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언론검열 돌입... "탄압이 아니라 자구책"

205회 중앙종회 기획실장 혜일 스님 "30일까지 추가 대책 마련하겠다"

등록 2016.03.18 11:22수정 2016.03.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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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종회 205회 임시회 모습 ⓒ @


조계종이 언론검열에 들어간다. 일부 중앙종회의원들은 언론을 '통제'의 대상으로 여겼다. 조계종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아래 조탄공)의 활동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조계종 기획실장 혜일 스님은 조계종 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조탄공)에 참여한 매체에 대한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했다. 또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에 대해 해종언론으로 규정하고 취재금지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 언론탄압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방안을 오는 30일까지 마련하겠다고 중앙종회에 보고했다.

기획실장 혜일 스님은 지난 16일 오후 속회된 중앙종회 205회 임시회에서 종무보고 및 종책질의 과정에서 이 같이 답변했다.

언론탄압 조치에 대한 질의는 원행 스님(중앙승가대 총장)이 "매우 노력해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해 졸업을 하는 데도 <법보신문>에는 기사가 나지만 종단 기관지인 <불교신문>에는 한 줄도 안 난다"는 지적이 나온 후 시작됐다.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 악성인터넷매체'라는 낙인찍기에 나서는 결의를 발의한 우봉 스님은 조탄공에 대한 종단의 대응책을 질의했다.

우봉 스님은 "중앙종회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언론으로 규정하고,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며 "종무보고에는 회의한 내용이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공대위 활동이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어 "조계종언론탄압공동대책위가 구성되고 중앙종회에서 결의한 것을 '언론탄압'으로 규정했다, 또 (종회와 총무원과는) 반대 의견을 내며 여론전을 벌이는 단체가 있다"라며 "이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혜일 스님은 "보통 '조탄공'이라고 말하는 단체이며 얼마전에 국회 소회의실에서 공청회를 했다, 조탄공에 대해 공식적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우리가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답했다.

우봉 스님은 조탄공이 조계종과 중앙종회를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조탄공이 해종매체에 대한 통제와 취재협조 거부를 언론탄압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붙여 종단과 중앙종회를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거기서(조탄공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종단서 취재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고 했다.

혜일 스님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의 취재에 응하지 않고 종단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조탄공에 가입된 언론사가 많이 있다, 언론자유와 취재의 자유가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출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입장을 충분히 어필하고 언론탄압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한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3월) 30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초격 스님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초격 스님은 "(종단이) 언론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했는데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보면 (기사가) 상세하게 나온다"며 "분과회의(종헌제정및종법제개정특위) 내용이 자세하게 나온다, 어떤 스님이 어떤 말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나온다. 내가 한 이야기도 자세하게 나온다, 통제가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고 했다.

이에 혜일 스님은 "이 순간(종회 본회의)이 동영상으로 나온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문건으로 따로 보고 드리도록 하겠다, 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우봉 스님은 조계종단이 언론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우봉 스님은 "저는 우리 조계종단도 언론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종단도 종단의 의도가 (언론에) 반영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곡되거나 '언론탄압'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성행하는 단체나 관련자에게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언론탄압이 아니다"며 "중앙종회의 결의는 종도의 자존심과 권리를 살리는 것이며, 저의 권위도 살려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법보 스님(학도암)은 오히려 총무원 집행부에 언론과 다투지 말고 화합할 것을 권유했다.

법보 스님은 "(우리가) 언론과 싸워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해종언론으로 규정하고 출입금지와 광고금지 등에 대해) 언론에 이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혜일 스님은 "지금 싸우는 것이 아니다, 11월 종회서 이런 행위를 하는 언론사를 종단을 해하는 언론사로 결의해 출입을 제한하고 해당 언론의 취재를 제한하는 것이다"며 "중앙종회 결의로 기획실에서 (출입금지 등 조치를) 하는 것이지 싸우는 것이 아니며, 언론탄압이 아니다"고 했다.

또 혜일 스님은 "중앙종회에서 이해하고, 총무원과 종무원들도 이해하고,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와 협의해 이해가 된다면 싸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조계종단 사상 유례없는 언론탄압 조치를 대표발의한 법원 스님(봉은사 총무국장)은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에 대한 해종언론 규정이 '후배를 위한 안전장치'라는 엉뚱한 주장을 펼쳤다.

법원 스님은 "해종언론 결의를 대표발의한 법원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법원 스님은 34대 총무원장 선거 당시 자승 스님과 대척점에 있던 보선 스님 선대위에 참여했다. 현재는 여권 종책 불교광장 소속으로 직영사찰 봉은사 총무국장과 한전부지 환수위원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해종언론은) 중앙종회의원이 결의한 것이다, (종회의원 가운데) 새로 오신 분도 있는 것 같다"며 "해종언론 규정은 언론사를 탄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종단을 지키려는 자구책을 (종회) 결의를 통해 안전장치를 한 것이다"라고 했다.

또 "(이 같은 조치는) 후배를 위한 조치이다, 제가 대표발의를 할 때도 후배 스님들을 위한 안전장치로 동의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며 "싸우는 것이 아니다, 종단을 지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탄압 등의 표현 보다는 '종단을 지키는 자구책'으로 인식해 달라"고 재차 말했다.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장(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그 어떤 기본권 보다 우선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모든 기본권 가운데 언론의 자유가 우월하다는 우월적 지위이론을 내세우고 싶다.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야 말로 다른 기본권 획득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계종의 언론탄압의 핵심은 알권리를 차단하는 취재원 접근권 제한(취재금지)과 광고 금지 등 정치적 통제와 자본의 통제이다"라며 "불교계에도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는 언론탄압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정한 다른 기본권을 획득하게 하는 기본적인 권리다, 취재 대상은 언론을 성가시게 생각하고 방해하려는 욕구를 가진다, 알권리를 충족시키려는 언론의 활동에 불편함을 주려 하거나 막으려 한다"고 했다.

이어 "저널리즘에 있어서는 교계 언론과 일반 언론의 역할이 다르지 않다"라며 "종단이 스스로의 필요성에 의해 언론을 만들었다면 그것은 국영언론과 다름없다, 저널리즘의 제 기능은 경직화되고 권력화된 제 사회를 비판하는 것에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16일 오후 3시 50분께 본회의장 인터넷망을 차단했다. 종회 회의 내용이 <불교닷컴> 등에 그대로 전달돼 보도된다는 이유에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불교닷컴>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쓴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조계종 #언론 탄압 #언론 검열 #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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