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특이한 해수욕장

보배와 비교할 만한 섬 비진도

등록 2015.03.16 11:38수정 2015.03.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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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통영시 한산면 비진도로 섬 트레킹을 다녀왔다. 비진도(比珍島)는 통영에서 10.5㎞, 한산도에서 3㎞ 남쪽에 위치한다.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두 개의 섬 안섬과 바깥섬이 남북 방향으로 8자를 만들고 그 사이에 은빛모래를 자랑하는 해수욕장이 자리 잡은데다 절벽을 깎아지른 해식애가 발달하여 미인도로 불릴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주민들은 대부분 북쪽 섬에 거주하고 피서객이 많이 찾아오는 비진도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천연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된 팔손이나무 자생지와 동백군락지가 유명하다. 비진도의 지명은 '보배(珍)에 비(比)할만한 섬'이란 뜻에서 유래되었다거나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의 해전에서 승리한 보배로운 곳이라는 설이 있다.


봄을 시샘하듯 찬바람을 동원한 꽃샘추위가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하는 아침이었다. 하필 산행 때마다 회원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달콤이 회장님이 출산 경사로 참석 못하는 날 차가 고장나 길거리에서 한참을 떨었다. 7시 15분, 차량 대체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시내를 돌며 회원들을 태운다.

차안의 분위기가 훈훈해 옆자리의 아내와 함께 앞자리에 앉은 지인 부부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른 후 부회장님의 인사와 석진 산대장님의 트레킹 안내가 이어진다. 공룡나라휴게소와 통영IC를 지난 관광버스가 통영대교를 건너 서쪽 산양일주도로를 달려 11시 20분경 미륵도 최남단인 척포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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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도 척포항에서 비진도 내항으로 ⓒ 변종만


빨간 등대와 예쁜 마을이 반기는 비진도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정기여객선에 올라 40분이면 비진도에 도착하지만 장거리를 오가는 산악회에서 여객선시간에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 양식장에서 잡아온 물고기를 옮겨 담는 모습을 구경하다 오전 11시 30분 소형 어선에 나눠 타고 비진도로 향한다.

척포항에서는 20분 거리라 배가 바닷물을 가르며 달리자 뒤편 언덕위의 클럽이에스통영리조트와 미륵산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의 흰색건물이 점점 작아지면서 비진도 내항의 빨간색 등대와 뒤편의 마을이 예쁜 모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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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항에서 삼거리까지 ⓒ 변종만


배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마을로 들어서며 트레킹이 시작된다.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과 SBS 드라마 '순수의 시대' 촬영지로 최근 관광객이 많아지고 여름철 피서객 대상의 관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지만 작은 위령탑과 좁은 골목길에서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의 비진분교 후문방향이 등산로다. 초봄이지만 바닷바람에서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산길에서 뒤편으로 바라본 바다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언덕을 넘어 양지바른 곳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바닷가가 나오기까지 한참동안은 조망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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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진도해수욕장 주변 풍경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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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진도해수욕장에서 망부석전망대까지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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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전망대 지나 흔들바위까지 ⓒ 변종만


비진도해수욕장은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영 제일의 해변으로 비진도 최고의 풍경을 자랑한다. 또한 해변의 앞뒤가 모두 바다이기 때문에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구조로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은데다 수온이 알맞아 여름철 휴양지로 최적지다.

선유봉에 오르며 망부석전망대와 미인전망대를 지나다 보면 비진도해수욕장과 안섬, 비진도 주변의 섬들이 수시로 내려다 보인다. 마치 외국에 온 것처럼 유난히 깨끗하고 파란색인 비진도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인전망대에서 돌계단을 올라가면 힘껏 밀면 흔들린다는 흔들바위도 있다.

지도에서 비진도 주변을 살펴보면 한산도를 비롯해 추봉도, 용초도, 죽도, 오곡도, 연대도는 물론 매물도와 소매물도, 욕지도와 연화도가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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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봉, 설풍치, 외항마을 지나 척포항으로 ⓒ 변종만


높이 312.5m의 선유봉 전망대에 올라 매물도와 소매물도, 욕지도와 연화도 방향을 바라보고 산길을 내려서면 남서쪽 바닷가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다. 노루여전망대와 설풍치입구를 구경하고 비진암과 동백나무군락지를 지나 외항 선착장으로 간다.

3시 45분 외항을 출항한 소형 어선이 마을 앞 충복도를 지나며 속력을 내자 푸른 바다와 은빛모래가 어우러진 마을풍경이 아스라이 멀어진다. 오후 4시 5분 배가 척포항에 도착하자 관광버스가 일몰이 아름다운 달아공원을 지나며 아침에 왔던 길을 달려 30분 거리의 통영 중앙시장으로 간다.

인생살이가 다 그렇듯 처음 자리에 앉을 때는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삼삼오오 짝을 맞추지만 술잔이 몇 번 오가면 마음 터놓고 같이 어울리는 게 산악회 술자리다. 횟집에서 일행들과 맛있는 회도 많이 먹고 소주잔도 여러 번 주고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5시 50분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려 3시간 30여분 거리의 청주에 무사히 도착했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좌우명대로 생활주변에서 늘 행복을 찾아낸다.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같이 경치가 아름다운 섬을 트레킹하며 행복하게 보낸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비진도 #미인전망대 #비진도해수욕장 #선유봉 #청주행복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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