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부끄럽다" 박기춘 체포동의안 통과

국회 본회의 찬성137·반대89 ... 신상발언 "국민과 똑같이 영장심사 받겠다"

등록 2015.08.13 18:03수정 2015.08.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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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마친뒤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스치고 있다. 박 의원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 남소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무소속 의원(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의 체포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여야는 13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검찰이 제출한 박 의원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의원 236명 가운데 찬성 137표, 반대 89표, 기권 5표, 무효 5표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박 의원은 이날 표결 직전 신상발언을 위해 본회의장 단상에 섰다. 그는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선·후배 의원, 남양주 시민,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다.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박 의원은 "일반 국민과 똑같이 영장실질심사에 임하고 싶다"라며 "이 길만이 제1야당 원내대표, 사무총장을 지낸 3선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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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신상발언을 마친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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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춘 껴안는 김무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인사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 의원을 껴안고 있다. ⓒ 남소연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어린 시절 그곳에서 뛰어 놀다 도의원 2번을 거쳐 3선 국회의원까지 됐다"라며 "30여 년의 정치여정을 이제 접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회가 저로 인해 비난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처벌과 책임을 감수하겠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지난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에서 현금과 명품 시계 등 3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재인 "국민 목소리 들어야"... 이종걸 "지혜로운 판단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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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박 의원 체포동의안은 총투표 수 236명 가운데 찬성 137표, 반대 89표, 기권 5표, 무효 5표로 가결됐다. ⓒ 남소연


앞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 의원 체포동의안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표는 "국민이 갖는 도덕적인 잣대가 분명 있다"라며 "그것이 국민의 법상식이자 요구이고,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새누리당에 비해 도덕적 우위를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라며 "아프고 안타깝지만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박 의원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와 엄정한 평가들이 국회를 몰아세우고 있다"라면서도 "왜곡되지 않은 사실들을 보고 (박 의원을)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너무 어렵고 스스로에게 고통스러운, 상당 부분 잘못돼 있는 사실 전달에 마음 아파하는 박 의원에 대해 사실 그대로 보고 지혜로운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박기춘 #체포동의안 #문재인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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