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산행에 낙엽세례, 온천욕까지... 참 좋다!

2016년 첫 정기산행, 울진 응봉산

등록 2016.01.29 11:26수정 2016.01.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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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계곡 트레킹... 낙엽 수북이 깔린 계곡길 호젓이 걷다...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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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우리들의 행복한 동행... ⓒ 이명화


사전답사 산행 후 딱 일주일만이다. 정기산행은 사전답사한 코스와 항상 똑같지는 않다. 사전답사한 후 가장 적절한 코스를 선택해 정기산행 코스로 삼는 까닭이다. 단촐하고 호젓했던 답사산행 때와는 달리 정기산행은 다수의 사람들과 동행하는데다가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거나 말거나 동행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며 저절로 행복해진다.

2016년 1월 첫 산행인 1월 정기산행. 토요일(1.23) 이른 아침, 교회 앞 관광버스에 올랐다. 여러 사람들 덕분에 이번엔 먹거리가 더 풍성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것 같다. 41명이 신청했으나 갑자기 사정이 생겨 못 온 사람이 몇 명 생겨 총 38명이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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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덕구계곡... 온천 원탕 앞에서... ⓒ 이명화


오전 8시 5분에 출발해 양산 물금 IC를 지나 건천을 지나고 화진포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흐린 아침의 화진포바다를 보며 가슴이 후련해지는 듯했다. 모래사장 위로 끊임없이 파도가 밀려들고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겨울바닷가를 걸어보는 것도 좋으련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차에 올랐다. 백암온천 입구를 지나고 7번 국도를 벗어나 울진 덕구온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산속 깊숙한 골짜기로 한참을 들어갔다. 깊고 깊은 골짜기임을 실감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그 일대의 소나무들을 보니 지난번에 응봉산에서 보았듯이 소나무들이 한결같이 굽어지고 눌린 기세 없이 당당하게 늘씬하고 의젓했다. 쭉쭉 뻗어 올라간 나무들이 이곳 소나무들의 특징인 듯했다. 드디어 울진 응봉산 자락이 품고 있는 덕구온천 앞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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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낙엽 깔린 계곡길 걷다가 낙엽속에 파묻히고..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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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낙엽에 파묻혀... ⓒ 이명화


주차장에서 내려 오르막 길 따라 조금 올라가면 산불초소가 나온다. 옛재 능선길, 여기서부터 응봉산 능선을 타고 간다. 응봉산 산행은 능선을 타고 오르는 코스와 덕구온천 계곡을 타고 들어가는 코스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경험으로 볼 때 응봉산 정상을 보고 싶다면 옛재 능선길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계곡으로 떨어지는 것이 좋고, 계곡 트레킹만 하고 싶다면 온천 원천수가 분수처럼 솟아나는 원탕까지 계곡 길 따라 걷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

이번 산행은 계곡트레킹과 온천욕에 중점을 두었다. 해서 응봉산 정상까지 가는 산행은 겨울산행인데다 일천 미터 가까운 산이라 일일 코스로는 무리라 접어두었다. 다만 등산 초입은 옛재 능선길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해 능선 길을 조금 걸어보다가 모랫재에서 응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계곡으로 떨어지는 가파른 길로 내려섰다. 미끄러지듯 내려선 길 끝에서 계곡삼거리를 만났다. 여기서 잠깐 추위에 떨며 점심도시락을 먹고 온천수 원탕까지 내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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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낙엽세례...^^*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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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낙엽 속에 파묻혀 ...^^* ⓒ 이명화


원탕은 마치 분수처럼 뜨거운 김을 피워 올리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것만으로는 조금 밋밋하다 싶어 원천수 앞에서 물도 없는 징검다리를 건너 포스교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좁은 산길에 낙엽이 수북수북 쌓여 있어 길도 묻혀버렸고 한참 걷다보니 낙엽더미 속에 푹푹 빠져들었다. 앞서 걷던 한 사람이 바로 눈앞에서 갑자기 낙엽 속에 푹 파묻혔고 뒤이어 가던 사람도 푹 푹 빠지기 시작했다.


생각지 못한 낙엽 늪에 당황해하면서도 이 상황을 즐기기 시작했다. 모두들 낙엽 속에 푹 빠진 채로 아이들처럼 웃음이 빵 터지면서 좋아했고 낙엽 늪을 헤쳐 앞으로 나아가면 뒤이어 오던 사람이 빠져들었고 낙엽더미 속에 얼굴만 내놓은 채 즐거워했다. 갑작스러운 돌발상황 속에서 낙엽세례에 단조롭던 계곡 트레킹이 생생한 활기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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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원천수..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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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 ⓒ 이명화


짧았지만 낙엽 속에 묻혀 동심으로 돌아가 웃음보 빵 터뜨린 계곡 산행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 줄 종대로 좁은 낙엽 길을 걸어 계곡 끄트머리에 다다랐다. 열 세 개가 다리 중에 맨 끝에 있는 포스교 앞이다. 잠깐 단체사진을 찍고 왔던 길로 뒤돌아 다시 걸었다.

온천 원탕이 있는 데까지 이르러 발을 담그고 잠시 쉬었다. 덕구온천 원탕은 고려말기 때 사냥꾼이 큰 멧돼지를 발견하여 큰 상처를 입혔지만 상처를 입고 도망가던 멧돼지가 어느 계곡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쏜살같이 사라진 것을 이상하게 여겨 사냥꾼이 그 계곡을 살펴보니 자연으로 용출되는 온천수를 발견하고 이때부터 덕구온천이라 한단다.

온천욕도 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다시 하산 길. 얼마쯤 가다 만난 효자샘 물맛도 달고 꽁꽁 얼어붙은 얼음 밑으로 약한 물소리 흐르는 용소폭포와 마당소도 일별하고 덕구온천에 이르렀다. 갈 길도 멀다. 해서 오래 몸을 담그지 못하고 한 시간 남짓 온천욕을 하고 나왔지만 옆엣 사람 등도 서로서로 밀어주고 훈훈한 정이 오가는 온천욕이었다. 후다닥 온천욕을 끝내고 답사산행 때 정해놓았던 식당으로 향했다. 순두부와 곤드레 비빔밥으로 따뜻한 저녁을 먹었다. 나이가 들수록 시골음식, 옛 음식이 좋은 것 같다. 모두들 좋아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달빛은 우리를 배웅하듯 따라왔다. 계곡 산행에 온천욕도 했으니 몸이 가볍고 상쾌했다. 설마 착각은 아니겠지? 피부도 더 반질반질해 진 것 같은 이 느낌. 때 빼고 광냈으니 물광피부가 좀 되었을라나.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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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응봉산... 덕구계곡... ⓒ 이명화


덧붙이는 글 산행수첩

1. 일시: 2016년 1월 23일(토)
2. 산행: 부산 포도원교회 등산선교회 1월 정기산행: 38명
3. 산행시간: 3시간 30분
4. 진행: 옛재능선길 입구(12:00)-모랫재(12:30)-계곡삼거리(12:40)-점심식사 후 출발(1:15)-
효자샘(1:30)-정자(1:31)-화장실.원탕(1:45)-포스교(2:00)-원탕(2:30)-덕구온천콘도(3:30)
#응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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