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대립 초탈한 '예산의 인물' 정정화

월진회 주최 학술세미나

등록 2015.11.10 15:28수정 2015.11.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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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 정정화 여사 학술세미나에서 주제발표가 끝난 뒤,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 장선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몸 바치고, 이후 해방정국에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자주독립을 주장하며 좌우 이념대립에 휩쓸리지 않았던 한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에 대한 조명이 친일미화와 역사왜곡이 화두가 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큰 울림을 줬다.

'임시정부의 안주인 수당 정정화 여사 학술세미나'가 2일 (사)매헌윤봉길월진회가 주최해 덕산리솜스파에서 열렸다.


예산군 대술면 시산리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예산의 인물 수당 정정화(1900~1991) 여사의 행적을 기리기 위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주제와 함께 역사교과서 국정화, 친일의 범위, 독립유공자 서훈 기준 등 논란이 되고 있는 근현대사 관련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예산역사연구소 박성묵 소장은 "말로는 조국을 얘기하면서 정정화 여사 같은 분들의 삶에 대해 조명하지 못한 것에 대해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포문을 열고 정정화 친정일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김형목 선임연구위원은 "역사문제로 사분오열된 지금, 독립운동가들의 삶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여성의 몸으로 한국과 중국을 여섯 번이나 오가며 독립자금 모금과 운반을 자청한 정정화는 모험심이 매우 강하고 결단력이 대단했던 사람이었다. 개화된 신여성과 달리 전통교육을 받고 11살 때 동갑나기 남편과 결혼한 여인이 스무살에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한국의 잔다르크'라는 칭송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그 용기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 민족문제연구소 신명식 이사는 정정화 여사를 '독립운동사에서 여성의 지위를 한 단계 높인 인물'이라고 칭하면서 그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를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여성이고, 해방이후 감찰위원을 제안하지만 단독정부에서는 참여하지 못한다며 거절할 정도로 어려움 속에서도 한민족의 자주통일 완전독립을 꿋꿋하게 주장한 인물이며, 시아버지 김가진과 남편 김의환과 함께 모범적인 삶을 보여 현재 4대에 이르기까지 나라사랑의 한길을 걷게 한 점"이라고 꼽았다.

덕산고 한성준(역사) 교사는 토론에서 주장이 아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 △좌파와 우파를 나누는 기준 △역사서술 방법에 대해 발표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역사는 불안한 존재이고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의 관점은 다양하다. 다양한 관점 속에서 사실을 알아가는 것, 역사를 기억하고 보는 것은 지금의 위치를 보고, 지금의 위치를 안다는 것은 미래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전달과 접목시켜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왜곡하지 않고 사실 그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라는 답변이 이어졌다.


한편 세미나가 열린 2일이 정정화 여사의 기일이라는 게 뒤늦게 공개돼 참석자들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지역에서 발행되는 지역주간 <무한정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정화 #한국의 잔다르크 #예산군 #일제강점기 #임시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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