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은 조건의 이직 자리를 포기한 까닭

동병상련 소통의 힘

등록 2015.07.22 10:58수정 2015.07.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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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의 일이다. 막역한 동창 친구가 차나 한 잔 하자며 불렀다. 친구를 만났더니 내 현재의 급여 액수를 물었다. 그래서 얘길 해 주었더니 10% 이상 월급을 더 준다는 회사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순간 갈대처럼 마음이 몹시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리곤 정중히 사양했다. 그처럼 지금보다 낫다는 직장으로의 이직을 관둔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는 깊이 정 든 현재의 직장 직원들과 헤어진다는 사실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새 직장에 출근하면 겪게 될 어려움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람은 돈보다 정으로 사는 동물이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정과 신뢰, 그리고 의리와 배려까지 생성되자면 반드시 일정기간 이상의 '세월'이 요구된다. 그래서 나온 말이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것이리라.

다음으론 야근을 할 때 나만의 어떤 힐링 도구이자 투잡의 가욋돈 벌이 수단인 글쓰기의 즐거움이 사라진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즉 이직을 하게 되면 24시간 근무 뒤에 하루 쉰 뒤 다시 또 그런 업무매뉴얼에 따라 근무를 해야 했다.

그럼 비록 급여는 조금 더 받을지 몰라도 글을 쓸 시간을 당최 낼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이 섰던 것이다. 한데 지나고 보니 당시의 이직 포기는 참 잘한 일이었다. 그러지 않고 이직한 직장에서 야근 뒤 파김치가 돼 귀가하자마자 잠자기에도 바빴다면 지난주와 같은 기쁨은 누릴 수 없었을 테니까.

나는 20년 전부터 나름 글쓰기에 몰두해 왔다. 그 결실이 지난주에 마침내 내 생애 최초의 저서 발간 계약으로 이어졌다. 물론 출판사 사장님과의 출판계약서 사인 과정이 순풍에 돛단 듯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서른 군데 정도의 다른 출판사에선 여전히 계속하여 출간 약속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조한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이번에 출간 계약을 맺은 출판사 사장님께선 내가 보낸 원고를 받자마자 연락을 해 주시어 더욱 고마웠다!

"저도 책을 내려고 고군분투했지만 출판사의 문들은 여전히 견고하더군요. 그래서 작심하고 제가 아예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

고로 그 출판사 사장님과 나는 '좋은 만남'을 이룬 셈이다. 아울러 그런 좋은 만남은 어떤 동병상련 소통(疏通)의 힘이었다 하겠다.

하려던 일을 도중에 그만두어 버림을 일컫는 포기(抛棄)는 요즘 트렌드 서적인 이른바 성공학 시리즈 책들에서도 가장 피해야 할 어떤 '공공의 적'으로 간주한다. 그렇지만 전화위복의 그것처럼 때론 포기를 함으로 해서 또 다른 수확을 거둘 수도 있음을 이번에 절감했다.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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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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