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잃은 아빠의 꿈, 3D프린팅으로 실현한다

3D프린팅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 전문가들 '전자 의수' 재능기부

등록 2015.02.11 17:14수정 2015.02.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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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에 잘려나간 두 손, 3D 프린터 재능기부로 되살린다 ⓒ 강신우


지난달 28일, 미국 텍사스주 델라스. '마블 유니버스 라이브(Marvel Universe LINE)' 쇼 행사장소인 '아메리카 에어라인 센터'에서 한 소녀가 미국의 슈퍼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와 함께 전투 자세를 취했다. 소녀의 왼쪽 손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었다.

빨간 색과 파란 색으로 이루어진 스파이더맨 손을 한 아이, 회색의 토르 손을 한 아이.

이 아이들의 손은 코스프레용 장갑이 아니라 '슈퍼 히어로 핸드' 의수(義手)다.

3D 프린팅 재능기부 그룹 E-Nable과 '슈퍼 히어로' 공연 연기자들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새로운 영웅이 필요하다'는 콘셉트로, 3D 프린팅 의수를 만들어 손이 없는 아이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3D 프린팅 의수는 일반 의수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의수 교체주기가 짧은 성장기 장애 아동에게 특히 더 유용하다. 개인의 특징에 따라 사양을 조정하는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9일, 서울 강남의 3D 프린팅 업체 '만드로' 사무실. 국내의 3D 프린팅 전문가들이 전자 의수 재능기부를 하고 있어, 그 제작현장을 오마이TV가 찾아갔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3D 프린팅 전자의수 착용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의 어깨 움직임에 따라 하얀색 플라스틱 의수의 손가락 4개가 함께 움직였다. 의수 제작에 중심 역할을 한 이상호 만드로 대표가 의수 움직임을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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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수를 만들기 위해 3D프린트로 출력한 손가락 마디를 사포로 다듬고 있다. ⓒ 이희훈


플라스틱 등을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어주는 3D 프린팅. 3D 프린터가 손가락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10분.

[이상호 3D 프린팅 업체 '만드로' 대표] "(3D 프린팅 의수의 손가락 부분) 여기에 보면 손가락의 윗 부분, 그리고 중간 마디가 여기고, 이건 결합하는 부분이고."

모서리를 사포로 문지르는 등 가공 작업을 거쳐 의수의 손목과 손가락을 연결한다.

다음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동력을 의수에 전달해주는 전자 회로와 모터 등을 의수와 연결하면, 3D 프린팅 전자 의수가 완성된다.

1차 완성된 의수는 재료비 20여만 원이 들었고, 2주가 걸렸다.

어깨 관절에 센서를 달아 어깨 움직임에 따라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관절뿐 아니라 손목 근육의 움직임을 이용해 손가락을 살짝 쥐거나, 구부리는 등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의수를 보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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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팅 되고 있는 의수의 손가락 마디.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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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업체 만드로 이상호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만드로' 사무실에서 자신이 만든 의수 모형을 들고 답변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이 의수의 주인은 사고로 양 손목을 잃은 한 30대 남성이다. '전자의수 한 쪽 가격이 4000만 원이라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포기가 안 된다'는 그의 글이, 지난달 8일 3D 프린팅 전문가들의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다.

[이상호 3D 프린팅 업체 '만드로' 대표] "그분이 저랑 동갑이었어요. 두 손을 잃은, 그것도 작년에 잃어서 현재 새로운 의수를 찾고 있고 (전자) 의수를 알아보니까 가격이 너무 비싸다, 4000만 원정도 한다고 하니까요, 한 쪽에. 제대로 쓸 수 있는 의수는, 손가락이 다 움직이는. 그래서 (그분은) ' 포기하고 싫은데,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포기가 안된다' 그러면서 도움의 요청을, (이런) 사연을 써서 (인터넷 카페에 올렸죠)."

이 대표 등 3D 프린팅 재능기부에 참여한 사람들의 최종 목표는 의수 사용자가 어린 딸을 함께 레고놀이를 할 수 있도록, 손가락 하나하나가 따로 움직이는 의수를 만드는 것.

[이상호 3D 프린팅 업체 '만드로' 대표] "이제 (3D 프린팅 전자 의수 사용자는) 딸 아이가 하나 있는데, 23개월쯤 됐다고 들었습니다. 손이 없던 사람이 손이 생기고 뭔가를 더 잘 만질 수 있고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결국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줄 거란 말이죠. 일을 더 할 수 있고 혹은 자식을 키우는 데 더 많은 애정을 (담아) 쓸어 담을 수 있고."

전문가들은 3D 프린팅 전자 의수의 활성화를 통해 일반 전자 의수 가격이 낮아질 것이며, 장애인들의 전자의수 구입이 지금보다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호 3D 프린팅 업체 '만드로' 대표] "아마도 전자 의수도 지금은 수천만 원대 가격을 하지만, 그런 (3D 프린팅 전자 의수 판매) 시장이 형성되면, 그런 (근육의 움직임을 의수에 정밀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면 스마트폰 가격만큼 (전자 의수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전반적인 (전자 의수) 가격들이. 그렇다고 하면 누구나 하나쯤 손쉽게 살 수 있는 가격으로 (전자 의수를 가질 수 있겠죠)."

이들은 조만간 2차 의수를 완성해 설 연휴에 전달할 계획이다.

3D 프린팅이라는 신기술과 전문가들의 재능기부가 만나 손을 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3D 프린터'로 새 삶을 출력하다> 다음 뉴스펀딩 시작
 
'3D 프린팅 전자 의수' 재능기부자 이상호 만드로 대표가 11일부터 Daum 뉴스펀딩, <'3D 프린터'로 새 삶을 출력하다>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지체·절단 장애인들을 위한 이 대표의 도전을 응원해 주세요. http://m.newsfund.media.daum.net/project/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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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트로 제작된 의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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