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권력이 지배하는 이상한 나라"

[공연 리뷰] 꿈다락 청소년 토요문화학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무대 펼쳐

등록 2015.12.08 11:48수정 2015.12.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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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 나라의 앨리스 ⓒ 이정민


#어둠 속에 한 소녀가 등장한다. 호기심도 많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독립적인 아이다. 동심의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지만 주변의 기괴한 사람들로 하여금 삶의 위협을 받는다. 순수함, 진지함, 엉뚱함, 코믹함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토끼들의 몸짓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권력과 탐욕의 상징인 붉은 여왕은 앨리스와 토끼들을 끊임없이 위협한다. 또 다른 어둠 속에서 등장한 카드병정들은 시간과 권력의 노예로 물들어가는 인간군상을 표현했다.

춤으로 소통하는 구보댄스컴퍼니(대표 장구보)는 지난 5일 오후 5시, 인천 부평구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청소년 문화예술 공연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무대에 올렸다. 학생들은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매주 토요일에 모여 서툰 몸짓을 집단 군무로 정립해갔다.


서툰 몸짓이지만 그들만의 몸짓과 언어로 풀어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무대 ⓒ 이정민


이번 작품은 허위로 가득 찬 교육제도에 시달림을 받는 학생들의 삶을, 그리고 시간에 쫓겨 하루하루를 바쁘게 사는 사람들의 지친 일상들을 무용과 비보잉, 군무로 표현했다.

김수연 기획실장은 "시간과 권력이 지배하는 이상한 나라가 현실의 대한민국이다. 그런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동심을 찾아가는 휴머니즘의 여정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아마추어리즘과 순수함 속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이정민


무대 위에 오른 학생들은 서툰 동작과 몸짓 때문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동안 갈고 닦은 땀의 무대를 멋지게 보이고 싶었지만 바람만큼 모든 걸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학생들만의 아마추어리즘과 순수함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작품은 '꿈으로 새로운 곳으로', '시간의 굴레', '나는 권력자', '현실로 나의 삶으로' 등의 동화 '앨리스'를 우회적으로 빗대어 표현했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똑같은 삶에 지친 앨리스가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지만 시간과 권력의 억압 속에서 점차 길을 잃어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리고 현실도 다시 돌아온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이정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이정민


앨리스 역할을 맡았던 홍순자 학생은 "처음 어색했던 만남도 함께 춤을 추면서 즐거움으로 바뀌었다"며 "앨리스처럼 평소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많이 활발해진 것 같아 이번 작품이 많은 의미로 남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편 이번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진흥교육원, 재단법인 부평구문화재단 등이 지원하였으며,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구보댄스컴퍼니 #부평구문화재단 #부평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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