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만난 박 대통령 "왜 저에게 그년이라고..."

22일 청와대 여아 지도부 회동서 발언... 박 대통령 3년만에 사과 받아내

등록 2015.10.23 15:47수정 2015.10.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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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 회동 중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년 전 트위터에 올린 '그년'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5자 회동의 뒷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원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이 끝나고 여야 대표·원내대표와 악수하고 헤어지면서 "아까 뵈니까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도 잘하시는데 예전에 저에게 그년이라고 하셨잖아요. 오늘처럼 말씀 잘하시면 인기가 많아지시고 잘 되실 텐데. 인물도 훤하시고, 그런데 왜 저한테 이년, 그년이라고 하셨던 거예요"라고 말했다.

정색하고 한 발언은 아니고 농담이 일부 섞여 있긴 했지만 3년 전 막말 논란을 빚었던 이 원내대표의 트위터 글을 기억했다가 뼈 있는 지적을 한 셈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2012년 8월 새누리당의 총선 공천 헌금 사건이 터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공천 헌금이 아니라 공천 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 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레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막말 논란이 커지자 처음에는 '그녀는'의 줄임말이라고 해명했다가 (자판이 조그만) 아이폰을 쓰다가 오타가 났다고 말을 바꿨다. 결국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대화 녹음해도 되냐고 하자 "청와대를 뭐로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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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극우 세력의 주장을 똑같이 반복했고 사실관계도 틀렸다"며 "결국 역사교과서 괴담의 진원은 박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원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갑작스런 지적에 다소 당황한 이 원내대표는 "어휴, 그때는 뭐 죄송했습니다"라며 박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3년 만에 사과를 받아낸 셈이 됐다.

한편, 2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자신의 발언 순서가 오자 "당 대변인이 배석하지 못했으니 휴대전화로 대화를 녹음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까지 대변인 배석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그런 거 하시면 안 됩니다. 청와대를 뭐로 알고 그러세요. 여기가 법정인 줄 아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웃는 얼굴이었지만 어조는 단호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표가 "현기환 정무수석이 쓴 기록(메모)이라도 (나중에) 한 부 달라"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참여정부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모든 공적 모임을 녹음해 두었고, 모든 녹음은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겼다"라며 "박 대통령이야말로 대통령직을 뭐로 보시는 건지"라고 비판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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