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자가 매일 '상경 1인시위' 하는 이유

송노섭 국민의당 당진 예비후보, "선거운동 이유로 땅 분쟁 등한시 할 수 없어"

등록 2016.02.17 14:48수정 2016.02.1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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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노섭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16일 대법원 앞에서 당진·평택항 서부두 매립지를 당진 땅으로 귀속시켜야 한다며 1인 시위를 벌여이고 있다. ⓒ 심규상


충남 당진에서 20대 총선에 출마한 예비후보가 한 달 동안 대법원을 오가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송노섭 후보(국민의당). 그는 지난달 18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당진·평택항 서부두 매립지를 당진 땅으로 귀속시켜야 한다며 1인 시위를 벌여왔다. 17일로 꼭 한 달째다.

당진·평택항 서부두 매립지(96만 2350㎡,29만평)는 충남 도계내에 있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에서도 당진 땅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토지등록과 공장등록 인허가 업무도 당진시가 담당했다. 평택시는  2009년 개정된 지방자치법을 이유로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매립지 관할 결정을 신청했다.

행자부 중앙분쟁조정위는 지난해 4월 매립지 대부분( 67만 9589㎡)을 평택시 관할로 귀속 결정했다. 제방 안쪽에 있는 매립지(28만 2760㎡)만을 당진시 관할로 인정했다. 갑자기 땅 소유주가 당진시에서 평택시로 바뀐 것이다.

충남도와 당진시는 지난해 5월 대법원에 행자부 장관의 결정에 대한 취소 청구 소를 제기했다. 시민들은 '충남 도계 및 당진땅 수호범시민대책위원회'(아래 시민대책위)를 구성, 210 여 일째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송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 후 매일 새벽 5시 반부터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다. 그의 하루 일정표에는 밤늦게까지 30분 단위로 30~40개 일정이 짜여있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 정문 앞에서 하루 평균 2시간 동안 1인 시위를 해왔다. 당진에서 대법원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하루 5시간 이상을 1인 시위에 투자해 왔다.


그는 "도계 분쟁의 중장기적 대처방안을 모색하다 총선 후보가 아닌 시민대책위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시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동안이지만 대법원에 지역민의 의사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한다"며 "이후에는 시민대책위에서 시위를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야를 떠나 정치권이 단일한 목소리로 대처해야 한다"면서도 " 문제가 이 지경까지 온데는 현 김동완 의원의 책임이 크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김동완 의원은 "정치적 쟁점이 아닌 법의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송 후보는 '매립지 관할권 분쟁'외에 고압 송전선로 문제와 화력발전소와 제철공장 밀집으로 인한 환경문제, 노인빈곤 문제 등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송 후보는 2011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활동해오다 지난 달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현재 당진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에서 김석붕, 유철환, 정석래, 김동완 예비후보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어기구. 한광희 예비후보, 기독당에서는 고영석 후보가 나섰다.

송 후보는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당진지역 주요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며 "야권 승리를 위해 야당 후보가 결정되면 당의 입장, 민심 판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 후보는 당진 면천 출생으로 단국대 초빙교수, 국회의원 보좌관(송영진 의원),  김홍장당진시장 선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아래는 16일 그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에서 활동해오다 국민의당 후보로 나섰다. 탈당 이유는?

"합당 전 안철수 대표와 함께했다. 또 4년 전에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당에서는 경선 없이 특정 후보를 전략적으로 공천했다. 이로 인해 지난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공정한 경선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더민주에서도 국민경선을 약속하고 있지 않나?
"혁신요구가 커지자 국민 경선을 하기로 했다. 늦은 감 있고 아쉽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국민적 요구가 있을 때 결단했더라면 국민들부터 멀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달 18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당진·평택항 서부두 매립지를 당진 땅으로 귀속시켜야 한다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유는?
"빼앗긴 당진 땅을 되찾기 위해서다. 당진·평택항 서부두 매립지는 충남 도계에 있다. 2004년 헌법재판소도 매립지가 당진 땅이라고 판정했다. 그런데 갑자기 개정된 지방자치법을 이유로 행정자치부가 평택시 관할로 소유주를 바꿨다. 이해할 수 없다. 중장기적 대처방안을 모색하다 시민대책위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시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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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노섭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16일 대법원 앞에서 당진·평택항 서부두 매립지를 당진 땅으로 귀속시켜야 한다며 1인 시위를 벌여이고 있다. ⓒ 심규상


-그동안 1인시위를 해왔는데 어떤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대법원 직원들이 사건번호를 물어오는 등 관심을 보여 왔다. 현안 대처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책위에서 독려한 때문이 크겠지만 1인시위 기간 동안 촛불시위 참여인원수도 크게 늘어났다"

-선거 운동 시간도 모자란 때에 1인 시위까지 하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왕복 3시간에, 1인시위 2시간을 포함 하루 5시간이 필요하다. 차가 막혀 도로에서 시간을 한정 없이 허비해야하고 게다가 혹한기여서 힘들었다. 하지만 선거 운동을 이유로 대책위 조직위원장 역할을 소홀히 할 수 없었고, 매립지 현안 대처는 선거운동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절망하고 있는 일부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기도 했다"

-'매립지 관할권 분쟁'에 대한 해법은?
"우선 시민들의 의견을 통합해 내는 노력이 요구된다. 일부 시민들은 '이미 빼앗겼는데 되찾을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이 강하다. 이해와 설득이 필요하다. 충남도와 당진시 등 행정과 정치권이 일치된 노력도 필요하다. 지금은 따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특히 김동완 국회의원의 대처가 아쉽다. 경기권 의원들과 비교할 때 정치력이 부족했다. 당진항 매립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 의원의 책임이 크다"

-당진 고압 송전선로에 대한 해법은?
"당진엔 현재 525기의 송전탑이 있다. 76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전류가 흐르는 765kV 고압 송전탑만 80기에 달한다. 그런데도 고압 송전탑 100여 기를 추가로 설치하려고 하고 있다. 불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추가 설치계획을 백지화하고 이미 서 있는 송전선로는 지중화해야 한다"

-이외에 당진지역 현안 중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경문제다. 당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국 기준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충남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2%(2006년 기준)가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당진, 태안, 보령에서 배출되고 있다. 제철 공장도 포항과 광양 다음으로 많다. 발전소 주변 지역특별법을 개정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전기요금 인하 등 피해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도 줘야 한다. 특히 제철소 주변 주민들의 경우 쇳가루가 날려 김장 배추 출하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관련 기업에 대해서는 행정과 시민이 관심을 두고 시설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해야 한다"

-당진지역에 대한 중장기 정책 비젼은?
"당진도 노인빈곤과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정부가 나서 OECD 수준으로 세금을 걷고 복지도 OECD와 근접하게 해야 한다. 경제 활성화의 근본적 해법은 남북경제협력이다. 개성공단을 폐쇄할 것이 아니라 교류협력을 확대해 남과 북이 서로 도움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그런 정책을 가진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당진에서 야권표가 갈릴 경우 여당 후보에 맞서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더민주의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시민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의 입장, 민심 판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송노섭 #당진 #국회의원 예비후보 #총선 #매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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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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