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이버 공격 계속되지만 원전 피해 없을 것"

질소 누출 근로자 3명 사망에 "깊은 조의"... 사퇴의향엔 "사태 수습 먼저"

등록 2014.12.28 14:29수정 2014.12.29 10:58
0
원고료로 응원
"(사이버) 공격을 받았지만 피해 받은 것은 없다."

원전 자료 유출사건에 대해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 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조 사장은 "국민께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현재도 사이버 공격은 계속되고 있지만 원전은 안전하게 가동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한수원 본사에서 조 사장은 사이버공격 대응 경과 등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전 자료 유출사건에 대해 "크리스마스 2차 공격 예고 등으로 비상근무태세에 돌입하며 일찍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며 "우선 얼마 전 가스 누출사고로 숨진 협력근로자 3분의 안타까운 사망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유족께 진정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사이버공격은 계속되고 있지만 원전 운영에 전혀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23기 중 계획예방정비 원전을 제외한 20기 모든 원전이 이 시간에도 안전하게 전 출력으로 운영 중"이라며 "사이버공격으로 원전 운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원전 제어망은 단독 폐쇄망, 단방향으로 사이버공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또 "사이버공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한수원은 강화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업무행정망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철저히 막아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자들은 업무망 컴퓨터 3대와 인터넷 컴퓨터 1대를 손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공격자들은) 4대 컴퓨터를 손상시킨 것을 제외하고 시도한 것 중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 크리스마스 때 원전을 파괴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아무 문제 없지 않았느냐"며 "구체적 공격 형태나 우리 방어망을 밝히긴 곤란하지만 지금 나온 것을 보면 행정업무를 교란 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사이버 공격자가 5차례에 나눠 공개한 자료에 대해서는 "처음 공격이 시작된 9일 이전에 유출된 자료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즉, 사이버 공격 때는 자료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우리 회사와 협력업체에서 나간 자료도 있으나 인터넷에서 수집한 자료로 판단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며 "그러나 유출된 자료 수준은 원전 운영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유출 시점 및 경로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년 이룬 성과도 있는데..."

이 자리에서 기자들이 "한수원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조 사장은 "금년 이룬 성과도 있는데 모든 게 부정되는 것 같다"며 다소 억울해 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납품 비리, 위조로 인해 질책을 받고 올해는 직원 1만명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울진대타협, 경영실적 흑자 실현 등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며 "또한 사이버공격으로 인한 추가유출, 교란, 발전소 이상을 막아낸 소기의 성과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잘못한 것과 잘한 것은 구분해서 평가해 주면 좋겠다"며 "일부 언론에서 우리가 초보수준으로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또 "불미스러운 일들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는 데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사퇴의향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 사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당연히 져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의 책임은 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사태 수습이 되면 사퇴 의향이 있냐"고 재차 묻자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지나친 확대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최근 원전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계속되면서 운영자인 한수원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자신을 '원전반대그룹'이라고 지칭하는 해커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자들은 원전도면 등 한수원 내부자료를 5차례나 공개했다. 이 공격자들은 25일 크리스마스에 원전을 멈추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원전 공격이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울산 신고리 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질소가스가 누출돼 협력업체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총체적 부실 논란이 일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조석 #울산 신고리 #질소 누출 #한수원 해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습니다
  2. 2 "어버이날 오지 말라고 해야..." 삼중고 시달리는 농민
  3. 3 "김건희 특검하면, 반나절 만에 다 까발려질 것"
  4. 4 새벽 2시, 천막 휩싼 거센 물길... 이제 '거대야당'이 나서라
  5. 5 네이버, 결국 일본에 항복할 운명인가... "한국정부 정말 한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