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타임' 지킨다는 해양구조대, 달랑 고무보트로?

[현장] 2일 동해와 목포에서 동시 출범했지만... 열악한 환경

등록 2015.12.02 19:15수정 2015.12.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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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특수구조대 현판 제막식 지난 2일 오후 전남 목포시 산정동 목포해경 전용부두에서 열린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서해해양특수구조대 발대식에서 구관호 목포해경안전서장(왼쪽부터), 홍익태 해경본부장, 송나택 서해해경본부장, 김도수 서해특수구조대장, 정태경 서해해경본부 기획운영과장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2일 동해와 목포에서 동해 해양특수구조대와 서해 해양특수구조대 발대식을 하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구조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도 않는 등 졸속 출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육상 30분·해상 1시간 내 현장에 출동하는 구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3일 국민안전처 출범과 동시에 장관 소속기관으로 부산에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을 창단했다. 이번에 출범한 동·서해 해양특수구조대는 중앙해양특수구조단(부산)이 전국을 담당하기에는 지리적 한계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설치됐다.

실제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은 지난 9월 5일 제주 추자도 낚싯배 전복사고 때 사고 발생 10시간이나 지나서 현장에 도착해 '골든타임 내 구조'라는 창설 취지를 무색게 했다. 이 때문에 동·서해양특수구조대 출범에 앞서 국민안전처는 "해상에서 대형 재난 시 골든타임 내 위기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헬기는 2~4년 후에야 배치... 자체 훈련장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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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고 골든타임 사수한다' 2일 오후 전남 목포시 옥암동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서해해양특수구조대 발대식에서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앞줄 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일 발족한 동·서해 해양특수구조대 대원들은 모두 UDT 등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됐다. 국민안전처는 "특수구조대원들을 해군 해난구조대(SSU)에 위탁해 공식출범을 준비했다"며 "동해 해양특수구조대는 3팀 21명, 서해 해양특수구조대는 3팀 37명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양특수구조단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구조 장비 확충과 자체 청사와 훈련 장소 마련 등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부산에 있는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은 전용헬기를 둘 곳이 없어 김해공항에 헬기를 두고 있다. 임시청사가 있는 부산해경안전서와 차량으로 1시간 가량 떨어진 거리다. 훈련장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난구조대 훈련장을 임시로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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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해양특수구조대 발대식 동해해양특수구조대가 2일 오후 강원 동해해양경비안전서 경비함정 전용부두에서 발대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구조대는 3팀 21명으로 구성된다. 이성호 국민안전처(사진) 차관은 "긴급출동 태세 유지, 신속한 초기대응, 국민에 대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면서 "바다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일선의 조직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 연합뉴스


이번에 발족한 동·서해 해양특수구조대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자체 청사와 훈련장이 없다. 동해 해양특수구조대는 동해해경서 함정복지관 2층을 사무실로 공동 사용하고, 훈련은 동해 특공대 훈련장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서해 해양특수구조대는 임시청사로 목포 해경안전서 전용부두 122구조대 사무실을 사용한다.


구조에 필요한 장비는 너무나 열악하다. 긴급한 출동을 위해 필수적인 자체 헬기는 한 대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동·서해 해양특수구조대가 보유하고 있는 장비는 15인승 구조 보트와 소형 고무보트 1대씩이 전부다.

이와 관련해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당분간 동해와 목포항공대 헬기를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면서 "서해 특수구조대에는 2017년 6월, 동해 특수구조대에는 4년 후인 2019년 중형헬기가 배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서 홍익태 해경본부장은 "신속한 초기대응, 프로정신을 통한 전문성 함양, 국민에 대한 신뢰성 확보로 바다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일선의 조직이 될 것"을 당부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해양특수구조대 #국민안전처 #목포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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