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참배 막은 시민단체 간부 '국민의당' 참여 논란

[현장] 최운용 집행위원장 "국민의당과 5.18정신실천연합은 무관"

등록 2016.01.31 11:35수정 2016.01.31 19:32
81
원고료로 응원

무릎 꿇은 김종인... 일부 5.18단체 반발로 '소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으나, 제단 앞에서 일부 5.18단체 구성원들에게 가로막혔다. ⓒ 소중한


a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찾았으나, 제단 앞에서 일부 5.18 단체들에게 가로막혔다. 김 위원장은 상황이 정리되기까지 2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참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이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의 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묘비를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기사보강: 31일 오후 3시 50분]

5.18묘역이 소란에 휩싸였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아래 국보위) 참여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으나, 제단 앞에서 일부 5.18단체 구성원들에게 가로막혔다.

'5.18정신실천연합' 등은 이날 김 위원장보다 먼저 묘역을 찾아 참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김 위원장의 참배를 막았다. 그러면서 "국보위 참여로 전두환에게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나서 참배를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더민주, 5.18기념재단 측과 5.18정신실천연합 측이 실랑이를 벌였고, 약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상황이 정리되기까지 2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참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제단에 향을 피운 후, 희생자 묘 앞에 무릎을 꿇기도 한 김 위원장은 "(5.18정신실천연합이) 조금 전 저를 향해 이야기한 것들도 아주 잘 경청했다"며 "광주의 상황을 보니 (국보위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제가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정신이 6.10항쟁으로 이어졌고, 한국 정치의 민주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민주주의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거룩한 5.18 희생자들의 뜻을 받들어 보다 더 민주주의가 이뤄지도록 더민주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엄사령부의 광주 탄압, 조금도 찬동하지 않아"


참배 전날(30일)에도 김 위원장은 광주의 한 식당에서 차명석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김양래 상임이사, 5월 3단체장(정춘식 5·18유족회장, 김후식 5·18부상자회장, 양희승 5·18구속부상자회장)들을 만나 국보위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탄압받던 시대를 겪었고 울분을 토했던 사람으로서,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국보위에 참여했다"며 "계엄사령부의 광주 탄압에 절대로, 조금이라도 찬동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a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찾았으나, 제단 앞에서 일부 5.18 단체들에게 가로막혔다. 김 위원장은 상황이 정리되기까지 2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참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한 시민이 "국보위 참여한 것 후회없다"는 사람은 망월묘역을 참배할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김 위원장 앞에 서 있다. ⓒ 소중한


김 위원장의 참배를 막아 세운 5.18정신실천연합 측은 "국보위 출신이 한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5.18재단 및 5월 3단체장들은 김 위원장의 사과를 받아들일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실랑이 과정에서 5.18정신실천연합과 5.18재단이 부딪힌 것도 이 때문이다.

최운용 5.18정신실천연합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국보위 참여 전력은 물론, 그 동안 5.18 문제에 있어서 조금도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김 위원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늘 실랑이가 벌어진 것은 우리가 먼저 와 참배하고 있었는데, 더민주와 5.18기념재단 사람들이 강제로 끄집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5.18재단과 5월 3단체가 사과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받나"라며 "극비리에 숨어들어와 식당 안에서 협잡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우리는 12.12사태와 5.18로 직접 처벌받은 사람, 그리고 지금 5.18을 왜곡하는 당사자를 제외하곤, 공적인 단체에서 참배하려고 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기준을 갖고 있다"며 "단순히 국보위에 참여했다고 김 위원장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a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찾았으나, 제단 앞에서 일부 5.18 단체들에게 가로막혔다. 김 위원장은 상황이 정리되기까지 2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참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 ⓒ 소중한


이어 "국보위에서 활동했던 사람 중 5.18 왜곡에 반대하면서 당시 상황을 증언하겠다는 분들도 있다"며 "(김 위원장이) 5.18과 관련해 부정의하게 행동했다면 그걸 따져묻겠지만, 그런 점이 발견되지 않는 한 사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5.18정신실천연합 집행위원장 "국민의당과는 무관"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참배를 막은 5.18정신실천연합을 두고 "특정 정치세력의 지지자들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5.18정신실천연합은 지난 21일 국민의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에도 참여해 "전두환 국보위의 주역인 김종인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국민의당 측이 나눠준 녹색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창당대회 시작 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참배를 막은 이들 중 당시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최운용 5.18정신실천연합 집행위원장은 국민의당이 지난 10일 공개한 창당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운용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국민의당과 5.18정신실천연합은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는 2012년에 이미 생긴 단체"라며 "(국민의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에 기자들이 많이 모여있다고 해서, 대회 시작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의견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18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2012년부터 기자들이 모인 곳이라면 어디든 간에 쫓아가 항의해왔다"고 덧붙였다.

a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찾았으나, 제단 앞에서 일부 5.18 단체들에게 가로막혔다. 김 위원장은 상황이 정리되기까지 2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참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왼쪽)과 5.18정신실천연합 구성원들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 ⓒ 소중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국보위 #5.18
댓글8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