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국정교과서 사태를 보며

대학생의 관점에서 보는 정치 이슈 [1] 한국사 국정교과서 사태

등록 2015.12.11 11:06수정 2015.12.1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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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헌법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경제학도로서는 드물게 헌법 전문을 종종 읽고 탄복하곤 한다. 물론 헌법이 가지는 상위법으로서의 지위나 그 강력한 영향력 때문에 헌법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내가 정말로 헌법을 좋아하는 이유는 헌법 조문에는 말 그대로 좋은 말만 쓰여있기 때문이다. 이념이 다르고, 지역이 다르고, 거주지역이 다르다할지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옳다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이고 아주 본질적인 이야기, 그 기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법을 제정하는 입법부와 법을 집행하는 행정부 사이의 마찰이 생길 때, 정치적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는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헌법을 기준으로 해당 사안의 시비를 가린다.

그런데 이런 헌법재판소에 대해 상당수의 사람들은 헌법재판소의 구성원의 추천 과정을 이유로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힘들다며, 헌재의 존재 이유 자체를 비판하고, 대법원에 그 판단을 맡겨야 함을 주장하곤 하는데, 이는 바람직한 주장이 아니다. 권력의 분립 즉, 3권의 분립과 균형, 서로에 대한 견제가 핵심인 대통령제에서 만약 입법부와 행정부가 충돌하는 사안에 있어서 사법부의 대법원이 그 시비를 가리게 되면 결국 사법부의 비대화(절대적 사법권력)로 이어지고, 이는 3권의 균형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대통령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제의 원조 국가격인 미국의 경우에 이런 상황에서 그 시비를 연방대법원에 판단을 맡긴다는 점은 우리가 오래 전부터 헌법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헌법 재판소 설치가 얼마나 진일보한 제도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고, 충분히 자랑스러워할만한 제도라는 점을 시사한다. 대통령과 행정부 그리고 입법부가 그 정치적 책임과 의무를 국민이 만든 헌법의 질서아래 다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민주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과 그 절차적 민주주의의 완성과 성숙도를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국민투표를 통과하여야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는 우리 헌법은 사실상 국민이 만드는 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몇 해전 대한민국의 한 정당이 위에서 언급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적이 있다. 국민의 손으로 직접 임명하지 않은 '일개' 헌법 재판관이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고, 유권자의 선택에 의해 당선된 지역구 국회의원을 사실상 '해고'한 위의 사건은 사회적으로 많은 논쟁거리를 만들었다. 보통 국회의원 지역구의 선거 유권자가 어떤 특정 후보에게 표를 던질 때, 정치학자들은 유권자들을 그 유권자의 선호 원인을 분석하여 분류한다. 그에 따라 모든 유권자를 해당 정당과 후보자 모두를 지지하는 유권자, 해당 정당에는 지지 의사를 가지지만 후보자는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 그리고 해당 정당에는 지지의사를 가지지 않지만, 후보자 개인에 지지의사를 보내는 유권자로 이렇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하여 분석한다.

그런데 위의 세 타입의 유권자 중 제일 마지막 다시 말해 해산된 정당에는 지지 의사를 보내지 않으나, 후보자 개인에 대해서는 지지하여 투표한 유권자의 경우에는 해당 정당에는 애초에 지지의사를 보낸 적이 없어, 만약 정당이 해산될 경우, 위의 유권자의 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대한민국 정부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대한민국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 이러한 민주주의 위협 요소에서 오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당해산심판을 요구하여 결국 관철시켰다. 당시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 해당 정당이 외면받고, 투표를 통해 철저히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금도 그때와 같이 친구들 사이에서 헌법 전문과 양심의 자유를 규정하는 헌법 제 12조 조항 등 평소에는 고리타분하게 여겨지는 헌법 조문들이 자주 거론 되곤 한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나라가 시끄럽기 때문인데, 여기에 대통령께서는 현행 한국사 검인정교과서의 좌편향과 그 폐해를 지적하며, 올바른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결국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통과시켰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치프레임에 역사 교과서 문제를 끼워맞추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몇 해전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많은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부담을 기꺼이 지고 국민들이 만든 헌법에 기초하여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수호 했던 이번 정부와 헌법 재판소가 이번 국정교과서 사태에서도 국정 교과서 시행을 재고함으로써, 옳은 선을 위해 정치적인 부담을 기꺼이 지는 그 결단력을 한번 더 보여주시길 바란다. 정부주도의 국정교과서는 그 내용이 어떻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주창하는 우리 헌법에 필연적으로 대립하며, 또한 시장경제체제에서 핵심인 경쟁과 자유로운 시장가격 매커니즘을 왜곡시키고, 결국 사회 전체적인 자원배분의 왜곡과 비효율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30% 국민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짐으로써, 60% 국민들을 포용하는 그 담대함과 결단력을 다시 한번 정부와 헌법재판소에 기대하며 자라나는 내 후배들과 내 동생들은 내가 누렸던 것처럼 자유롭게 발행되는 한국사 교과서로 공부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그로써 내가 느꼈던 벅차오르는 마음처럼 나의 후배들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살아숨쉬는 것을 느끼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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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경제대학(Paris School of Economics)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진짜 경제학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경제학살롱을 열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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