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교육감, 시민감사관에 전직 의원 등 7명 위촉

경기교육청에서 시행 "불법 관행 근절했으면..."

등록 2015.06.01 16:31수정 2015.06.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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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감사관 위촉장 수여식. 왼쪽부터 송병춘. 김혜숙. 최순영 시민감사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황인성.배외숙.고상만.안태원 시민감사관 ⓒ 황명래


"학부모 눈으로 열심히 감사해서 경기도교육청을 청렴도 꼴찌에서 탈출시키겠다." (배외숙 시민감사관, 안양 참교육학부모회 지회장)
"진실을 바로잡아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 하고, 깨끗한 교육 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
(고상만 시민감사관, 전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

경기도교육청이 청렴·투명성 강화를 위해 도입한 시민감사관제도를 6월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재정 교육감은 1일 오후 2시 자신의 집무실에서 시민감사관에게 위촉장을 주며 "음주운전 관련 징계안 결재하면서 답답한 마음 들었다, 시민감사관 제도 잘 운용해서, 몰라서 아니면 알면서도 관행적으로 저지르는 불법 행위를 근절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시민감사관은 상시 근무자 1명을 포함,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상시 근무자는 시간 선택제 공무원이고 나머지는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비상시 근무자다. 장학사 1명과 행정직 2명, 팀장급 사무관 1명이 이들을 돕게 된다. 명단은 다음과 같다.

▲안태원 (상시 근무자, 전 한국투명성기구 상임이사)
▲황인성 (수원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송병춘 (변호사, 전 서울특별시 감사관)
▲배외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안양지회장)
▲김혜숙 (안산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사무국장)
▲고상만 (전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

일반시민을 감사현장에 직접 투입하는 획기적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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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외숙 시민감사관한테 이재정 교육감이 위촉장을 주고 있다. ⓒ 황명래


시민감사관제도는 경기도교육청이 부정부패를 예방하고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다. 전문 감사요원이 아닌 일반 시민을 감사현장에 직접 투입하는 매우 획기적인 사업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사업과 함께 감사결과를 매월 공개하는 '함께하는 청렴 편지'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말부터 교육지원청과 공·사립학교를 대상으로 ▲ 운동부 ▲ 방과 후 학교 ▲ 사학 ▲ 기간제 교원 ▲ 계약 등 '5대 부패 취약분야 특정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6월까지 진행한 다음 8월께 종합개선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처럼 강도 높은 부정부패 예방 대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난해 청렴도 평가 '꼴찌'라는 불명예가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벌인 2014년 청렴도 평가에서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17위를 기록했다.

김거성 감사관 "봐주지 않을까 하는 의혹 없애는 데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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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만 시민감사관이 이재정 교육감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있다. ⓒ 황명래


이들의 권한을 보면 시민감사관이 단순 명예직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들은 감사와 관련한 자료 열람과 관련인 진술, 의견청취를 할 수 있으며, 불합리한 제도에 대한 시정, 부당한 업무 처리자에 대한 징계도 요구할 수 있다. 

이들의 건의와 시정·징계요구가 무시당할 것에 대비해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청 소속 기관이 시민감사관의 건의와 시정요구에 대한 조치를 한 후 이행결과까지 회신하도록 못 박았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시민감사관이 주로 할 일은 투명성이 요구되는 주요사업과 부패 취약분야, 조직 내 갈등 요인, 교육청 간부 연루 사안에 대한 조사와 감사 등이다. 또한, 공익제보나 부패 관련 민원, 교육감이 요청하는 사안에 대한 감사와 조사도 진행한다.

특히, 감사대상이 교육청 간부일 경우에 이들의 활동이 빛날 것이라 김거성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은 내다보고 있다.

김 감사관은 위촉장 수여 전인 1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공무원이 감사하면 공정하게 했어도 '봐 주지 않을까'하는 의혹이 생길 수 있다"며 "이제 더이상 '제 식구 감싸기나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고, 이것이 시민감사관제도의 근본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시민감사관 활동을 진행해서 감사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시민감사관 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연수 및 워크숍을 연 2회 진행한다. 연수에서, 행동강령과 감사기법, 감사시행 요령 등에 관한 교육을 할 계획이다. 오는 4~5일 이들의 감사 역량을 강화하는 첫 교육을 파주에 있는 '율곡 연수원'에서 진행한다.

[관련기사]
경기교육청의 시민감사관 실험... '완장' 부작용 없을까?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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