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캐디 성추행' 박희태 석좌교수 재위촉 철회

여론 역풍 맞고 반나절 만에 결정 번복... "박 전 의장이 사양...행정절차 완료"

등록 2015.03.16 16:44수정 2015.03.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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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전 국회의장. 지난 2012년 2월 13일 오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 남소연


건국대학교가 '캐디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석좌교수로 재위촉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결정을 철회했다.

16일 김호섭 건국대학교 홍보실장은 "박 전 의장이 석좌교수 재위촉을 사양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철회되었으며, 대학에서는 위촉 철회의 행정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예우 차원에서 재위촉...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매우 안타깝다"

김 실장은 "박 전 의장의 오랜 법조 경륜과 업적, 학교발전 공헌 이력, 기존 석좌교수 예우 차원에서 재위촉 했으나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건국대는 지난 2013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좌교수였던 박 전 의장을 지난 1일에 재위촉 해 학내외 반발을 산 바 있다.

건국대학교 총학생회와 각과 학생회장단으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12일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규탄 성명을 게재하고 "(재위촉은) 대학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본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비윤리적 행위이며 1만6천 학우들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학생들은 "건국대학교 학칙에 따르면 석좌교수란 국내외적으로 학문적 연구업적이 탁월하거나 사회 발전에 기여한 자를 교수로 지정하는 제도"라며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최근 '캐디 성추행' 사건으로 도적적·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재임용한다는 것은 제도에 대한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소식이 언론에 본격적으로 보도된 건 지난 15일부터다. 16일 오전 학교 측은 <여성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번 재위촉은 기존 석좌교수에 대한 예우"라며 "사회적 논란 하나로 (이런 대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과는 눈높이 차이가 있다"고 재위촉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반나절만인 이날 오후 3시께 결정을 철회했다.

박 전 의장은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여성 캐디(24)의 가슴과 엉덩이, 허리 등을 강제로 추행해 지난 2월 16일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받았다. 박 전 의장은 법정에서 범행 일체를 전부 인정했지만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박희태 #건국대 #성추행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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