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지붕 피노키오야, 등록금 반값 안 됐어"

[현장] 박근혜 정부 공약 이행 비판, 반값등록금 '못'받은 '친'구들을 '소'집합니다

등록 2016.03.21 17:21수정 2016.03.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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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못친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이동준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반값등록금 못.친.소'가 열렸습니다. 반값등록금 못친소는 '반값등록금 '못'받은 '친'구들을 '소'집합니다'의 줄임말로, '반값등록금 완성했다'는 박근혜 정부의 거짓말에 분노한 대학생이 모여서 만든 행사입니다.

KTX, 지하철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부와 대학의 노력으로 반값등록금이 실현되었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교육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국가장학금을 받는 사람은 41.7%에 불과합니다.(2014년 2학기 기준)

정부의 광고와 대학생들의 현실은 명백한 차이가 있습니다. 반값등록금 못친소는 반값등록금 못 받는 친구들의 사연 소개와 박근혜 정부의 대학 등록금 정책을 규탄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동요 '피노키오'를 개사한 노래를 다 같이 배웠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거짓말을 풍자하는 절묘한 내용으로,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말 바꾸기 달인 / 피노키오 / 나를 왜 또 속이니
파란 지붕 들어 / 가기 위해 / 거짓 공약 외쳤지

알바도 하고 / 스펙도 쌓고 / 과제도 하며 힘든데
너는 언제나 / 이용만 하니 / 파란지붕 피노키오야"

"반값등록금이라더니... 국가장학금 한 번도 못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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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진희주씨가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진희주씨는 소득분위 책정오류 때문에 한 번도 국가 장학금은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 이동준



반값등록금 못친소에서는 반값등록금 못 받게 된 안타까운 사연들이 소개되었습니다. 덕성여대에 다니는 진희주씨는 "아버지는 공장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전기시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계시며, 필요한 부품을 아버지께서 선구매하시고 (해당 비용이) 월급에서 포함되어 나오기 때문에 항상 실소득에 비해 (소득분위가) 높게 나온다"며 "이런 소득분위 산정 오류 때문에 학교에 입학한 뒤에 단 한 차례도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했다"고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이화여대에 다니는 한 학우의 사연도 소개되었습니다. "아버지는 공무원이고, 어머니는 간호조무사인데 대한민국 상위 10%라는 소득분위 9분위로 나온 것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위 10%면 등록금 걱정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나와 동생의 등록금을 대느라 부모님의 빚이 늘어났고, 대학원을 진학하고 싶지만 등록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한신대 부총학생회장인 안다인씨는 "학우들 200명을 만나서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었느냐'고 물었는데 3명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그 세 명 중 한 명은 목사님 아들, 나머지 둘은 아버지가 대기업을 다닌다고 답했다"며 대다수의 학우가 등록금에 대해 아직도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강조했습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대학생들의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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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못친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2 ⓒ 이동준



행사 참여자들은 대학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오규민씨는 "학교에서 장학금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겨울 방학 동안 32일간 천막 농성을 진행했다"며 "팔이 아프면 팔을 자르는 미봉책이 아니라, 반값등록금이라는 이름에 맞게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 대학생들의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의장 김한성씨는 '반값등록금 7도둑'을 발표했습니다. 황우여, 나경원, 이준석, 김상민, 심재철, 정몽준, 오세훈을 반값등록금 7도둑으로 뽑았으며, 반값등록금에 대한 말 바꾸기, 반값등록금 정책 훼손, 몰이해 등을 그 선정 이유로 밝혔습니다.

김한성 의장은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은 반값등록금에 대해 말을 여러 번 바꿨다"며 황 전 장관을 반값등록금 7도둑으로 뽑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은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면 대학과 대학생의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린다'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했다"고 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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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7적 사진 ⓒ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왜 거짓말 했냐!"

집회가 마무리 된 이후 대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요청서를 제출하러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습니다. 중간 경찰의 제지에 의해서 행진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면담신청서를 청와대에 제출했습니다.

이밖에도 이날 행사에선 거짓말 탐지기를 패러디한 퍼포먼스, 동요 피노키오를 개사해서 같이 부르기,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과 드라마 시그널 조진웅의 대사를 합성한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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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왜 거짓말했냐! ⓒ 이동준


반값등록금 못친소는 '4.13 총선 대학생 참여 네트워크 MOVE'(아래 MOVE)로 주최로 열렸습니다. MOVE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을 비롯한 대학생 단체들이 모여서 4.13 총선에서 대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고, 대학교육 정책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위해 만든 단체입니다.

MOVE는 대학생들이 원하는 10대 공약을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반값등록금 완성을 위한 매일 광화문 1인 시위, 4.2 대학생 공동행동, 각 정당과 정책협약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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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 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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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항의서한 전달 김한성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이 청와대로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이동하고 있다. ⓒ 이동준


#반값등록금 #대학생 #반값등록금 못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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