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시청 공무원들 '무상급식 펼침막' 철거 논란

학교나 아파트 울타리에 내걸린 것 철거... 시청 "불법" vs. 학부모 "학교 소관"

등록 2015.04.16 18:35수정 2015.04.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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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재실시를 요구하는 펼침막이 학교와 아파트 외벽이나 울타리에 내걸리고 있는데, 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철거하거나 시도해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에 따르면, 지역 곳곳에서 공무원들이 '무상급식 펼침막'을 철거하거나 시도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급식 펼침막은 학교 학부모회나 학부모모임, 교육공동체 등의 이름으로 걸어 놓았으며, 또 아파트 학부모모임도 같은 펼침막을 걸고 있다. 펼침막은 학교 건물 외벽이나 담벼락, 울타리뿐만 아니라 아파트 울타리에 주로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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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소재 삼성아파트 울타리에 무상급식 재실시를 요구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었는데, 최근 사천시청 공무원들이 철거를 시도해 학부모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 박남희


펼침막은 주로 "경남만 무상급식 0원, 급식도 교육이다, 의무급식 계속하라"거나 "똑같이 세금 내고 경남의 아이들만 유상급식", "우리 아이들의 밥그릇을 지켜주세요" 등의 내용이다.

거제시청 공무원들은 15일 거제 아주동 소재 내곡초등학교 담벼락에 걸려 있던 펼침막 2개를 철거했다. 아주동주민센터 담당자는 "민원이 있어 거제시 도시과에 문의해 지시를 받고 철거했다, 허가를 받지 않고 지정 게시대가 아닌 곳에 설치하면 불법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펼침막은 학교 담벼락에 붙어 있어 거제시청이 아닌 학교 소관이라 할 수 있다. 한 학부모는 "펼침막은 학교 담벼락에 걸어 놓았고, 그러면 학교 소관 아니냐"며 "그런데 시청이 나서서 철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천에서도 공무원들이 펼침막 철거를 시도했다. 사천 삼성아파트 학부모모임은 울타리에 펼침막을 걸어 놓았는데, 공무원들이 트럭을 끌고 와 철거를 시도해 학부모들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철거는 하지 않았다.


학부모 박남희(사천)씨는 "학부모들이 펼침막을 내걸 때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한테도 말해 허락을 맡았다"며 "그리고 지금 관변단체에서 'KAI 차세대 전투기' 관련한 펼침막이 곳곳에 그것도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걸려 있지만 그대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무상급식은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올해부터 지원 예산을 끊어 지난 4월 1일부터 중단되었다. 이에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지키기를 위해 펼침막을 내걸기도 하고 1인시위를 벌이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경남도교육청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는 뜻으로, 16일 55개 학교 756명 학생이 학교 급식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학생 590명은 도시락 지참했고, 79명은 가정식을 했다.

통영지역 9개 초등학교 87명은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등교하지 않으면서 개별 현장체험 학습을 했다. 사천 삼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도시락 지참하기로 했는데 16일 전교생 565명 가운데 354명이 참여했다. 또 합천 가회초, 가회중, 대양초, 삼가초교 학생들은 현장체험학습하거나 도시락 지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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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반송초등학교 울타리에 무상급식을 바라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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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소재 삼성아파트 울타리에 무상급식 재실시를 요구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 박남희



○ 편집ㅣ최은경 기자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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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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