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알콜을 기억해... 다이어트 어떡하나

[나의 복부비만 탈출기 ⑥]

등록 2015.01.20 16:31수정 2015.01.20 16:3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 늘었다! 100g이라도 감량해야 할 판에 400g이 늘었다. 63.9kg!


체지방 측정기에 찍힌 몸무게를 보며 다이어트에 임하는 나 자신이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체지방도 늘고 근육량은 그대로이다. 400g~500g 정도야 그날 상태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는 무게지만 나에게는 4kg 이상으로 다가왔다. 

다이어트와 함께 시작된 음주 행진

공교롭게도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시기가 지난해 11월 말이니 막 연말로 접어드는 때였다. 각종 회식과 송년모임, 신년모임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시기! 난 평소 먹는 음식량이 적은 데다 술을 접할 기회도 많지 않기에 자신했건만 다이어트를 시작하자마자 시작된 연말 음주 행진은 나를 무장해제 시켰다.

a

연말 회식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가 일 년 중 음주 기회가 가장 많은 연말이었다. ⓒ 김승한

2년 전 아내와 아이들이 내 직장이 있는 울산으로 내려오면서 나는 술과 거리를 두었다. 파견 내려온 본사 직원들이 서울로 올라가고 나만 남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가족이 내려오게 되니 지점 직원들과의 회식도 줄이게 되고 집으로 일찍 들어가게 되었다. 술자리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로 줄었다.

확 달라진 생활에 내 몸이 간절히 알코올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고기 집 근처를 지난다거나 TV에서 한잔하는 장면이라도 나오면 침을 꼴깍 꼴깍 넘기는 일은 종종 있었다.


어쨌든 예전과는 확 달라진 생활패턴에 사무실에서 먹는 저녁식사(빵, 햄버거, 삼각 김밥 등)를 조절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몸을 만들면 쉽게 빠지겠지 생각했었으나 그게 생각처럼 쉽진 않았던 거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주말이면 어김없이 술자리가 잡혔고, 평일에도 하루 이틀은 알코올을 접해야 했다. 나름 술자리에서도 안주는 단백질과 야채 위주로 먹었지만 한두 시간 지나면 문제의 능력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흡수토록 하는 알코올의 그 능력 말이다. 여기에 덧붙여 아내의 타박도 함께 시작되었다. 다이어트 한다며 웬 술이냐고…….

다이어트는 최소 6개월을 바라보며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하며 내 생활에 끼어든 음주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여쭤봤다. 선생님은 크게 개의치 말라 하신다. 한두 달 안에 끝을 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4개월에서 6개월을 꾸준히 가야 한단다. 처음 한두 달에 보통 살이 빠지긴 하지만 대부분은 식사를 적게 하기 때문에 빠지는 것이고 거기에 운동이 가미되지 않으면 이전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제 연말연초도 지나가는 시점이니 다시 한번 식단표와 음주 및 운동량을 체크해 보라신다.

다시 한번 의사선생님이 핵심을 점검해 주신다.

▶ 백미를 비롯한 높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대신 잡곡과 단백질 및 GI 수치가 낮은 음식 위주로 ▶ 알코올은 취하지 않을 정도로 한 달에 한두 번 가량 ▶ 오후 11시 정도에 잠자리에 들고 7시간 정도 충분히 잘 것 ▶ 사무실과 집안에서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자주 움직여 주고 ▶ 하루에 30분 이상 걷기 ▶ 자녀들과 스킨십을 자주 하며 충분히 놀아주고 대화 많이 하기 ▶ 직장과 집 외에 취미생활을 가질 것 등

이런 식으로 최소 6개월 이상을 꾸준히 반복하면, 몸은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니라 자기 체형에 맞게 적당한 체중이 유지되는 몸으로 변한다고 한다. 거기에 덧붙여 가족들과의 잦은 스킨십과 대화로 마음과 정신의 건강을 가지고, 취미 생활을 꾸준히 함으로 생활에 새로운 활력소를 찾아 언제나 긴장감 있는 삶을 찾아가는 것이다.

의사선생님의 말씀 중에 특히 강조하시는 것은 역시 식단표와 적당한 운동 외에 가족 간의 스킨십과 대화, 취미생활이다. 내가 몸무게를 줄이려는 이유는 육체의 건강만이 아니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직장에서 만족할 만한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며,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내게 남아있는 시간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보내기 위함이다.

이쯤에서 나를 점검해 본다

a

친구 아들 돌잔치에서 먹은 쇠고기 과거와는 달리 술자리에서도 지방질보다는 살코기 위주로, 반찬도 야채와 생선을 중심으로 먹게 된다. ⓒ 김승한

식단표, 적당한 운동까지는 괜찮다. 취미생활로는 기타와 하모니카, 피리 등을 어느 수준까지 다룰 줄 안다. 매년 봄 여름 가을 일요일 저녁마다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재능기부 콘서트에서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하며 봉사활동을 한다. 내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익한 시간이다.

십수 년 후 직장에서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에도 이런 봉사시간은 내가 나 됨을 찾아가는 발자취가 되어 내게로 돌아올 것이다.

문제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좀 앞당겨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잦은 음주를 줄이고 가족과 어울리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그나마 요즘엔 아이들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였더니 장난감이나 그림 그리며 노는 시간이 많아졌고, 나와 아들들 간에 스킨십도 늘어나며 자연스레 대화도 많아졌다.

물론 끊임없고 반복된 질문에 좀 힘들긴 하지만 아이들 눈을 똑바로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만큼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 시간만큼은 모든 상념이 사라진다. 내 얼굴을 보고 또박 또박 던지는 아들의 이야기는 가족 간 정서적 공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깨닫는 시간이다. 자, 이제 다시 시작해 보자.
#다이어트 #복부비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감정위원 가슴 벌벌 떨게 만든 전설의 고문서
  2. 2 "김건희 여사 접견 대기자들, 명품백 들고 서 있었다"
  3. 3 유시춘 탈탈 턴 고양지청의 경악할 특활비 오남용 실체
  4. 4 윤 대통령이 자화자찬 한 외교, 실상은 이렇다
  5. 5 그래픽 디자이너 찾습니다... "기본소득당 공고 맞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