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임지훈 체제 출범... '정부 간섭' 벗어날까

박근혜 정부 '대립각' 부담... 중국 IT 기업 추격 등 '산 넘어 산'

등록 2015.09.23 15:15수정 2015.09.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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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는 23일 사명을 카카오로 바꾸고 새 로고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이후 로고 변화.


다음카카오가 23일 '카카오'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임지훈 신임 대표이사 체제 출범을 알렸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지 1년 만에 '어색한 동거'를 마무리하고 예전의 카카오로 돌아간 셈이다.

카카오는 이날 제주시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있는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과 임지훈 대표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전임 대표 등 'CXO' 6명 참여하는 집단경영체제 구축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출신인 최세훈 전 공동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카카오 대표 출신인 이석우 전 공동대표는 경영자문역을 맡아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났다. 대신 임 대표와 최 CFO를 비롯해 홍은택 최고운영책임자(COO), 정주환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박창희 최고상품책임자(CPO), 신정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XO' 6명이 참여하는 집단 의사 결정 체제를 만들었다.

카카오가 "급변하는 모바일 시대에 속도감 있는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기존 공동대표 체제를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면서도, "조직간 유기적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를 만든 건, 올해 만 35세로 기업 경영 경험이 부족한 임지훈 대표를 측면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IT 애널리스트, 경영 컨설턴트, 벤처캐피탈 심사역 등으로 활동했지만 기업 경영은 지난 2012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맡은 게 전부다. 이 때문에 사실상 김범수 의장이 임 대표를 앞세워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관련 기사 : 카톡 가치 알아본 30대 사장, 다음카카오 수장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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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카카오 신임 대표 ⓒ 다음카카오


임지훈 대표는 이날 "한 달여 시간 동안 조직을 깊이 있게 파악하고, 임직원들과 폭 넓게 소통하며 카카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왔다"라면서 "모바일과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속도'를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이름에서 '다음' 흔적은 지웠지만 카카오 앞길은 아직 산 넘어 산이다. 당장 9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심사 신청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카카오톡 감청 영장 거부'와 국세청 세무조사, 새누리당 '포털 뉴스 공정성 시비' 등으로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도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지만, 당장 중국 IT(정보기술) 기업들의 도전이 거세다. 이 가운데는 카카오 대주주인 텐센트도 포함돼 있다. 김범수 의장도 지난 21일 중앙미디어컨퍼런스 강연에서 "('핀테크' 시장은) 중국이 한국보다 1년 앞서 있고, O2O 분야는 2년 앞섰다"라면서 중국 업체의 약진에 강한 경계심을 나타냈다(관련 기사 : "카카오도 떠는데..." 국내 창업가들 '중국 경계령').

이처럼 내우외환 속에 30대 대표를 선임하고 사명까지 바꾼 것도 과거 정부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포털' 다음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시대의 '굴레'에서 벗어나 글로벌 IT 기업으로 새 출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씨도 지난 8월 임 대표 내정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페이스북 같은 예를 들지 않아도, 한국의 다음,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많은 IT 기업이 CEO가 30대일 때 상장 및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라며 "이제 우리나라 IT기업들도 좀 더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할 때"고, "그래야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모험하며 성장하던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했다.
#카카오 #임지훈 #다음카카오 #카카오톡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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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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