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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황명래
☞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기사 보기)
- 취임 1주년입니다. 소감을 말씀하신다면?
"지난 1년 동안 주민 직선 교육감으로 경기도 안에서 교육 자치와 교육 자율을 어떻게 세우느냐를 가지고 씨름을 했습니다. 저는 자치에서 학생 자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자치의 결과가 '9시 등교'인 거죠. 학생들이 요구하고 의결해서 자율적으로 내놓은 것을 교육청이 받아서 이행했다는 것, 저는 그것을 학생중심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와서 보니 학교가 학생중심이 아니에요. 모든 것이 학교 중심, 교장 중심, 교사 중심, 교육부 중심, 교육청 중심으로 학생은 없는 거예요. 학생은 언제나 하나의 대상이고 그저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죠. 학생 뜻에 의해서 뭔가가 이뤄지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학생중심이어야 한다는 게 하나고, 두 번째는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교육청은 기획·정책·평가만 하고 집행은 전부 현장에서 하자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대한 자율적 행정을 더 강화하려는 것이 지난 1년 동안의 경험에서 얻은 방향입니다."
-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네,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고 대단히 엄정한 장벽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옳은 길이라고 보고 자율과 자치에 방점을 찍고 2년 차를 하는 거죠."
'꿈의 학교' 띄운 경기도,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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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황명래
- '꿈의 학교'를 추진하고 있는데, 예정보다 더디 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상당히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7월 초인데 지난 달부터 개교를 시작하고 있거든요. 신청한 397개 가운데 51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했습니다. 지역별, 분야별 고려를 해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선정했어요. 꿈의 학교 운영위원장이 박재동 교수입니다."
박재동 교수는 경기교육청에 강연을 하러 왔다가 꿈의 학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는 게 이 교육감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학교가 싫어서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들에게 학교를 직접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단다. 학생이 교장이 되고, 교사가 되고, 학생도 되는 학교를 만든다면 그건 결국 이 교육감이 추진하는 '꿈의 학교'를 실현하는 게 된다.
"그런 생각이 좋아서 꿈의 학교 전체 대표로 모셨죠."
- 취임 1주년을 맞이해서 진보 시민사회단체에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교육감의 소통 부족을 가장 크게 문제 삼았는데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여기서 1년을 지내보니 모든 사람이 저를 만나고 싶어합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 학부모, 학생.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래도 부족한 건 사실이죠. (경기도는) 너무 넓고 너무 크고. 자동차에서 보낸 시간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게 다녀도 역시 부족한 거죠. 소통의 방법을 어떻게 할 거냐가 가장 중요한 화두입니다."
이 교육감은 말했다. 비정규직 노조를 네 번 만났고, 교총 두 번 만났고, 전교조와 정책간담회 세 번 했다고. 학교를 찾아다니고 학부모들을 네 개 권역으로 나눠 토크쇼 형식으로 만났다. 교장들과 자리를 마련했고, 31개 시·군을 다니면서 시장, 군수,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들을 포함해서 지역민들을 만났다. 다양한 직종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소통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인터넷 방송국을 만들자 하고 있습니다. 단,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죠."
이 교육감은 '꿈의 학교'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꿈의 학교 개교식에서 축사를 해야 하는데 제가 직접 갈 수 없었어요. 동영상을 찍어서 보여주자고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했어요. 그건 일방적인 거니까 현장의 아이들과 화상통화를 하자고 했어요. 내가 직접 가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직접 얘기를 할 수 있으니까. 이제까지 그렇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휴대전화로 하니까 얼굴이 너무 크게 나와서 안 되겠더라고요. 그 다음에는 셀카봉으로 멀리 떨어뜨려놓고 하니까 괜찮았죠. 안정감 있게 하려고 집에서 했는데, 이제는 길을 가다가도 차를 타고 가다가도 해보려고 합니다. 생동감 있게 학생들과 소통할 생각입니다. 역시 소통은 쌍방향이죠."
"메르스 사태가, 경기도 교육에 남긴 것은..."
- 1학기에 수업에 들어가셨습니다. 2학기에도 계속하나요?
"학교에 가면 아이들을 만나야 하는데 만나게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수업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비록 한 반의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을 만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어려움을 갖고 있는지 조금씩 유추할 수 있어서 참 소중했어요. 2학기에도 가능하면 시간을 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고등학교에 가서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1학기에 이 교육감은 7개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선생님들과 간담회를 했다. 학생들과 교사를 같이 만날 수 있어 재미있고 좋았다는 게 이 교육감의 수업 참여 소감이다.
- 메르스 사태 때 교육청의 대처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메르스에 대해서는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처방하고 진행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6월 1일 이전까지는 체육관광과에서 관리하다가 6월 1일, 전체 간부회의에서 비상대책본부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2일부터 휴업에 들어가기 시작했죠. 휴업을 해야 아이들이 긴장감을 가지고 메르스가 어떤 병인지, 어떻게 전염이 되는지, 증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자, 그게 메르스 대책의 가장 중요한 대처방법이었던 거죠."
또한 이 교육감은 각 학교에 보건교사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제가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전염병 교육과 건강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것이 일상적이 돼야 하지, 한 번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거죠. 학생들은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감염병에 대한 수칙과 매뉴얼을 몸으로 체득하게 만들어내야 하죠. 보건교사에게 일상적으로 그런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커지겠지요."
문제는 보건교사를 정규직으로 배치하는 건데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보건교사가 760명이 부족하다. 260개는 아예 보건교사가 없다. 학교 규모가 작아서 두 학교를 순회하는 보건교사가 있는 학교도 있다. 370개교는 기간제 교사를 배치했는데, 이들을 정규직으로 바꿔야한다는 게 이 교육감의 지적이다.
"수능을 위한 교육? 그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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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황명래
- 학부모들이 학교를 서열화하는 일제교사를 없앨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교육감께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일제고사 폐지를 강력하게 추진할 생각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줄 세우기 하는 것은 반교육이죠. 교육은 줄 세우기를 하는 게 목적이 아니잖아요. 자기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자신감을 갖고 자기를 계발해나가는 게 교육이지, 애들을 비교해서 등수를 매기는 건 아닌 거죠. 저는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육감은 일제고사와 함께 수능 역시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국가가 (학생) 전체의 순위를 매기는 국가관리 시험은 없어져야 하는 거죠. 전 세계에서도 국가가 관리하는 시험들이 실패한 예, 규모에 비해서 실제로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 이런 연구사례가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건 없애야 한다는 거죠. 더군다나 수능시험이 끝나면 고등학교 과정이 끝나는 것처럼 되는데, 교육의 시작과 목표가 아예 수능으로 규정되는 건 교육을 황폐하게 만드는 원흉입니다. 그래서 없애야 된다고 주장하는 거죠."
- 수능 폐지와 일제고사 폐지에 대한 교육감의 철학이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관리자들이 문제라는 지적인데,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게 저의 과제입니다. 임용제도부터 승진제도까지 전반적인 손질을 할 겁니다. 첫 번째가 교육장 공모제죠. 이번에 개방공모를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권리지만 제가 포기하고 공모를 해서 뽑자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교육장이) 정년 직전의 사람이 되는 겁니다. 이걸 깨자, 그래서 이번에 공모제를 실시하는 겁니다. 2년 차 중점사업으로 추진해 갈 겁니다."
"여름엔 반바지 입고... 여학생들도 바지 입고"
- 학생들 의견도 수렴했습니다. 학생들은 교육감께서 교복자율화를 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해 합니다. 자율화가 안 되면 여학생들은 바지도 입게 해달라, 여름에는 더우니 반바지도 입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합니다.
"그 제안, 다 공감합니다. 여름에 반바지 입고, 여학생들도 바지 입고, 교복도 선택적으로 입을 수 있게 가야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교복을 없애자는 입장입니다. 유니폼이라는 게 단일하게 획일화하는 것이죠. 나는 너와 달라, 서로 다른 것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유니폼이 그걸 막는 거죠. 유니폼을 입는 데가 어디에요? 감옥, 군대, 학교죠. 이거 없애야 되는 거죠."
- 임기 내에 교복자율화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할 용의가 있어요. 하지만,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논의해서 결정해야죠. 학생들과 학부모들과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 생각이죠."
- 교육감께서는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셔서 통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특별히 추진하는 정책이 있으신지요?
"경기도는 통일 교육이 정말 필요합니다. 휴전선과 접하고 있는 지역도 많고. 경기도는 평화통일 교육을 위해 평화시민교과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세계시민 교과서도 만들고 있죠. 민주시민, 평화시민, 세계시민 3개로 학년별 교과서가 활용될 날이 올 건데, 2017년 하반기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처음 공개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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