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스런 음식 소나기, 도대체 어떤 음식이기에...

[미식기행] 소고기낙지탕탕이, 가슴이 쿵쾅~ 쿵쾅~

등록 2015.04.11 17:47수정 2015.04.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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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를 한입 맛보고 나면 ‘미식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된다. ⓒ 조찬현


소나기라는 음식이 자못 궁금했다. 그래서 이곳을 다시 찾았다. 여수 학동의 숙회천국이다. 맛돌이는 새로운 음식을 대할 때면 늘 이렇듯 호기심이 일고 가슴이 설렌다. 어느 도시를 가나 그 지역의 향토음식과 다양한 음식이 많지만, 새로운 음식을 보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참을성마저 없어지는 건 아마도 본능일 게다.


소고기 육회와 산낙지 탕탕이 전복회가 한데 어우러진 '소나기'

이곳 식당에서 소나기라 소개한 이미지를 보니 몇 해 전 목포의 한 식당에서 맛봤던 소고기낙지탕탕이가 언뜻 떠오른다. 아마도 그런 비슷한 음식이 아닐까 싶다. 이 새로운 음식은 그 느낌과 색감만으로도 미식가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참고로 소나기는 이곳 주인장이 만든 소고기와 낙지의 합성어이다.

기본 상차림이 군더더기 없이 제법 실속 있다. ⓒ 조찬현


먼저 기본 상차림이다. 이는 황제숙회나 숙회를 먹을 시와 별 다를 바 없다. 막걸리식초와 매실식초를 이용해 만든 해삼물회를 비롯해 방풍나물과 오징어초회 등이 실속 있게 나온다. 참돔머리와 회를 손질하고 남은 자투리를 이용 푹 고와 끓여낸 미역국의 맛도 그 깊이가 남다르다.

여기서 선보이는 숙회란 고기나 생선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 뜨거운 물이나 불을 이용해 살짝 데치거나 익힌 요리다. 우리나라는 몽고인을 통하여 고려 말부터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먹고 있다.

별스런 음식 소나기는 소고기 육회와 산낙지 탕탕이, 전복회가 서로 어우러졌다. 오이채를 접시의 가장자리에 얹어 고명으로 처리했다. 이렇게 멋진 고급 식재료들이 한데 모여서 완전한 소나기가 완성된다.


술안주로 인기인 소나기는 한 접시에 4만 원으로 따뜻한 성질의 소고기육회와 차가운 성질의  전복, 낙지가 한데 잘 어우러진 음식으로 기름장에 먹는다. 소나기 안주에 한잔 술이 곁들여지면 행복함이 온몸을 스르르 파고든다. 고소하고 쫄깃한데다 새로운 맛에 대한 신비로움이 더해진다. '미식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된다.

먹는 재미 한 끼니로 다 해결, 숙회천국의 황제숙회 모듬

육해공이 함께 해 대체로 만족스러운 음식이 황제숙회다. ⓒ 조찬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끼니때가 되면 메뉴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가족이나 일행들이 함께했을 경우에는 분분한 의견 때문에 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줄 만족도 높은 음식은 없는 것일까. 가격대도 합리적이라면 더욱 좋겠다.

이러한 문제를 무난하게 해결해줄 대체로 만족스러운 음식이 황제숙회다. 여행 중에는 착한가격의 음식을 주로 먹는 게 좋겠지만 한두 끼니 정도는 제대로 된 음식도 맛봐야하지 않을까.

육해공 코스요리 전문점인 이곳의 메뉴 황제숙회는 육지에서 나는 식재료와 바다의 해산물, 하늘을 나는 닭요리까지 다 나온다. 이른바 육 해 공이 선보인다. 특히 식사보다 술자리를 해야 할 경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참돔숙회는 생선회의 새로운 경험이다. ⓒ 조찬현


숙회는 활어를 숙성해 토치로 구워낸다. ⓒ 조찬현


숙회는 활어를 숙성해 토치로 구워낸다. 참돔과 농어다. 소고기등심 철판요리와 유린기 닭튀김에 이어 숙회와 샤브샤브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냄비에 닭 한마리가 통째가 들어간 육수에 붕장어와 전복 쇠고기를 데쳐 먹는다. 입이 호강하는 순간이다. 그 이름은 황제숙회 모듬 코스요리다. 2인 7만 원, 3인 9만 원, 4인 10만 원이다. 인원수에 따라 합리적으로 먹을 수 있다.

이곳의 음식은 대체로 식재료 본연의 특성을 잘 살려냈다. 차려낸 음식들이 군더더기 없는데다 제법 실속 있다. 과메기와 숙회는 술안주로 그만이다. 돌자반에 레몬과 소금 간을 한 사랑밥은 허한 뱃속을 채워줘 끼니까지 해결해준다. 묵은지와 잘 어울리는 숙회는 불맛이 살아있는데다 식감도 도드라진다. 이는 생선회의 새로운 경험이다.

돌자반에 레몬과 소금 간을 한 사랑밥은 허한 뱃속을 채워줘 끼니까지 해결해준다. ⓒ 조찬현


차돌박이를 뜨거운 육수에 넣으면 한 송이 꽃처럼 피어난다. ⓒ 조찬현


한입크기로 맛깔난 쇠고기 챱스테이크와 닭 날개 살을 이용한 요리 유린기도 좋은 먹거리다. 황제숙회의 마지막은 아주 특별한 샤브샤브로 이어진다. 닭 한 마리에 소고기 차돌박이, 힘의 원천인 붕장어, 전복, 키조개, 왕새우 까지 맛볼 수 있다.

소의 양지머리뼈 한가운데 붙은 차돌박이를 뜨거운 육수에 넣으면 한 송이 꽃처럼 피어난다. 고소함에 쫄깃함이 너무 좋다. 대한민국 최초의 숙회 전문점인 이곳의 모든 음식은 요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이집의 주인장(40·임성민 셰프)이 직접 챙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네이버블로그 '맛돌이의 내고향 밥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나기 #숙회 #맛돌이 #맛돌이의 내고향 밥상 #숙회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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