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미 테러 고교생' 내 기사가 '다음' 메인에... '깜짝'

[공모 - 거짓말 같은 이야기] '신은미 테러 희화화' 보도 후기

등록 2015.03.26 11:44수정 2015.03.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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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성한 "신은미씨 테러 고교생, 일베에 테러 희화화" 기사가 다음 메인에 올라왔다. ⓒ 다음


"어라? 이게 왜 이렇지?"


여느 때와 같이 다음(daum)에서 내가 송고한 기사 제목을 검색했다. "신은미씨 테러 고교생, 일베에 테러 희화화 글 올려". 기사를 보니 수백 개의 댓글과 추천이 달려 있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알고 봤더니 내가 작성한 기사가 다음 메인에 올라갔던 것이었다. 거짓말 같았다. 나에겐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

사실 기사를 작성하게 된 사연이 있었다. A군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테러 인증 글을 올렸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었다. 기사를 본 나는 A군이 일베에 올린 다른 작성 글을 추적했고, 그 결과 A군이 일베의 모 게시판에 올린 테러 희화화 사진을 발견했다. 이를 확인한 나는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작성해 송고했다.

기사 댓글을 봤다. 댓글을 본 나는 깜짝 놀랐다.

"A군의 XXX를 뜨겠다."

A군을 비난하는 극단적인 댓글이 가득했다. 조금 심하다고 생각했다. A군의 행위는 잘못된 것이지만, 이는 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고 법정에서 다뤄질 문제다. 굳이 A군에게 비난을 가해 스스로 인격을 떨어뜨릴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일베에도 해당 기사가 올라왔다. 그것도 무려 베스트 게시판에. 물론 내용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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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에도 기사와 관련된 글이 올라왔다. ⓒ 일간베스트 저장소


"기레기들 진짜 24시간 일베에서 사냐? ㅋㅋㅋ"
"준승이 개꿀 빠네 ㅋㅋ 애게 인기 글 눌러보면서 낄낄거리다 기삿거리 있으면 기사 쓰고 돈 벌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기레기 개꿀이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게에서 뻘글도 쓰면서 시간 때우다가 떡밥 생기면 돌변해서 기사 올리고."

내가 일베를 24시간, 정기적으로 관찰하며 기사를 쓰고, 일베 아이디까지 있단다. 소설 좀 정도껏 써야지, 그저 웃을 따름이다.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모두 배꼽 잡고 웃었다. 다시 설명하지만, 이 기사는 A군의 테러 인증 기사를 보고 그가 작성한 글을 추적해 보도한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보도는 '특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보도 이후의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기사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는 생각을 가졌다. 보도를 할 때는 신중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덧붙이는 글 '거짓말 같은 이야기' 응모글입니다.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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