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차별받지 않는다면 동거하고 싶다"

다준다연구소, ‘청년들이 생각하는 동거문화’ 토크쇼 열어

등록 2015.03.21 09:44수정 2015.03.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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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연인에게 동거하자고 제안했어요. 말을 꺼낸 순간 까마득했어요.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요.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만 모든 혜택을 받을 수 있더군요."

다준다연구소(소장 이동학)가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대학교(준) 제1강의실에서 연 '우리들의 동거에 대한 시선' 토크쇼에 참여한 한 패널의 발언이다. 이번 행사는 동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재구성해 보자는 취지로 개최되었다. 20, 30대로 구성된 패널들과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청중 50여 명이 함께 대화하는 형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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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에 참가한 패널들과 청중들 ⓒ 이정혜


이날 토크쇼 참여자들은 동거는 사회의 흐름이며, 이미 많은 청년들이 동거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A(20대, 여성)씨는 "해외 유학을 가면 대부분 동거를 하며, 대학가만 해도 동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20대, 남성)는 "동거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 때문에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많은 이들이 동거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토크쇼에서는 자신과 친구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거 경험이 쏟아졌다. 갑자기 엄마가 들이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칫솔과 소지품을 숨긴 이야기, 부모님이 자주 올라오지 못하게 일부러 비좁은 집을 선택한 사연,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동거를 시작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동거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를 꼽았다. "같이 살면 되지, 굳이 혼인 신고를 할 필요가 있을까?", "애인을 우리 집안에 끌어들여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짐이 된다", "결혼했다 빚쟁이가 되는 게 현실"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청년들은 결혼 제도가 아닌 동거 형태가 차별받는 사회 분위기가 사라질 필요가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동거인에게도 혼인 신고를 해야만 받을 수 있던 사회적 지원이 조금이라도 된다면, 아이가 차별 받지 않는다면, 동거를 하고 싶다", "동거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지원은, 높은 이혼율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논의가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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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중인 참가자들 토크쇼에 참가한 패널들이 청중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 진선미 의원실


토크쇼에 참여한 진선미 의원은 청년들이 지적한 '동거 차별'을 언급했다. 진 의원은 14년간의 열애 끝에 1998년 결혼식을 올렸으나, 현재까지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호주제 폐지 소송을 맡으면서 평등한 가족 관계가 형성될 때까지 혼인신고를 하지 말자고 남자친구와 약속한 것이 현재에 이르렀다.

진 의원은 "소중한 동거인이지만,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다. 아직도 나의 법적 보호자는 어머니"라며, "사회적 다양성과 유동성이 커진 현대사회에서 결혼 제도보다 좀 더 유연한 제도를 도입해,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 시대에 이미 결혼 문화는 변화하고 있다. '생활동반자법'이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 밝혔다.
덧붙이는 글 다준다연구소 홈페이지에 중복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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