을 당선시키는 일을 한 사람입니다. 제 남편뿐 아니라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상호씨는 수원시 사회적 경제지원센타 센타장으로, 한동근 전 수원시당위원장은 수원새날의료생협이사장으로 일하며 공공의 경제적 안정과 시민주치의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입니다. 또 하남의 김근래 부위원장은 문턱 없는 밥상의 대표로 가난한 이들에게 무료급식을 했으며 홍순석 부위원장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국가가 하지 못한 일들을 한 사람들입니다.

현재 대법은 양승택 대법원장 포함 13명이 대법관이 함께 재판해도 전원합의체로 12월중 판결문을 쓴다고 합니다. 아마도 통합진보당을 년 내에 위헌결정을 내리려 한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3명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포함되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2012년 통합진보당 탄압부터 2013년 소위 이석기 의원내란음모사건까지 수구세력은 통합진보당을 탄압하고 고립시켰습니다. 심지어 진보인사들조차 자신들에게 종북딱지의 불똥이 튈까 두려움에 떨며 통합진보당과는 어떻게든지 멀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전교조 탄압과 공무원 연금개악까지 신유신독재정권은 자신들이 모든 국가의 권력을 무력으로 통치하기 위해 어떤 공작이나 조작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저들은 제주 강정 미군기지 강제건설, 밀양이 송전탑 건설강행,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원심무효판결, 세월호 진실은폐 등 곳곳에서 어렵고 가난한 이들을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 고립시키려 합니다. 우리는 이제 각자의 싸움이 아닌 연대의 손을 맞잡고 함께 독재자와 싸워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평화로운 나라, 소수와 다수의 공공성이 존중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12월 11일 서울역에서 인권콘서트를 엽니다. 인권콘서트는 저희 내란 사건관련자들 뿐만이 아닌 제주강정과 밀양의 할머니들, 쌍용차 해고자, 용산참사 피해자, 세월호 가족들까지 모두 함께 연대의 손을 맞잡는 행사를 합니다. 모두 함께 연대해주시기를 바라며 김남주 시인의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국토론회 #통합진보당 해산 #엄경희 #인권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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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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