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강병재, 4년 만에 고공 농성

9일 새벽 60미터 크레인 올라가 ... "2011년 농성 확약서 이행하라"

등록 2015.04.09 06:52수정 2015.04.0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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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강병재(53) 의장이 4년 만에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강 의장은 9일 새벽 3시 30분경 거제 대우조선해양 N암벽문 옆에 있는 60여 미터 높이 크레인에 올라갔다.

대우조선해양 사내 하청 업체 소속이었던 강병재 의장은 2007년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결성과 선전 등 활동으로 해고됐고, 그 뒤 노동 위원회로부터 부당 해고 판정을 받았다. 해고 2년 만에 돌아왔지만, 강 의장이 소속됐던 사내 하청 업체는 폐업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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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강병재 의장이 9일 새벽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안 60여미터 크레인에 올라가 '88일 고공농성 확약서 이행'을 촉구하며 두번째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사진은 강 의장이 혼자 크레인 위에서 찍은 본인의 모습. ⓒ 강병재


이에 강 의장은 복직을 요구하며 2011년 3월 7일부터 88일간 대우조선 남문 옆 송전선 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다. 당시 강 의장은 "2012년 12월 이내에 대우조선해양 사내 협력 업체로 채용토록 한다"는 확약서를 받은 뒤 농성을 해제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확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는 2012년 11월 22일 확약서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 증명을 대우조선해양 대표 이사와 사내협력사협의회 대표 앞으로 발송하기도 했다.

강 의장이 보낸 내용 증명은 "당시 확약서의 체결 당사자는 저와 대우조선해양사내협력사협의 대표(강장규)로 돼 있으나 이는 형식적인 요식 행위일 뿐 교섭 주체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대우조선해양임을 분명히 한다"는 요지였다.

확약서가 이행되지 않자, 강 의장은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고공 농성 돌입 뒤 강 의장은 전화 통화에서 "아직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았고 혼자 올라왔다, 물을 비롯한 먹을거리를 챙겨오지 못했고, 속옷과 핸드마이크, 밧줄 정도만 갖고 왔다"며 "아직 아래는 조용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복직 확약,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강 의장은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돌입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88일 송전탑 농성 복직 확약 이행하라"는 제목의 글을 보내왔다.

그는 "2011년 88일간 고공 농성 당시, 대우조선노동조합과 금속노조, 민주노총과 긴밀한 협의 속에 2012년 12월 이내에 대우조선해양 사내 협력 업체에(해고 전 수행 업무) 채용한다는 형식의 복직 확약서를 작성하고 고공 농성을 풀었다"며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복직 확약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하청노동조합결성을 위한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아래 하노위) 활동을 이유로 2009년 3월 대우조선해양의 개입에 의한 위장 폐업을 가장한 부당 해고 이후 지금까지 해고 생활 7년 동안 비정규 하청 노동장의 노동 3권 확보와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복직 확약 불이행 시점에는 매일 출·퇴근 투쟁과 이후 매주 목요 집회를 대우조선 각문을 돌아가며 진행했다"며 "하노위의 지속적인 활동 연장선에서, 그리고 88일 송전탑 농성 복직 확약 불이행의 원점에서 88일 송전탑 농성의 완전한 이행이 아니면 죽음을 각오한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사측 관계자는 "강병재씨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사실을 잘 모른다,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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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강병재 의장이 9일 새벽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안 60여미터 크레인에 올라가 '88일 고공농성 확약서 이행'을 촉구하며 두번째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날 아침 강 의장이 크레인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모습. ⓒ 강병재


#강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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