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 섞은 술을 머리에... 동아대 가혹행위 논란

해당 학과 학생회 "자발적이었다" 해명... 학교 측 "진상 조사 후 처벌하겠다"

등록 2016.03.27 21:31수정 2016.03.2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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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동아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동아대 화학공학과 동아리의 신입생 환영회 모습. 해당 동아리는 지난 11일 전통을 빙자해 신입생들에게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 등을 섞은 술을 끼얹었다. ⓒ 페이스북 갈무리


부산 동아대학교의 한 동아리가 신입생들에게 오물을 섞은 술을 뿌리는 가혹 행위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받고 있다. 논란이 일자 해당 동아리가 속한 학과 학생회 측이 해명 글을 올렸지만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문제의 가혹 행위가 벌어진 것은 지난 11일 동아대 화학공학과의 축구 동아리 신입생 환영식 자리에서였다. 동아리 선배들은 이른바 '액땜'을 한다는 명분으로 단체복으로 갈아입힌 신입생들에게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섞은 막걸리를 뿌렸다.

이 일은 신입생의 형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관련 사진을 페이스북 등에 올리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해당 누리꾼이 올린 사진에는 앞으로 손을 모은 채 고개 숙인 학생들에게 선배로 보이는 한 여성이 바가지로 술을 끼얹는 듯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후 신입생이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청테이프로 묶어놓거나, 끼얹을 막걸리에 음식물 쓰레기 외에도 가래침이나 담배꽁초 등을 섞었다는 추가 증언까지 이어졌다.  

"강제 아니었다" 해명에 "누가 안 하겠다고 말 할 수 있겠나" 비판

비판이 거세자 해당 학과 학생회 측은 페이스북에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이 학과 부학생회장은 "행사의 취지가 절대 신입생들의 군기를 잡거나 억압하려고 했던 취지가 아니고 참석 여부 또한 강제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회 측은 "함께 잘 극복해나가자라는 의미에서 학회장과 신입생들이 같이 막걸리를 맞는 과정이 있었다"면서 "신입생들의 의사를 묻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우들은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학생회 측은 "신입생들의 기분을 다 헤아리지 못한 것 같고 개선할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며 "전통 아닌 전통을 이 이후로 절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비판을 계속됐다. 페이스북 사용자 여아무개씨는 "처음부터 빠지면 눈치 보이고 남들 다 하는 건데 나만 안 하면 안 될까 봐 꼭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게 신입생인데, 그 상황에서 누가 안 하겠다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꼬집었다.

윤아무개씨도 "강제가 없었다 해도 그 분위기와 싫다고 했을 때 선배들이 주는 눈치도 있었을 텐데 누가 싫다고 할까"라고 되물으며 "전통이라는 게 학과·학교의 고유 액땜의 전통이 아니라 자기들도 신입생 때 당했으니 너희도 당해라 이런 의미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동아대는 논란이 일자 해당 학과 학생들은 상대로 진상조사를 벌이고 관련자에 대한 처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가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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