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박근혜 번역기' 차단... "각하, 좀 대국적으로"

[이슈] 풍자 계정, 국민소통채널에 '접근금지' 당해... 누리꾼들 '불통' 비판

등록 2015.06.26 12:48수정 2015.06.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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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풍자 계정인 '박근혜 번역기'가 청와대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부터 '차단'돼 논란이다. ⓒ 박근혜번역기 캡처


청와대 공식 트위터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계정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실시간 소통으로 국민과 공감의 폭을 더 크게 넓히겠다던 운영 취지와 다르게 특정 계정의 접근 자체를 막아버린 것이다. 누리꾼 사이에선 이를 두고 '불통'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트위터 '박근혜 번역기' 운영자는 청와대 공식 계정(@bluehousekorea)에 "청와대 트위터 관리자님, 차단 풀어주세요ㅜㅜ"라는 멘션을 보냈다. 첨부한 이미지 캡처 파일에는 청와대 공식 계정을 검색한 화면 위로 '해당 계정 사용자의 요청으로 팔로우가 차단되었습니다'라는 알림창이 떠있었다.

번역기 운영자, "팔로우만 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차단"

최근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박근혜 번역기'는 박 대통령 특유의 화법을 풍자하는 곳이다.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처음 등장했으며, 박 대통령의 공식 석상 발언 중 '횡설수설'에 가까운 말을 재치 있게 번역한다. 현재까지 4만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큰 호응을 얻어 지난 16일에는 트위터 계정도 열었다.

운영자 김지명(30)씨는 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누군가 청와대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번역해달라고 요청해 팔로우 목록에서 청와대를 찾던 중에 차단된 사실을 알았다"며 "맞팔 사이였던 청와대가 목록에서 사라져 있었고, 다시 찾아 팔로우를 누르니 차단됐다는 알림이 떴다"고 전했다.

트위터에서 누군가에게 '차단'이 되면 해당 이용자는 상대방의 게시 글을 볼 수 없고, 메시지도 보낼 수 없다. 운영자 김씨는 "만약 연예인 계정에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멘션을 보냈다면 차단되는 게 당연하지만, 나는 단순히 팔로우만 해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황당해했다. 

누리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김씨가 박근혜 번역기 페이스북에 차단 소식을 알린 게시글 아래에는 3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불통의 아이콘"(김**), "제4공화국이 부활했다"(김**), "어디 가서 국민과 소통하겠단 말 하지라마"(강**)라고 성토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각하! 트윗을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라고 비꼬았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오전 '박근혜 번역기' 계정이 차단된 이유를 듣기 위해 청와대 대변인실에 여러차례 공식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청와대 공식 트위터에도 차단 이유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결과는 같았다.

한편, 청와대는 홈페이지 '국민소통광장' 코너에 각종 SNS 공식 계정을 소개하며 "국민 여러분과 소통과 공감 폭을 더 크게 넓히는 '열린 청와대'가 되겠습니다"라고 안내했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

#박근혜 번역기 #청와대 #트위터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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