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타고 벚꽃 구경, 색다르네요

'벚꽃 연결고리'로 엮어진 세 전철역들

등록 2015.04.12 19:15수정 2015.04.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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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만드는 벚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특히 벚꽃 개화의 절정기인 4월 초는 전국적으로 벚꽃과 관련된 축제가 열릴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경남 창원의 진해군항제와 서울의 여의도 벚꽃축제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벚꽃 명소들은 그 인기를 증명하는 듯이 4월초만 되면 나들이, 여행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아 많은 사람을 끌어 모은다.


그런데 그런 명소를 우리가 운송수단으로만 생각해왔던 전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금천구와 안양시 만안구 일대를 지나는 1호선(경부선). 그 노선에 속해 있는 세 전철역은 '벚꽃역'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벚꽃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역에서 나오지 않아도 승강장에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역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색다른 벚꽃의 설렘을 주는 역은 과연 무엇일까. 독산역과 금천구청역, 석수역이 그 주인공이다.

분홍빛 벚꽃과 녹색 버스와의 조화 '독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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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 옆 벚꽃과 녹색버스 독산역 천안방면 승강장 바로 옆에 벽너머로 벚꽃나무와 녹색버스가 보인다. ⓒ 문제헌


서울 도심에서 1호선을 타고 경인선과 경부선이 갈라지는 구로역을 지나면 얼마 안 가 독산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방송이 흘러나올 때 옆 창가에는 벚꽃역에 도착한다는 것을 예고하는지 선로를 따라 줄지어있는 벚꽃행렬이 펼쳐지는데 이때부터 만족하기엔 이르다. 독산역 승강장 옆엔 더욱 화려한 벚꽃 행렬이 이용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산역 천안 방면 승강장에서는 어느 위치에서든지 작은 벽너머로 벚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람에 날려 승강장 바닥에 떨어진 꽃잎들이 벚꽃나무가 바로 옆에 있음을 증명한다. 벽 너머에서는 작은 2차선 도로로 녹색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인근에 마을버스 차고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색을 가진 녹색버스가 분홍빛 벚꽃과 자연스럽게 조화가 되는 순간이다.

어디로 나가든 벚꽃 '금천구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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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나가든 벚꽃 금천구청역에서는 어디로 나가고 벚꽃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 왼쪽은 금천구청 방향, 오른쪽은 안양천 방향 ⓒ 문제헌


독산역에서 한 정거장을 이동하며 두 번째 주인공 금천구청역에 도착하게 된다. 금천구청역은 비록 먼저 보았던 독산역과는 다르게 승강장에서 벚꽃을 즐기긴 어렵지만 이 역은 출구를 나와야 의미를 알 수 있다. 어느 방향 출구로 나갈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어디로 나가도 벚꽃이 우리를 반겨주기 때문이다.

금천구청 방향으로 나오면 길가에 길게 펼쳐진 벚꽃나무들을 보게 된다. 그 반대인 안양천 방향으로 나오면 다리 넘어 펼쳐진 벚꽃들을 볼 수 있다. 금천구청 방향은 독산역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안양천 방향은 공원 느낌이 물씬 든다. 그래서인지 나들이를 하러 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승강장 속에 숨겨진 명소 '석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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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기다리는 중에 벚꽃 구경 열차를 기다리는 한 승객이 앞에 있는 벚꽃을 찍고 있다. 석수역은 선로 옆에 벚꽃이 있어 조금 특별한 느낌을 준다 ⓒ 문제헌


독산역과 금천구청역 일대는 안양천이나 벚꽃십리길로 간간히 알려져 있던 벚꽃 명소이지만 석수역은 언급된 적이 드물었다. 그러나 석수역의 벚꽃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선로 바로 옆에 벚꽃이 있어 더욱 특별한 느낌을 선사한다.

석수역 벚꽃은 서울방면 승강장에서 계단 입구부터 중간쯤까지 만개해 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아서 그런지 반대편 승강장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다. 또한 열차를 타는 방향에 벚꽃이 있어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에 자연스레 벚꽃을 보게 된다. 급행열차가 고속으로 통과할 때 날리는 꽃잎은 덤이다. 이러한 풍경에 열차타기에 급급한 사람도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바쁜 일상에 잠깐의 여유를 주는 셈이다.

수도권에서 벚꽃구경을 하러 어디를 가냐고 하면 대부분 여의도공원을 지목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파와 생각보다 적은 벚꽃에 실망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세 역들은 어쩌면 안성맞춤이다. 주말에 방문했을 때도 인파가 많지 않았고 서울에 있어 접근성도 좋으며 벚꽃이 풍성하게 만개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산역과 석수역은 평일에 통근할 때 잠시 내려 다음열차를 기다리기만 해도 승강장에서 벚꽃을 즐길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딱 맞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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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 여유를 주는 벚꽃 전철역에 있는 벚꽃이 열차 타기에 바쁜 사람들에게도 여유를 주고 있다. ⓒ 문제헌


#벚꽃 #벚꽃명소 #전철 #1호선 #수도권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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