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독립유공자 관리 '총체적 부실' 전수 재조사해야"

'김태원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 공동조사단 기자회견

등록 2015.08.12 15:26수정 2015.08.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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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독립운동가 김태훈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 공동조사단'이 김태원 유족 허위등록 보고 및 김정필 유족 양심선언에 따른 사실확인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 심규상


"남의 공적을 훔쳐 부친을 독립운동가로 둔갑시킨 유족에게는 벌을 줘야 합니다. 반대로 조상이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양심 고백한 유족에게는 포상을 해야 합니다" (김영진 광복회 대전충청연합지부감사)

여기 경주김씨 송애공파에 속한 두 유족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조상 행적을 놓고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김태원'의 후손은 이름이 같은 진짜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끌어다 부친을 독립운동가로 둔갑시켰다. 또 다른 유족은 자신의 증조부가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친척이 허위로 독립유공자를 만들었다고 양심선언 했다. 김정필의 후손이다.

김영진 광복회 대전충청연합지부 감사는 "같은 문중에서 한 유족은 문중의 명예를 훼손시켰고, 또 다른 유족은 훼손된 문중의 명예를 되살렸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10시 '독립운동가 김태원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 공동조사단'(공동대표 이순옥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이하 시민공동조사단)은 대전지방보훈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가짜 독립운동가로 밝혀진 '대전 김태원'의 유족 등록을 취소하기로 한 보훈처 조사 결과에 대해 "늦었지만, 가짜를 가려내 진짜 독립운동가인 '평북 김태원' 선생의 독립운동 공훈을 되살리게 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5년간의 유족연금 환수는 50여 년간 유족보상금을 속여 뺏은 행위에 대한 죗값으로는 미약하다"며 "그동안 편취한 보상금을 남김없이 환수하고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보훈처 결정에 이의 제기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죄하라"


이와 관련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는 지난 5일 독립운동가 김태원(金泰源, 1902~1926)의 후손이라며 약 50년 가까이 보훈연금 등을 받아온 김아무개씨 등에 대해 "유족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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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독립운동가 김태훈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 공동조사단'이 김태원 유족 허위등록 보고 및 김정필 유족 양심선언에 따른 사실확인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 심규상


하지만 대전 김태원의 후손은 보훈처의 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민공동조사단은 "보훈처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 아니라 진짜 독립운동가인 '평북 김태원 선생'의 영령과 민족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조사단은 '증조부는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오마이뉴스>에 양심 고백한 독립운동가 김정필의 후손에 대해서는 "용기 있게 양심선언한 유족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루속히 행정 절차를 이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독립운동가 김정필(金正弼,1846-1920)의 증손자이자 집안의 장손인 김아무개(73·대전시 거주)씨를 만나  "증조부는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양심 고백을 보도했었다.

조사단은 지난 10일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김정필 관련 모든 문서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다. 독립운동가로 둔갑한 김태원 건에 이어 양심 고백한 김정필 건에 대해서도 조사단이 보훈처의 처리 과정에 대한 감시 역할을 할 계획임을 밝힌 셈이다.

조사단은 또 "보훈처는 공훈관리에 대한 총체적 부실을 인정하고 거짓 의혹이 일고 있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철저한 전수 재조사로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감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해 끝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이날 조사단이 보고한 독립운동가 '대전 김태원'이 가짜로 판명되기까지 경위에 대한 설명이다.

'대전 김태원' 가짜독립운동가로 밝혀지기까지

-4.13 <오마이뉴스>가 임시정부 설립 기념일에 맞춰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김태원의 공훈이 동명이인의 공적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제기함

-4~5월 보훈처에 김태원 공훈 결정 및 재심 관련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모두 '부존재' 또는 비공개' 결정. 제기된 각종 의혹을 감싸려는 자세로 일관함

-4.21~30 '광복회 대전충청연합지부' 앞에서 가짜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와 규탄 현수막 게시함

-5. 4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독립운동가 김태원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공동조사단'을 구성함. 이후 두 달여의 조사활동을 벌임

-6. 24 시민공동조사단이 조사결과보고서 발표하고 보훈처장, 대전지방보훈청장에게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요구서 전달

-7. 10 김태원의 후손을 대전지방검찰청에 독립유공자법 위반으로 고발함

-8. 4 <오마이뉴스>가 "지 증조부는 독립유공자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독립운동가 김정필 유족인 증손자의 양심 고백을 보도함

-8. 5 보훈처, 김태원 유족에 대해 유족등록 취소 결정

-8.10 <오마이뉴스> 보훈처 김태원 유족등록 취소 결정 보도

#김태원 #김정필 #시민공동조사단 #국가보훈처 #대전지방보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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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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