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심 귀가서비스, 직접 이용해보니...

실제 사용 여성은 긍정반응... 하지만 서비스 홍보 강화는 과제

등록 2015.06.14 15:59수정 2015.06.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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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원구 화랑대역 옆 골목에서 여성안심귀가서비스 스카우트가 한 여성을 데려다주고 있다. ⓒ 임유림


올해 3년 차로 접어드는 '서울시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는 여성가족부와 서울시가 협력해 '여성의 안심귀가'와 '안전 취약지 순찰'을 목적으로 시행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스카우트 선발시 60% 이상을 여성의무 채용을 원칙(서대문구의 경우 전원 여성으로 채용)으로 한다. 올해의 경우 총 420명을 선발했으며, 그중 85% 이상인 361명이 여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귀가지원 10만2139건, 순찰 10만3830건, 계도 6만8091건의 활동실적을 올렸다.

서울시는 '여성안심특별시'라는 슬로건 아래 여성 안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도 그중 하나다. 스카우트 제도는 '시민의 삶과 생명(안전)'을 우선시 하는 사람 중심을 정책기조로 내세워 '안전한, 따뜻한, 숨 쉬는 도시 서울'을 만들고자 2013년부터 시행됐다. 이를 통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여성에게 적합한 신규 일자리도 만들어내기 때문에 '서울형 뉴딜일자리' 정책의 일부이기도 하다.

인지도 낮은 '안심귀가 스카우트'

최근 발생한 여러 안전 사고로 시민들은 안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카우트 제도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만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이 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봤다.

첫째, 제도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못하는 시민들이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우리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10~50대 여성 107명을 대상으로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네이버 폼(Form)으로 진행됐으며 설문 기간은 지난 5월 12일부터 21일까지였다.

조사에 의하면, 설문조사를 통해 이 제도를 처음 알게된 시민들은 48%에 이른다. 이에 제도를 알고 있으나, 정보가 부족하여 사용하지 못한 시민들이 18%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는 스카우트 제도를 확대해 이용이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으나 이에 비해 제도 홍보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요즘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온라인 홍보로 이 제도를 접하는 여성들은 30%이다. 하지만 제공된 정보 부족으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다수였다. 이러한 답변을 통해 홍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시민들이 포털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자 하는데,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란 명칭을 검색해도 홈페이지와 같은 명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개인 블로그나 카페의 글을 통해 정보를 얻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둘째, 제도는 알고는 있으나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이다. 2013년도 경찰범죄통계에 의하면,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시간대는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이며 이때 발생하는 범죄 건수는 총계의 17.7%이다.

이에 스카우트 서비스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로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 안에 포함되어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운영 시간을 보았을 때 세 시간은 다소 짧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시민들의 편리한 귀가를 위해한 서울시 심야전용 '올빼미 버스' 제도는 주말에도 진행되고 있는 반면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는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만 이용할 수 있다.

'불금', '불토'와 같은 주말,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음주 문화로 귀가가 늦어지는 여성들 대다수이지만, 운영시간이 주중으로 제한되어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된다. 안전은 공휴일과 평일 가리지 않고 관리해야 하는 사안이기에 서비스시행 시간과 요일을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시민들의 반응과는 달리 서비스를 이용한 한 시민의 긍정적 반응을 들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서비스가 있는지 몰랐고 친구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됐어요. 정말 안전할까라고 생각했었는데, 노란 조끼와 주의봉을 지닌 스카우트 분들의 든든한 모습을 보고 안심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매우 친절하셔서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려고요."(김다슬씨, 22세)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체험을 한다면 이 제도에 대해 충분히 호의적인 입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래서 여성안심귀가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행해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서울시민으로서 스카우트를 체험하기 위해 동행 서비스를 신청했다. 총 세 번 서비스를 체험했으며 이중 두 번은 단순 체험으로, 지난 5월 18일에는 스카우트 대원을 인터뷰하면서 체험해봤다.

부담 없이 서비스 신청해주길 바라는 대원들

사전에 인터뷰 요청을 드리고 여성안심귀가서비스 신청 절차에 따라 접수된 장소인 화랑대역에서 두 명의 대원을 만났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노란 조끼와 모자를 착용하시고 한 손에는 주의봉을 들고 있었다. 우리는 스카우트 대원들의 동행 서비스를 받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25살 대학생 딸이 있어요. 늦게 귀가하는 딸을 보면서 노원구에 있는 딸들의 안전귀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지리를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해당 구에 살고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선발해요. 신체는 건강해야 하고 범죄경력이 없어야 지원할 수 있어요. 합격하고 나면 구청에서 스카우트 교육을 받고 동행시 유의할 점들을 배웁니다."(스카우트 임OO씨)

안전을 위한 서비스답게 선발하는 기준은 명확했다. 서비스 신청자가 걱정할 것들을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동행 할 때 적절한 서비스 제공방법을 배우며 그대로 이행한다고 했다. 시민들을 배려하는 서비스임은 확실하지만 같은 서울시민인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과 건강이 우려되었다.

"꽤 늦은 시간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많이 걱정하는데 파트너와 늘 함께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새벽 1시에 서비스를 끝내면 지구대에 주차해 놓은 자가용이나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죠. 파트너도 같은 동네에 살아서 함께 귀가합니다."(스카우트 임OO씨)

파트너는 거주지가 비슷한 사람으로 선정된다고 한다. 자가용이 없는 경우 거주지에 따라 걸어가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런 구조에 불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근무시간과 환경도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서울시에서는 홍보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서비스가 시행 된지 2-3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차 홍보가 확대 될 것이라 생각해요. 시에서 시행하는 홍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서비스를 이용해본 여성들이 주변에 널리 알려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홍보가 되겠지요."(스카우트 임OO씨)

이들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스카우트 제도에 대해 의심하거나 걱정하는 여성들의 인식개선이 이뤄지는 것이다. 스카우트들은 더 많은 여성들이 부담 없이 서비스를 신청해 주기를 기대한다.

지난 3년의 이용실적을 보았을 때, 통계상 인지도와 서비스 이용의 횟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담당기관과 스카우트들은 포스터 배부, 현장 홍보, 보도 기사 배포 등을 통해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들이 체감하는 홍보효과는 미미하였다. 더구나 서비스를 알고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음을 이유로 '신청방법을 알지 못해서'가 11%,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이 19%에 이른다. 또한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되면 향후 이용할 의향이 있는 여성들이 107명 중 85명으로 높은 이용 의사를 보였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체험해본 결과, '여성의 안전귀가'와 '안전 취약지 순찰'이라는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제도라고 판단했다. 위에 언급한 사안들을 개선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서비스 이용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여성안심귀가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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